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 연약한 남자아이2021년 01월 20일 21시 48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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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과금장비ㅡㅡ세인트 크로슈 [Saint Cloche].
VRMMORPG에서 제가 제작한 3종의 전용 장비 중 하나로, 회복과 방어력에 특화되었는데 이것 또한 '편중된' 성능의 장비입니다.
편중되었다기 보다 꽤 위험한 성능입니다. 컨셉은 보스전에서 죽지 않으면서 회복.
방어력은 탱커에 준하는 350인 랭크 B. 보스캐릭터의 어그로를 끌어 얻어맞으면서도, 주위 공격에 휘말리면서도 회복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 느낌이었기 때문에, 이 장비에 붙은 별명은 '하얀 거탑' ......
하지만 이 치트적인 성능을 얻기 위해선 상당한 대가가 필요해서, 이 장비를 입었을 때의 저는, 달리지 못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요. '달리지 못합니다'. 점프도 못하고 공격도 못 피합니다. 이동은 정말 걷는 정도밖에 못 합니다.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 갈아입었기 때문에, '가방' 이 항상 빵빵했습니다.
그리고 겉모습 말인데, 물론 중2병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몸통 장비는 세밀한 은실의 자수가 새겨진 순백의 차이나 드레스. 옷자락은 발목 부근까지 오지만, 옆트임이 허벅지의 윗부분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정말로 당시의 전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요.
몸은 천이지만 어깨와 팔은 은제 금속갑옷, 건틀렛입니다. 주먹 부분에 가시까지 박혀있지만, 그다지 때려본 일은 없습니다. 애초에 격투스킬은 40정도로만 올렸기 때문입니다.
머리엔 귓가와 볼에서 눈까지 가리는 은제 하프헬멧.
다리는 은제 숏부츠.
그리고 허리 장비가.......흰색 스타킹입니다. 민다리가 아닙니다. 그러니 촬영하지 말아주세요.
마지막으로 지팡이인데, 이건 지팡이보다는 2미터의 워해머에 가깝습니다. 위력은 거의 없지만요. 난데없이 습격해오는 속도중시형의 암살자를 박살내는 데에 썼었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마족들을 원래의 마을까지 보내주고서, 보수인 마족의 마도구를 받았는데, 아직 쓸 만할까요?
그 중에는 VRMMO에도 있었던 거점방위용의 간이결계 등이 있어서, 약간 형태는 다르지만 쓴다면 이 나라에서 떠날 때에 쓸만해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몇 가지의 마도구를 들고 마술사 길드로 향합니다.
오늘은 약간 지친 느낌이어서 낮잠을 많이 잤기 때문에, 주간에 출발합니다.
아니 실제로도 피곤하지만요.
불가항력이었다고는 해도, 수십 명을 상대로 한 추격전. 마지막에는 제 8계급의 마법까지 써버렸으니, 피로가 쌓인 느낌이 듭니다.
플레이어로서의 체력은 문제없었지만, 다섯 살 아이인 캐롤이 피곤한 모드입니다.
뭐, 조금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마녀의 장비로 갈아입고서 외출. 역시 전력적으로 이게 제일 안심입니다. 성자의 갑옷 쪽이 방어력은 높지만, 달리지 못하니까요! (중요)
"........."
몰래 마술사 길드의 입구를 들여다봐서, 아리스가 프레첼을 파는지 아닌지 확인. ......정말로 그 존재가 트라우마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쪽에 없는 모양이네요. 모험가 길드 쪽일까요? 확인하러 가지는 않을 거지만요.
마술사 길드에 들어가자, 절 알고 있는 남직원의 뭐하러 왔냐는 시선과, 동정하는 여직원의 시선과, 노골적으로 다리를 보는 시선 속에서, 저와 계약한 여직원이 절 발견하고 다가왔습니다.
"마녀 씨, 어서오세요. 오늘은 무슨 일인가요? 또 새로운 주문이라도 찾으셨나요?"
"오늘은 달라요. 이거."
"이건......드문 물건이네요."
