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기세만으로 행동하니까 후회한다는 거야(1)2023년 11월 06일 21시 17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나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
코인 주차장에서 아파트까지의 짧은 거리는, 생각보다 우리의 몸을 비에 젖게 하기에 충분했다.
...... 뭐, 코요이의 달리기가 엄청나게 느리고, 게다가 몇 번이나 넘어질 것 같아서 예상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온몸에 달라붙는 셔츠와 바지는 그저 불쾌함 덩어리였다.
이게 내 집이었다면 현관에서 다 벗고 바로 목욕탕으로 갈 수 있었을 텐데, 역시 남의 집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코요이가 가져온 목욕 타월로 머리와 옷을 간단히 닦고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본다.
"모, 목욕, 준비할 테니 들어가."
"목욕물 데울 수 있어......?"
"하, 할 수 있어! 그냥 딱 누르면 되는 거잖아!"
약간의 걱정을 하며 뒤에서 지켜보고 있자, 조금은 헤매면서도 어떻게든 목욕을 끓이는 데 성공했다.
다행이다, 아무리 코요이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구나 .......
그리고 잠시 후, 전자 음성이 목욕물이 데워졌음을 알려준다.
문제는 누가 먼저 들어가느냐인데 .......
"코요이가 먼저 들어가."
"어, 하지만 미짱도 다 젖었는데......"
"나는 괜찮아. 자, 코요이의 집이니까 먼저 들어가."
주저하는 코요이의 등을 떠밀어 탈의실로 던져 넣는다.
저렇게 작은 아이가 비에 젖고 천둥에 겁먹고 떨고 있으니, 한시라도 빨리 목욕을 시켜서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젖은 채로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이 망설여져서, 탈의실 문 앞에 서서 멍하니 있다.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며 지난 일주일을 되돌아보고 있자, 뒤에서 옷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 문 너머에서는 코요이가 옷을 한 벌씩 벗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던 참에.
잠깐만.
왠지 요즘 밤마다 코요이에 물들어 취해 감각이 마비되었는데, 사실 지금 엄청난 상황이 아닌가?
여름방학 때 대담하게 선전포고를 하였는데, 이후 연락을 끊고 오늘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데이트하고, 마지막에 붙잡혀서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집에 방문하고, 저쪽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알몸이 되었으며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두근거리고 있다.
나, 나는 연하의 여자애를 상대로 뭘 하고 있는 걸까 ......!
이, 이건 범죄잖아!? 만약 지금 경찰에게 들키면 나 잡혀가지 않을까!? 변명할 수 없는 현행범이잖아!
그런 생각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고 있을 때,
"저기, 미짱."
"코, 코요이!? 무, 무슨 일이니?"
"음, 역시, 그 ...... 같이 들어가지 않을래?"
"뭐?"
같이 들어갈까?
어디에?
당연히 목욕탕에.
"무, 무슨 소리야! 어른을 놀리는 것도 적당히."
"그, 그렇지만 젖은 채로 있으면 감기 걸리잖아?"
너무 순수한 말에,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힌다.
그, 그렇긴 해.
같이 들어가자는 건 딱히 나쁜 뜻도 아니고, 코요이의 성격을 생각하면 자기만 먼저 들어가서 비에 젖은 여자를 혼자 외롭게 방치할 수는 없지을 테니까...... 그 아이는 서툴지만 마음은 굉장히 착한 아이고........
"먼저 들어가서 기다릴 테니까 ......"
"아, 응!"
아, 아차!
기세에 맡겨서 대답을 해버렸어!
여기선 어른의 자제력을 발휘해서 거절해야 할 때였는데!
하지만 대답을 해 버린 것은 어쩔 수 없지.
왜냐하면 약속을 어기면 코요이는 분명 울고불 테니까 .......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샤워기를 트는 소리를 들은 후, 탈의실 문을 살짝 열고서 몰래 안으로 들어간다.
아, 왠지 좋지 않은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너무 긴장돼.
욕실의 흐릿한 유리창을 보니, 작지만 나올 곳은 나온 실루엣이 샤워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구니를 보니 마지막으로 벗었을 흠뻑 젖은 속옷 상하의와, 그 아래에는 오늘 입은 옷과 아침에 벗었던 잠옷이 아무렇게나 담겨져 있었다.728x90'인터넷방송(인방) > 미소녀가 되서 치켜세워지면서 인생 이지모드로 살고 싶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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