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5화 튀김
    2023년 11월 15일 19시 31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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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르르르륵......



     유난히 큰 소리를 낸 것은 바로 어느 초절정 미소녀의 배였다.

     드디어 맞이한 점심시간, 즉 밥을 먹기 전의 내 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큰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다.

     다행히 주변 반 친구들은 이미 자리를 떠났으며, 시끌벅적했던 덕분에 이 위장의 비명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들었더라면 죽었을 것 같다, 내가.



    "으으, 배고프다 ......"



     저혈당으로 어지러운 몸을 어떻게든 일으켜 식당으로 향한다.

     도시락이 없는 나는 거의 매일 편의점에서 빵을 사 먹거나, 가끔 학교 식당에서 가장 싼 우동을 먹으며 지낸다. 오늘은 서두르면서도 천천히 학교에 온 탓에 편의점에 들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학교 식당에 가는 것 외에는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배가 고프고, 게다가 생일이니 오늘만큼은 좀 더 분발해서 크리스마스 한정 메뉴 같은 것을 주문해도 되지 않을까? 

     한정 메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니까 아마 치킨이나 그런 계열이 아닐까?

     아직 보지 못한 점심에 가슴을 설레고 있는데, 가뜩이나 비틀거리던 다리에 힘이 없는지 쓰러질 것 같다.



     아, 이런.



     아침에 떨어졌던 것은 혹시 이 땅과의 충돌을 암시하는 것일까? 라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면서, 일단 조금이라도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눈을 꾹 감았다.

     하지만 다가올 충격은 전혀 오지 않고, 대신 누군가가 팔을 세게 잡아당겨서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넘어질 뻔했다.



    "오우."

    "쿠로네 씨, 괜찮아요!?"

    "아,"



     상대의 몸에 기대는 형태가 되어서, 올려다보니 그곳에는 마이 페이보릿 프렌드가.


    "쿠, 쿠로네 씨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어요!?"

    "아, 괜찮아 괜찮아."



     배가 고픈 것뿐이니.



    "전혀 괜찮지 않아요! 손 떼면 쓰러질 것 같을 정도로 비틀거렸잖아요!"

    "으, 그건~그런데 ......"

    "일단 양호실로 가요! 지금 당장! 자 어서!

    "잠깐, 괜찮다니까, 정말, 아, 힘세."



     질질 끌려가는 형태로 양호실로 끌려가 버렸다.

     으으, 나의 점심밥.......



     그렇게 양호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던 양호 선생님 누나ㅡㅡ아줌마라고 하면 엄청나게 싫어한다. 나는 체육시간에 단골이라서 잘 안다ㅡㅡ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받고, 아니나 다를까 극도의 공복 상태라는 것이 이 자리에 있는 두 사람에게 들통이 났다.

     으으, 너무 배고파서 쓰러질 것 같아 양호실로 실려가다니,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개진다 .......



    "아, 저기, 쿠로네 씨. 정말, 정말 미안해요!"

    "괜찮아, 괜찮아. 제대로 말하지 못한 내가 잘못한 거니까."

    "그래도 제가 제대로 이야기를 들었다면."

    "자자, 서로 마찬가지야."



     부축받으며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

     그녀는 구멍이 있으면 메울 수 있지 않을까, 차라리 삽이 있으면 자신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파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사과했다.

     아니, 애초에 꽃다운 소녀의 부끄러움 때문에 배고프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던 내가 전적으로 잘못한 것 같지만 .......



    "저기, 괜찮으시다면 점심을 같이 먹어도 될까요!?"

    "아니, 이런 흐름에서 같이 먹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잖아!?"



     완전히 둘이서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 하지만 이 아이는 도시락이니 식당으로 가기 전에 일단 교실로 돌아가야 않을까.



    "괜찮아요! 쿠로네 씨가 주문하는 동안 달려갔다 올 테니까요! 지금은 그것보다 쿠로네 씨를 확실히 식당으로 데려다주는 게 우선이에요!"

    "아, 아하하, 그런 설레발은......."

    "하지만 양호선생님은 밥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다음에는 완전히 쓰러질 거라 하셨으니."

    "으으......"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그 후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식당에 도착해 두 자리를 차지하고서 각자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나의 크리스마스 한정 메뉴 ......"

    "저, 저기, 정말 미안해요. 제가 양호실에 억지로 데려가지 않았다면 ......"



     한정이라는 말은 크리스마스 당일만이라는 의미 외에도 몇 접시까지 한정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식권을 사려고 할 때쯤에는 이미 한정 메뉴가 다 팔려나갔다.

     당연히 크리스마스 한정판 치킨이 메인인 점심이라서 어떻게든 먹고 싶었지만, 지금 내 앞에 놓여 있는 것은 늘 먹던 기본적인 우동뿐이었다.



    "하아, 우동 맛있어 ......"



     호화로운 한정 메뉴에서 우동이라면 격차가 심하지만, 왠지 이 정도의 소박한 점심이 안심이 되고 맛있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따스한 우동은 정말 맛있다.



    "그것만으로 괜찮으세요?"



     비틀거릴 정도로 배가 고픈데, 그냥 우동 한 그릇만으로 괜찮겠냐고 묻고 싶은 거겠지.

     훗, 어리석은 질문이야.



    "솔직히 부족해 ......"



     나도 모르게 평소 습관대로 그냥 우동만 주문해 버렸어.

     식권을 건넸을 때는 이미 늦었고, 다시 식권 기계로 돌아가 다른 반찬을 추가하려면 카운터의 아줌마에게 "아, 잠깐만요"라고 말을 걸어야만 한다.

     내가 식당에서 우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타인과의 소통이 필요 최소한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식권을 내민 순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역시 부족한 것은 부족하다 .......



    "괘, 괜찮으시면 제 도시락 드실래요!?"

    "어?"

    "튀김 어때요! 아, 계란말이도 드세요!

    "잠깐, "



     그렇게 말하며 젓가락을 내민다. 아마 냉동식품이 아니라 집에서 직접 튀긴 것 같은, 맛있어 보이는 튀김이다.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갔다.



    "부담 갖지 말고, 덥석!"

    "으, 응."



     주겠다고 하면 너무 사양하는 것도 미안하니 튀김을 받으려는데, 이것도 난감하다.

     우동은 사발이라서 접시에 담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젓가락에서 젓가락으로 반찬을 이동시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각주:1]

     보통은 튀김을 도시락에 다시 넣어주면 이쪽에서 집을 수 있지만 ...... 그녀는 무엇을 긴장하고 있는지, 눈을 질끈 감은 탓에 이쪽의 당황스러움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저기, 튀김 못 먹겠는데."

    "부담 갖지 마시고!"

    "아니, 내려주지 않으면."

    "어서!"

    "잠깐, 손이 엄청 떨려! 튀김에 잔상이 남아있잖아!?"



     어, 어떻게 된 거야!?

     그보다 이거 입 벌려서 직접 먹으라는 뜻인 것 같은데, 잔상이 있으면 입에 들어가지 않잖아!?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그녀는 또 듣지 못했는지, 잔상이 생기는 튀김이 점점 이쪽으로 다가온다.

     실와냐!? 이대로 먹으라고!? 잔상이 나오고 있는데!?



    "스톱! 일단 젓가락을 멈추고.........으악!?"


     

     

    1. 일본만의 식사예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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