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2화 3명이 나란히 걸으면 어느 사이엔가 1명만 뒤에서 걷는다는 녀석(1)
    2023년 11월 06일 00시 21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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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차를 타고 수십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알테마의 운영사인 [A of the G 주식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본사 빌딩이었다.

     계약할 때 엄마와 단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을 뿐, 어느 층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때는 엄마 등 뒤에 숨어서 따라왔을 뿐, 견학할 여유가 없었으니까 .......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서두르자."

    "으, 응."



     지하 주차장에서 내려서 바로 엘리베이터로 올라간다.

     영상 촬영이라고 했으니, 이번엔 생방송이 아니라 녹화인 것 같다.

     근데 본사에 2기생들이 다 모여서 뭘 찍는 거야 ......?



    "이거, 사원증. 1층의 출입문은 이게 있어야 들어갈 수 있으니 분실하지 마."



     건네받은 카드에는 쿠로가네 코요이라는 글자와, 알테마에 지원할 때 찍은 증명사진이 붙어 있었다.

     역시 사진발은 잘 받는 미소녀야!



     1층에서 내려서 입구 홀을 지나, 게이트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더 높은 층으로 올라간다.

     예전에 왔을 때는 좀 더 직원 같은 사람들이 걸어 다녔던 것 같은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적다.



    "저, 저기, 사람 많아?"

    "2기생과 촬영 스태프들도 있을 테니, 여름 코미케 때보다는 더 많지 않을까."

    "으으......"



     우울하다.

     요즘은 사람에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나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겁이 난다.

     알테마의 라이버들은 아마 모두 대학생 이상일 테니, 오프라인 합방을 하면 비좁아서 숨을 쉴 수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제부터 동기들과 ...... 만나는가......

     아까까지만 해도 미나토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다시 한번 현실을 직시해 보니 나는 앞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배가 아파오네 .......



    "저기 미짱이......."

    "안 돌아갈 테니까"

    "으으──"

    "배가 아프면 문질러 줄게."

    "우우......."



     아무래도 이 길고도 짧은 만남 속에서, 나의 행동은 모두 파악되고 있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갈수록 두근거리며 뛰는 심장을 심호흡으로 억지로 진정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런 걸로 어떻게든 될 거였다면, 오늘까지 소통 장애를 앓지 않았겠지 .......



    "음."

    "응?"

    "괜찮으니까"



     '띵'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도착을 알린다.

     그토록 신경 쓰였던 심장소리는, 부드럽게 이어진 손과 정말 의지할 수 있는 미나토의 옆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잠잠해졌다.







    "오, 왔구나. 기다렸어~"

    "거짓말. 우리도 방금 왔다구."



     널찍한 회의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말을 건넨 사람은, 1기생인 키린 선배와 마츠리 선배였다.

     어, 2기생의  합방인데 왜 이 둘이 있는 거야 ......?



    "오우, 그 얼굴을 보아하니 쿠로네코 씨는 왜 우리가 있는 줄 모르는 걸까나~?"

    "키린, 짓궂게 말하면 안 돼."

    "아하하, 미안 미안. 음, 오늘은 후배들의 영상 촬영에서 간단한 게임 같은 걸 할 건데, 사회를 우리가 맡기로 했어."



     그렇구나.

     확실히 사회 진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1기생은 이 두 사람뿐이지.

     마츠리 선배는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키린 선배가 옆에 있으면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인선이다.



     처음 말을 걸어온 사람이 평소 알고 지내던 존경하는 라이버여서 안심하고 있자, 뒤에서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느낌이 났다.

     좋지 않은 예감을 느끼고서, 망가진 기계처럼 어색하게 뒤를 돌아본다.



    "안녕"

    "히익."



     나, 나왔다아!!!



    "오랜만이야, 쿠로네코 씨."

    "이, 이자요이 오우카 ......"

    "또 합방해준다고 말해줘서 계속 기다렸는데 한 번도 연락을 안 하다니 너무해. 그래서, 언제 합방 할래?"

    "너, 넌 대화의 거리감 좀 익혀!"



     갑자기 인사하자마자 합방 이야기라니, 이 녀석 진짜 괜찮은 거냐!?

     내가 말하기에도 뭣하지만, 대단한 소통 장애잖아!?



    "자자, 쿠로네코도 이자요이 씨도 다른 사람들도 보고 있으니 진정해."

    "아, 미안. 나중에 또 봐."

    "두, 두 번은 사절이야!"



     하악질을 하여 위협하고서 근처 좌석에 앉는다.

     다시 한번 방을 둘러보니, 이미 라이버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모여 있었다.

     으음, 역시 다들 연상 같아.......



    "그럼, 다 모였으니 회의를 해볼까!"

    "회의도 키린 씨가 진행을?"

    "아니 아니, 그건 매니저에게 맡겨야지. 그러니 잘 부탁합니다!"

    "매니저인 쿠죠 토카쿠. 담당은 쿠로네코 씨와 하코네야 씨입니다. 오늘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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