쓸만해 보이는 마도구를 보여주자, 여직원ㅡㅡ이름은, 질 (20대 전반 남친없음) 씨가, 눈을 반짝거렸습니다.
"마족이 쓰던 물건이네요. 다른 대륙에도 있지만, 이 나라에서 쓰는 것보다 고성능이에요. .......팔려고요?"
"이번엔 이걸 쓸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이건 샘플로 줄게요."
"그런가요. 그럼, 연구소재로서 사들이고, 그 대금과 바꿔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건 어떨까요?"
"응."
계약성립입니다. 질 씨라면 나쁘게 해주진 않겠죠.
그리고 다른 마도구가 어떤 물건인지 가볍게 조사하자, 제가 부탁했던 연구 중의 마술문자 등을 건네받기로 되어서, 2시간 정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바깥에 장을 보러 가도 괜찮지만, 오늘은 피곤하기 때문에 길드의 뒷마당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쪽은 직원용의 휴게소를 겸하고 있는 모양이었는데, 여성용 휴게실은 자유롭게 써도 좋다고 질 씨가 허가를 해주었습니다. 제가 다른 장소에 있는 것보다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생이었다면 심심풀이로 휴대단말을 통해 책이라도 읽었겠지만, 지금은 가방에서 직접 책을 꺼내서 펄럭 넘깁니다. 어느 쪽이 편리한 걸까요? 전 지금 쪽이 성미에 맞는 느낌이 들지만요.
".......하암....."
위험합니다. 본격적으로 졸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몸은 피로를 느끼지 않고 있는데, 몸의 안쪽에 무거운 것이 쌓인 느낌. 이건 운이 나빴던 걸지도 모릅니다. 돌아가는 도중에 변신이 풀려버리면 성가신 일이 되어버립니다.
"........"
어쩔 수 없네요. 일단,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 '커맨드' 를 중얼거립니다.
".....Setoff [Witch Dress] "
퐁 하고, 벗겨진 위치드레스가 가방에 수납되었고, 평상복의 원피스를 입은 다섯 살 아이로 돌아갑니다.
"후아암......"
원래대로 돌아가니 본격적으로 졸립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들면 위험하려나? 그대로 휴게소에서 뒷마당으로 나가서, 연못 부근에 있는 나무 밑에 누웠습니다.
30분 정도 잔다면 좀 나아지겠죠. 잘 자요.
.............
"ㅡㅡ저기. 저기, 너."
"............."
어깨를 흔드는 감촉에 의식이 약간 돌아오자, 어린 남자아이가 조금 당황한 얼굴로 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누구?"
".......일어났다. 난 마로. ......엘프지? 괜찮아?"
"........"
이 남자아이, 마로는, 저와 비슷한 정도ㅡㅡ전 평범한 다섯 살 보다 약간 작으니까, 마로는 네 살 정도려나? 이런 장소에 있다니 직원의 아들인 걸까요?
"자고 있던데, 어딘가 아파?"
"졸려."
"......그랬구나."
아무래도 절 걱정해준 모양입니다. 그냥 좋은 애? 하지만 꽤 소심하다고나 할까 패기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하프엘프, 무서워?"
"뭐?"
제가 물어보자 마로는 약간 놀란 얼굴을 하며, 서둘러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무섭지 않아. ......처음으로 엘프를 봐서 무서웠지만, 넌 무섭지 않아."
"응."
다행이다. 요즘, 아리스나 프레아같이 평범하지 않는 아이만 보았기 때문에, 평범한 아이는 안심됩니다.
"마로는 뭐하고 있었어?"
"나, 아버님의 일이 끝날 때까지 여기에 머물러있어. 나, 조금 몸이 약하니까."
몸이 약해서 뒷마당에서 쉬고 있으라고 들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 몸도 걱정해준 거네요. 그냥 착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아버님' 라고 말했으니, 혹시 귀족이나 높은 사람의 아들? 하지만 그런데도 아인혐오가 아니다? 그렇다면ㅡㅡ
"마로, 놀래?"
"응."
