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하찮은 사무관 사리엘라 = 라이아트(1)2023년 11월 03일 23시 26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사리엘라 라이아트는 그날 고민에 빠졌다.
'사리엘라 라이아트' - 그녀가 존재하기 시작한 것은 마침 3년 전의 일이다.
피로에 지친 사샤 자작이, 아무렇게나 호적을 만들고는 자신의 다른 예금 계좌를 만들어서 탄생한 가상의 여성이다.
그때는 뭔가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 만든 것은 아니었다.
수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삼촌 일가가 엄청난 기세로 자작 사샤의 자산을 갉아먹으려고 하니까, 그들 몰래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만든 것이다. 요컨대, 저축을 위한 별도의 계좌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출에 도움이 될 줄이야!
사리엘라는 자신의 지난 공로에 만족스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두 달 전 살베니아 자작가를 가출했고, 그뿐만 아니라 살베니아 자작령도 떠났다.
갈 곳은 딱히 정하지 않았다.
기본 방침이 있다면, 아마도 추격자가 올 테니 자작령이나 그 인근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는 정도일까.
멀리 가려면 외국이 좋을 것 같지만, 외국은 언어와 관습이 다르다. 사리엘라는 이웃나라의 말도 할 수 있었지만 표준어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웃나라의 시골 및 국경 부근을 어슬렁거리고 있으면 아마 말 잘하는 외국인으로 눈에 띌 것이다.
간다면 나라의 끝자락, 변경백령 근처일까. 하지만 변방백령이라고 해도 나라 끝자락에 있는 영지는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지가 적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사샤는 막대기에다가 자신의 운명을 걸기로 했다.
나무 막대기는 남쪽으로 쓰러졌다.
"음. 그럼 남쪽으로 갈까요."
이렇게 해서 사리엘라는 나라의 남쪽 끝, 가드너 변경백령에 도착했다.
한 달 반의 여정을 이겨낸 사리엘라는, 자작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겨울의 끝자락의 바닷가에서 지냈다.
여름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덥다는 가드너 변경백령의 해변은, 2월인 지금 적당히 시원하고 쾌적하다.
사리엘라는 그 후 한 달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머리가 멍해서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도, 앞으로 있을 일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안 하면 자신이 망가질 것 같았다.
그렇게 멍하니 지내는 사리엘라에게, 바닷가의 생활은 너무나도 포근했다.
젊고 겸손한 그녀를 주민들은 흔쾌히 맞이해주었다.
매운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이 많았지만 사샤의 입맛에 잘 맞았고, 친정이 있는 자작령과 다른 곳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먹을 때마다 안심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가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
이대로 이곳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힘들었던 기억을 드디어 머릿속에서 몰아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작령을 떠난 지 두 달,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옛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 덕에 몸 상태가 좋아졌고,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 분명 '사샤'와 함께 죽은 마음이 '사리엘라'로 살려고 하는 반응이라고 사리엘라는 이해하기로 했다.
참고로 사리엘라는 사정이 있는 몸이라서 결혼은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대로 평온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면 .......
(................... 돈이, 부족해 ......)
사리엘라의 주머니 사정은, 이대로 평생 유유자적한 삶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
가진 돈은 결코 적지 않아서 십 년 정도는 더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평생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직업을 찾아야 한다.
사리엘라는 생각했다.
가녀리고 키도 작고 힘도 없고, 매력도 없고, 머리 손질도 적당히 하고,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리엘라가 할 수 있는 일이란 .......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마을 게시판에 붙은 구인광고를 보게 되었다.
[가드너 변경백령 사무관 모집 중! 회계가 가능한 문관을 찾고 있습니다!]
"문관 ......"
사리엘라는 하루 종일 고민했다.
회계는 할 수 있다. 아니, 영지 경영까지ㅡㅡ효율은 떨어질지 몰라도ㅡㅡ할 수 있다.
하지만 또 통치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인가.
역시 카페의 서빙 정도만 하면 되지 않을까.728x90'연애(판타지) > 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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