- 110화 말로 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것(2)2023년 11월 25일 19시 25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오늘의 흐름에 대해 들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고칠 만한 정보는 없었다.
기껏해야 시간 배분만은 제대로 지키라는 것이었고, 그 이유도 오버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렇게 분량이 많아지면 방송이 늘어질 수 있다는 이유뿐이었다.
"도착했어."
미나토가 운전하는 차가 서서히 멈춘다.
그와 동시에 쿠죠 씨와의 미팅도 일단락되었다.
도착과 동시에 끝나도록 계산된 스케줄, 역시 쿠죠 씨다.
"이제 다른 분들은 회의가 끝났을 때인 것 같군요."
시계를 확인하며 쿠죠 씨가 말한다.
뭐, 나도 방금 회의가 끝났으니까? 지금 합류하면 사실상 지각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아닌데?"
"평상시처럼 마음 읽는 거 그만해 줄래요?"
"알기 쉬운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큭......"
나 자신은 꽤나 포커페이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의 말로는 잘 알아볼 수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양갓집 규수처럼 신비롭고 쿨한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
쿠죠 씨를 선두로, 지하 주차장에서 본사 건물의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의실로 향했다.
동기들은 내가 늦었다고 해서 화를 내지는 않겠지만, 대신에 크게 놀려댈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나중에 잡담 방송 같은 데서 지각한 것이 언급되면 시청자들한테도 놀림을 당할 것 같잖아 .......
"아, 쿠로네코 씨."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침 회의실에서 막 나온 동기들과 마주쳤다.
이자요이 오우카를 선두로 떠들썩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서, 방금 전의 답답한 회의가 드디어 끝났다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회의가 끝났어."
"이쪽도 다 끝난 참이야~"
"늦게 왔으면서 잘난 체 하지 마."
달려온 야나기에게 우쭐대는 얼굴로 대답한다.
하지만 뒤에서 다그친 미나토 때문에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어색해져 버렸다.
"그, 그냥 인사말 대신으로 했는걸......"
"그래그래, 제대로 반성하고."
"네~"
"후훗."
야나기가 입꼬리를 올리며 작게 웃는다.
"뭐, 뭐야?"
"아니, 딱히? 단지 망설임은 없어진 것 같아서."
"........."
그 말에, 나는 무심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것은 미안함 때문이 아닌, 순수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그때, 약해져 있던 내 모습과 본심을 드러낸 것이 뒤늦게나마 부끄러웠다. 그리고 야나기의 말에 각성한 것을 계기로, 지금의 이 자신과 상황이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무엇보다도 그것을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에서 얼굴을 돌리고 말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아, 코쿠도 씨. 비밀이야. 나와 쿠로네 씨만의."
그렇게 말하면서, 야나기가 윙크를 한다. 만화라면 하트 효과가 이쪽으로 날아올 것만 같다.
왠지 순순히 받는 것도 언짢아서 오른손으로 살짝 쳐낸다.
"그래도 회의가 끝났다면 다행이야. 우리는 노래 릴레이와 공지만 하면 되니까 나가는 시간까지 한가하지만, 쿠로네 씨는 이후에 리허설이 있으니까....... 열심히 해."
"...... 응."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심코 뿌리칠까 고민했지만, 그 손길은 마치 깨진 물건을 다루듯, 그러면서도 내 불안이나 긴장을 어떻게든 풀어주려고 신경을 쓴 듯한 손길이었다.
이번만큼은 그 서투른 친절에 그냥 내 몸을 맡겨주었다.
그리고 몇 초후, 그것만으로 만족했는지 야나기가 슬그머니 떨어졌다.
약간은 아쉬워하는 듯한 눈빛이 이 녀석 참 서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저기, 야나기 씨!"
"응?"
하지만 서툴다고 하면, 그건 나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다.
그날 말하려다 말하지 못한 말이 있다. 오늘도 사실이라면 만나자마자 말했어야 할 말이 있다.
그것을 용기를 내서 내뱉는다.
"감사합니다!"
마음은 말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으니까.
말할 수 있을 때 말하지 않으면, 다시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내 말에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짓던 야나기는 이내 웃음을 지으며,
"역시 쿠로네 씨는 그 표정이 최고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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