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6화 나츠나미 유이의 버추얼 웨이브 라디오 in 알테마 페스(1)
    2023년 11월 19일 19시 07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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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츠나미 유이의, 버추얼 웨이브 라디오!"



     미나토에서 방송인 모드로 전환한 유이는, 밝은 목소리로 타이틀 콜을 했다.



    "네! 그렇게 시작된, 나츠나미 유이의 버추얼 웨이브 라디오. 이번엔 무려! 첫 번째 특별편으로서 알테마 페스티벌 현장에서 보내드립니다! 이예이~ 행사장 여러분, 보고 계세요~?"



     유이의 목소리에 화답하듯, "이예이~"를 하는 낮은 목소리가 행사장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한쪽 귀의 이어폰으로 들려왔다. 오타쿠들은 행사장에서의 대답을 잘 못해서, 이런 때 가끔씩 낮은 대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럼 바로 게스트 소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게스트는 이쪽입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유이가 시선을 던진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다냐, 쿠로네코 씨다냐~"



     무난하게 인사를 했다.

     이럴 때 흥분해서 말을 많이 하면, 대개 입에서 실언이 튀어나와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최근에 배웠다. 긴장감에 휩싸여 "오타쿠 군 목소리 작아~"라고 말하면 아무리 사실이라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네, 오늘은 유이쿠로 둘이서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아니~ 그런데 우리 둘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정말 오랜만 아냐?"

    "으, 응. 요즘은 페스티벌 준비로 바빴으니까."

    "그래, 나도 준비하느라 꽤 힘들었어. 특히 쿠로네코는 체력이 부족해서 특별 레슨을 받고 있었어. 그래서 레슨의 성과는 있었고?"

    "팔 굽혀 펴기를 10회 할 수 있게 됐어."

    "...... 그렇구나!"



     정말 열심히 했다.



    "그 밖에도 오늘을 위해 여러 가지로 논의했었지? 밤까지 통화하면서."

    "그래. 3기생과는 만난 지 얼마 안 됐으니 꽤 많이 얘기했을지도 몰라."

    "이야~ 마츠리 씨와의 합방이 불안해서 도움을 요청했던 쿠로네코가 후배랑 통화할 수 있게 되다니. 나도 감개무량해."

    "으으, 옛날이야기 꺼내는 거 금지!"

    "옛날이라고 해도 아직 1년도 안 지났는데~"



     그때는 아직 버튜버가 된 지 얼마 안 됐고, 동경하던 선배와 갑자기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돼서 정말 힘들었다.

     매일 같이 나츠나미 유이와 합방하고 밤에도 대화하여, 조금이라도 사람과의 대화에 익숙해지려고 둘이서 노력했던 것 같다 ....... 얼마 전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그립게 느껴진다.



    "그럼 이제 슬슬 행사장 사람들에게서 받은 편지를 읽어볼까?"



     유이가 편지함에서 종이를 뒤적거린다. 최애가 사연을 읽을 수 있는 기회라는 이유로, 라디오 스테이지에 오전의 두 시간 한정으로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자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럼, 우선 이것부터 읽어볼까. 쨘!"



     그렇게 말하며 유이가 상자에서 종이를 한 장 꺼냈다. 내용물은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

     상자 안에 수상한 물건이 들어있지 않은지는 직원이 확인하였지만, 편지 내용까지는 확인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서 만약 읽을 수 없는 내용이라면 그냥 패스해도 된다고 사전에 안내를 받았다.

     뭐, 설마 페스티벌에 오는 팬들이 편지에 읽기 어려운 내용을 쓰지는 않겠지만 .......



    "라디오 네임, 쿠라게ㅡ오루타 씨, 편지 고마워요. 음~ 어디 어디. [유이쿠로는 진짜라는 게 사실인가요?]...... 자, 다음 볼까요!"

    "뭐!?"



     첫 번째부터 건너뛰는 거야!?

     유이는 종이를 옆으로 치우고서 다시 상자에서 다음 편지를 꺼냈다. 거기에는,



    "[유이쿠로는 진짜인가요?] [유이쿠로는 진짜] [유이쿠로는 진심]...... 너네들 같은 내용 너무 많이 보내는 거 아니야!?"



     계속 뽑아도 종이에는 유이쿠로 어쩌고 저쩌고, 문장은 조금 다르지만 거의 같은 내용이 계속 이어졌다. 아니, 좀 더 다른 것도 보낼 게 있잖아!



    "...... 오늘 오전에 시청자와 대화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유이쿠로는 진짜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았어."

    "아, 나도 질문받았어."

    "1분밖에 안 되는 시간인데도 다들 같은 질문을 하다니, 솔직히 좀 아깝지 않아?"



     뭐, 확실히 그 말이 맞다.

     모처럼 몇 시간씩 줄을 서서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화를 하는데, 주변 사람들과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솔직히 아깝다.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안의 오타쿠가 외치고 있다.



     본인의 입에서 나오는 진짜라는 긍정을 원한다고......!



    "질문을 받았을 때는 이 녀석 바보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만약 내가 Vtuber가 아니라 그냥 팬으로서 페스티벌에 왔다면 아마 마츠키리가 진짜인지 마츠리 씨 쪽에서 물어봤을 것 같아서 솔직히 그 마음은 이해해 ......"

    "에엥 ......"

    "아니, 왜냐하면, 설령 본인이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진짜였다고 긍정하거나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진짜였다고 말해도, 최애의 입에서 진짜였다고 하면 왠지 흥분하지 않아!?"



     적어도 나는 그렇다.

     마츠키리가 말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모처럼의 기회인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야 그렇지. 좀 더 응원이나 비밀스러운 질문 같은 걸 하면 좋다고 생각해. 하지만 내 안의 오타쿠가! 내 안의 오타쿠가! 부녀자가!"

    "지, 진정해, 이건 공개 녹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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