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쿠로네코 씨는 3D 공개일에 무엇을 하려나?"
"일단 노래라도 부를까 하는데요 ......"
"!!!!"
"자자 마츠리짱 눈을 빛내지 마. 듀엣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
"귀여운 후배의 3D 데뷔 무대니까 얌전히 있자."
그렇게 말하자, 마츠리 씨는 노골적으로 기운이 사라진 모습이었다.
이 사람, 정말 노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얼굴을 내밀려하는구나.......
"하지만 의외네. 쿠로네코 씨라면 발표회에서도 마이 페이스로 잡담이나 게임을 할 줄 알았는데........"
"뭐, 처음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요 ....... 두 사람의 3D 라이브를 보고 조금 동경하게 됐거든요."
"어머~ 부끄러워라~"
버튜버 업계에서 노래는 꽤 수요가 많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벤트가 있으면 버튜버들은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내가 활동을 시작할 때는 노래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마츠 씨나 키린 씨, 다른 선배들의 활동을 보면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 때문에 어느새 동경 같은 것을 품게 되었다.
물론 거기에는 두려움이나 여러 가지 감정이 있긴 하지만, VTuber를 하고 있다면 새삼스러운 일이고, 무엇보다 나는 칭찬받고 싶어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더 클 때도 있다.
"그럼 안무도 열심히 외워야겠네!"
"으, 걱정만 되네......"
Live2D라면 마이크 앞에 서서 노래만 하면 됐지만, 3D는 모든 동작이 다 들통나기 때문에, 잘못 움직이면 다 들켜버린다.
어설프게 움직이면 다 들키고, 가만히 서서 노래하면 3D가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움직임이 있는 퍼포먼스를 연습해야 하는데 ......, 앞으로 한 달 남짓 남은 기간 동안에 하기엔 너무 힘들 것 같다 .......
"괜찮아, 쿠로네코 씨라면"
"마츠리 씨 ......"
"여차할 때는 내가 노래할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잖아!?"
시종일관 마이페이스인 마츠리 씨에 심란했지만, 휴식시간이 끝나자 키린식 스파르타 레슨이 재개되었다. 트레이너가 뒤늦게 도착했을 때는 몸도 마음도 지쳐서 바닥에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대신 키린 씨가 레슨을 받게 되었지만 ......, 내가 움직일 수 있게 되었을 때쯤에는 그 키린 씨도 방금 전의 나처럼 바닥에 녹아내려 있어서 겁이 났다.
스파르타라고 생각했던 키린 씨의 레슨은 전혀 그렇지 않았고, 진짜 지옥은 이 뒤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
"이젠, 무리......"
한계선 너머에 도달한 나는 사무실 소파에 주저앉아 있었다.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움직이고 싶지 않다.
키린 씨의 레슨이 육체의 한계를 파악해 딱 좋은 곳에서 끝내는 느낌이었라면, 트레이너의 레슨은 육체의 한계를 파악한 후 그 한 발짝을 넘어선 곳까지 몰아붙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키린 씨의 레슨은 쉬면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되지만, 트레이너의 레슨은 쉬고 나서도 정말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은 ...... 느낌을 받게 된다.
게다가 체력 단련을 위해 나오는 댄스 과제가 헬스장의 상급자 코스인가 싶을 정도로 움직임이 격렬한 것이어서 정말 힘들다.
하지만 끝나고 난 후의 마사지는 피곤이 날아갈 정도로 기분 좋았다 .......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혼자 녹아내리고 있자,
"안녕라비리~트!!!"
"삐이!?"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문이 크게 열렸다.
"쿠로네코 씨, 안녕하세요~!"
"루카짱, 활기찬 건 좋지만 문은 좀 더 조용히 열어야지."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