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1화 나중에 확인하려고 하면 대부분 며칠 뒤에 생각난다
    2023년 11월 05일 22시 23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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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녀가 된 후 마구 떠받들려서 인생 이지모드로 살고 싶어! - 나무위키

    미소녀 Vtuber로 환생하면 인생 낙승!?'뭔가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그런 누구라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소원. 만약에 정말 소원이 이루어진다면?수수하고 평범한 삶을 사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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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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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토와 연락이 끊긴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합방은 물론이고, 전화나 채팅도 전혀 주고받지 못했다.

     몇 번인가 '대화하고 싶다'라고 타이핑을 해봤지만, 그걸 보낼 용기가 나지 않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일요일이 되어 있었다.



    "으, 으음. 어떡하지 ......"



     이럴 때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어준다면 소통력 장애인 나로서는 다행이겠지만, 미나토는 왠지 모르게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내가 어색해서 채팅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알아차렸을 텐데, 항상 내가 곤란할 때면 도와주던 미나토가 왜 이번만큼은 도와주지 않는 걸까.



     뭔가 미나토를 화나게 한 일이 있었을까 .......



    "미나토 ......"



     외로움과 슬픔에, 무심코 미나토의 이름을 중얼거리게 된다.

     요즘 계속 이런 식이다.

     그럼 채팅이라도 하나라도 보내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가 깊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져서 .......



    "아~ 정말! 왜 내가 이렇게 괴로워해야 하는 건데! 이것도 저것도 모두 미나토를 생각하면 마음이 흔들리는 게 문제야! 내가 나쁜 게 아니야! 미나토가 잘못이야!"

    "헤에, 나의 뭐가 잘못인데?"

    "히익!?"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에는 팔짱을 끼고서 문에 기대어 있는 미나토가 있었다!

     왜왜왜왜 여기 있는 거야!? 연락 같은 건 전혀 없었는데!?



    "왜냐는 표정을 짓고 있네. 혹시 오늘이 오프라인 합방 촬영 날이라는 걸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오프라인, 합방......?"

    "하아......"



     낯선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미나토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2기생 모두가 모인 코미케 수고했다는 영상의 촬영, 분명 연락했었다고 생각하는데?"

    "뭐?"



     그 말을 듣고 스마트폰으로 확인해 보았다.

     디스코드에는 읽지 않은 채팅이 1주일 분량 쌓여있었다 ......,



    "참고로 1주일 전. 헤어질 때 데리러 간다고 했는데, 기억나지 않아?"

    "기, 기억 안 나. ......"



     그러고 보니, 이 기획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거론되었던 것 같다.

     미나토가 여름 코미케의 이야기를 듣고서 매니저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을 때부터 .......



    "하아 ....... 분명, 여름 코미케도 가라오케 대회도 연락했었는데 무시했었지. 매니저의 연락을 무시한 게 대체 몇 번째야?"

    "으, 죄, 죄송합니다 ......"



     그동안 사람들과 연락을 잘하지 않은 탓에, 나중에 확인하려고 하다가 그냥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데뷔 초에는 그것 때문에 여러 번 주의를 받았는데, 요즘은 매니저도 나를 꿰뚫고 있는지, 디스코드나 라인으로 오는 연락 외에도 미나토에서 전화로 직접 알려주는 시스템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 시스템이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알테마의 기획용 디스코드 서버에 들어간 덕에 매일 채팅이 업데이트되고 있었는데,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내가 얼마나 단체 행동을 못하는 건지 .......



    "아직도 잠옷 차림이고. 시간도 없으니까 빨리 옷 갈아입고 빨리 가자."

    "저기, 그......"

    "왜 그래?"



     항상 내가 옷을 갈아입을 때가 되면 미나토는 방에서 나가버린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방에 한 발자국 들어가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다.



    "저기, 방에서 나가줬으면 하는데요 ......"

    "왜?"

    "왜냐니, 그, 옷 갈아입을 거니까 ......"

    "항상 신경 쓰지 않고 옷 갈아입었잖아?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해."

    "으, 으으............"



     역시 화가 난 걸까.

     평소에는 내가 싫어하는 짓을 하지 않는데, 오늘은 여느 때보다도 못되게 구는 것 같다.



    "하, 창피하니까. 제발, 나가줘 ......"

    "........."



     예전에는 내 피부를 드러내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왜인지, 지금 미나토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다고 생각한 순간 강렬한 수치심이 몰려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나토 앞에서 노출했던 수많은 행위들을 떠올리면, 지금 당장 구멍에 파묻히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알몸만이 아니라, 차마 말 못 할 모습까지 드러내고 있었지 .......

     으으, 죽고 싶어 .......



    "그럼 차에서 기다릴 테니까."

    "응. 금방 갈게."



     그렇게 말하고 미나토는 드디어 방에서 나가주었다.



    "하아 ......"



     나가고 나서 10초 정도.

     현관에서 나가서 문이 닫히는 소리를 확인한 후, 한숨을 크게 내쉬며 침대에 쓰러졌다.

     왠지 엄청 피곤해졌다.



     실제로 만나면 그 어색함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전개는 없었다. 평소보다 더 긴장한 바람에, 최근 미나토에게는 안 했었던 말더듬이 재발해 버렸다.



    "빨리 옷 갈아입자 ......"



     우울한 기분이지만, 그래도 일은 일이다.

     2기생 전체의 오프라인 합방이라니 토할 것이 뻔했지만, 그래도 이제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

     나는 무거운 몸을 질질 끌며 옷을 갈아입기로 했다.



     ◆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미나토가 기다리는 차로 향한다.

     성실한 그녀이기에 분명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행동하고 있겠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빨리 행동하는 것이 좋다.



    "기,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

    "......?"

    "무, 무슨 문제라도?"

    "아니, 그냥 평소와 옷차림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오늘은 평범하게 짙은 청바지와 검은색 티셔츠다.

     한여름의 뙤약볕에 상하의 검은색은 좀 더운 색상이지만, 참자.



    "........."

    "뭐, 뭔데......"



     가만히 나를 쳐다보는 미나토가 무서워서, 조수석에서 무심코 몸을 움츠린다.

     저, 정말 오늘의 미나토는 뭐야?

     더위 먹어서 정신이 나간 건가!?



    "전보다 더 더운데, 노출은 줄어들었어."

    "음....... 별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닌, 데?"



     거짓말이다.

     사실 미나토 앞에서 피부를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지금까지 잘도 그렇게 얇게 입고 다녔구나,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미나토 앞에서는 얌전하게 굴자 .......



    "나는......."



     미나토가 운전대를 잡고 앞을 바라본다.



    "이전의 코요이도, 좋아하니까"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고서.

     차는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역시 여름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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