마로는 심심했던 모양인지 부끄러워하면서도 기세좋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나이에 이 반응이라면 장래에 아인을 싫어하지 않도록 교정할 수 있어보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갑자기 놀자고 말하긴 했지만, 몸이 약해보이는 마로와 뭘 하며 놀면 좋을까요?"
"연못에 잉어 있는데, 볼래?"
"응."
마로가 연못 쪽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체력이 없어보이니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이서 연못 쪽으로 가보니, 남국의 물고기같은, 형형색색의 칼라풀한 잉어? 가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프레첼 없어서, 줄 먹이가 없네."
".......프레첼 좋아해?"
"그.......아리스, 오늘은 없었으니까......"
"아는 사이?"
"......뒤에서 보기만 할 뿐. .......활기차서 귀여워, 아리스."
"..........."
역시나 히로인 (가칭) 입니다. 뒤에서 보는 것 만이라고 말하면서도, 마로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면, 순조롭게 빠져버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아이하고도 조금 거리를 두는 편이 좋을까요....
"왜 그래?"
"음, 아무것도."
"앗"
생각을 하고 있던 탓인지 지친 탓인지, 자세가 무너지는 걸 마로가 절 받쳐주려고 하다가ㅡㅡ
풍덩.
"".....""
둘 다 연못에 빠져버렸습니다.
*
"호, 혼자 할 수 있어."
"안돼."
저의 실수입니다. 몸이 약한 유아를 연못에 빠트려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휴게소엔 샤워실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옷은 마법으로 말리자고 생각하여 일단 같이 욕실에 들어가려 했더니, 마로가 저항했습니다.
4~5살의 남녀 차이 따윈 오차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는 것도 보이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다구요?
"그거 뭐야?"
"이, 이건 안돼."
"......안 가져가."
마로는 수정판같은 것이 박힌 목걸이를 양손으로 숨겼습니다. 중요한 것?
일단 마로의 젖은 옷을 벗기고, 같이 샤워를 하자 마로는 새빨간 얼굴이 되었습니다.
"응?"
"아, 아무것도 아냐."
마로가 옆에서 목걸이의 수정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혹시 확대경같은 것일까요?
욕실에서 올라와서 옷을 말리는 사이에도, 마로는 몇 번이나 수정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나, 나, 슬슬, 아버님의 일이 끝날 테니까, 이제 갈게."
"어, 응."
역시 무리하게 욕실에 들어간 게 좋지 않았었나. 약간 서먹서먹한 느낌이 되어버렸습니다.
뭐, 지금의 캐롤과 다시 만날 가능성 따윈 거의 없으니 신경쓰지 않지만요.
하지만, 그 목걸이는 뭐였던 걸까요.
***
"마론 도련님. 이쪽에 계셨습니까."
"응."
집사같은 청년의 목소리에, 마로는 조금 미소지으며 대답하였다.
"주인님의 볼일은 슬슬 끝날 것이니 준비를......도련님, 또 그 마도구를 썼던 겁니까? 뭔가 별난 것이라도 있었습니까?"
집사가 별 뜻 없이 물어보니, 마로의 얼굴이 상기되며 넋나간 표정으로 바뀌었다.
".....엘프는 좋네."
"......예?"
"피부가 희고 맨들맨들해서......."
"도련님......?"
".....아무 것도 아냐."
"뭐 상관없지만, 그다지 아인에 흥미를 가지면 안됩니다. 마론님은, 이 나라의 필두 궁정마술사인 주인님의 아들이니까요."
"......응."
저택으로 돌아온 마로는 자기 방에 있는 숨겨진 방에 웅크리고는, 목걸이를 벗고 전용의 마도구에 걸어 놓았다.
그 방의 벽에는, '도촬' 이라고 생각되는 사진같은 것이 대량으로 찍혀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무단으로 촬영된, 아리스나 예쁜 여아의 사진이었다.
이 목걸이는 다른 대륙에서 사들인, 풍경을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희귀한 마도구였는데,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서 이 숨겨진 방과 함께 물려받은 물건이었다.
마로는 마도구에서 새롭게 인화된 커다란 사진을 들고서,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방의 벽에 몇 장을 붙였다.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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