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거리감2023년 11월 14일 23시 41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하아 ......"
"쿠로네코짱?"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점심부터 아스카와 디스코드에서 통화를 하고 있다.
서로에게 무슨 용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침묵의 시간이 꽤 있는, 소위 말하는 작업 통화다.
헤드셋 너머에서는 아스카가 다음번 방송 썸네일에 사용할 일러스트를 그리는 펜 소리만이 들렸고, 나는 작업 통화인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적당히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다.
그런 조용한 공간에서 한숨을 내쉬면 필연적으로 상대방에게 들키기 마련으로, .......
"고민거리?"
"으음. 고민은 아닌 것 같은데 ......"
"그럼 몸이 안 좋은 거예요? 괜찮아요?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라도 걸렸어요?"
"아, 아하하, 괜찮아. 감기에는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이라서."
"그럼 괜찮지만 ......"
아스카는 걱정이 많구나.
하지만 지금 것은 한숨을 내뱉은 내가 잘못했다.
누구라도 지금까지 침묵하던 통화 상대가 갑자기 불안한 한숨을 내쉬면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한숨 한 번으로 이렇게까지 걱정해 주다니, 정말 마음씨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무슨 일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줘요. 쿠로네코 씨의 이야기라면 밤새도록 들어줄 테니!"
"뭐!?"
오히려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야기해도 돼!?
아니 뭐, 굳이 말하지 않겠지만.
...... 어라, 몇 달 전에는 새벽까지 수다를 떨었던 것 같은?
"음, 그럼 잠깐만 들어줄래?"
"그래요, 뭐든지."
그렇게 말하자, 헤드셋에서는 아스카의 작은 숨소리만 들리게 되었다.
펜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마음속으로 화면 너머의 아스카가 허리를 곧게 펴고 정좌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은, 나 ...... 내일이 생일이야."
꿀꺽 하는 소리가 들렸다.
"...... 알고 있어요."
"어, 알고 있었어?"
"왜냐면 방송에서 말했었고, 비공식 위키에도 생일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나와 있는걸요?"
"아, 맞다."
쿠로네코 씨한테는 사생활이라는 것이 없는 걸까.
"내일 볼일이 있다면서요?"
"아......어, 응. 그리고 그, 학교도 있고."
"월요일이니까. 크리스마스이브인데 평일이라니 왠지 기분이 나빠요."
"맞아. 모처럼 크리스마스이브에다 생일인데 학교라니, 정말 기분이 우울해져."
"아, 그래서 기운이 없으셨어요?"
"그래 맞아. 작년에는 일요일이라서 더더욱 그래!"
"아하하, 이해해요."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한바탕 웃다가, 아스카가 외출할 시간이 되어서 작업 통화를 종료하기로 했다.
끝낼 무렵에,
"깊게는 묻지 않겠지만, 저는 언제나 쿠로네코짱의 편이니까요?"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고서 통화를 끊었다.
...... 역시 적당히 둘러댄 것이 들통난 것 같다.
그래도 굳이 캐묻지 않는 아스카는 역시 마음씨 좋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같은 입장이었다면 과감히 캐물을지도, 아니면 굳이 캐묻지 않고 그냥 도망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으니까..
"자자."
여러 가지로 부정적인 기분이 들어 머리가 지쳐버렸다.
아직 간식 시간인데 잠깐, 잠깐만 낮잠을 자자 .......
결국, 잠결이 사나워서 30분도 안 되어 일어난 바람에 두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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