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2화 [순진한 로리거유JS 히나미] 천사가 원했던 단 하나의 구제・후편(1)
    2023년 11월 02일 20시 39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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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나미는 예전부터 '하면 잘 하는 아이인데'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어렸을 때, 히나미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 어느 것도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결코 못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어떤 분야에서든 히나미는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발레, 스케이트, 서예, 그림. 어느 강사를 만나도 "이 아이는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재능이 있다!"라며 극찬했다. 그녀는 소위 말하는 천재였다.

     하지만 뭘 해도 금방 질리는 히나미는, 모든 것을 중도에 포기하고 금세 다른 대상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한 가지를 연구하기보다는, 눈에 띄는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접해본다.

     히나미는 그런 전형적인 확산형의 소녀였다.

     그래서 작문에서 '미래의 꿈'에 대해 쓸 때면 항상 그 내용이 제각각이었다.

     3년 전엔 간호사. 2년 전엔 학교 선생님. 작년에는 의류 디자이너였다.



     그리고 지금은 '세이이치의 아내'다.

     작문을 읽는 선생님이 히나미의 새로운 꿈을 알게 되면, 한숨과 동시에 세이이치에 대한 동정심을 갖게 될 것이다.

     어차피 오래가지 않는다. 어차피 한 때의 일이다. 내년에는 분명 다른 꿈이 되어 있을 것이다. 히나미 같은 미소녀가 호감을 가졌다며 들떠하는 상대가 안쓰럽다면서.



     마음대로 관심사가 바뀌는, 변덕스러운 성격.

     그렇다면 연애도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일까?



     ...... 히나미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감정이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가벼운 감정이라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계속, 세이이치를 좋아하고 싶다. 세이이치가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이토록 강한 감정이 그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남을 거라고는 인정하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세이이치와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세이이치에게 가장 큰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진정으로 세이이치를 좋아한다면, 그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세이이치에 대한 가족들의 마음은 잘 안다(싫을 정도로).



     세이이치를 계속 생각할 수만 있다면, 보답을 받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어머니.

     설령 돌아서지 않더라도 계속 공격하고, 그래도 안 되면 독신으로 지내겠다는 나츠키.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스스로 완결지은 무서운 안리.



     이 정도로 어머니와 언니들의 속마음을 알게 된 이상, 세이이치를 독차지하겠다는 생각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남편을 잃은 후 지금까지 여자 혼자서 열심히 일해오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앞으로도 혼자 남겨두게 하는 걸까? 겨우 의지할 수 있는 남자를 찾았는데도.



     계속 신부를 동경했지만 남자답게 행동했던 나츠키. 그런 나츠키도, 결혼하고 싶을 만큼의 상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나츠키에게서 세이이치를 빼앗을 수 있을까?



     계속 남자를 무서워하던 안리. 그런 안리도 자신을 잊을 정도로 사랑하는 상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안리에게서 세이이치를 빼앗을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의미로.



    (히나, 잘 모르겠어 ......)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

     메부키가 가르쳐 준 남자를 위한 『최고의 이상』 ...... 역시, 이제 그것만이 자신들을 위한 최선의 길일까?

     어쩌면 어머니와 누나들은 동의할지도 모른다.

     어찌저찌 해도, 가족을 사랑하는 여자들이다.

     본래 있을 수 없는 사랑의 형태도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그렇다면 세이이치는 어떨까?

     결국 가장 중요한 그의 마음이 가장 보이지 않는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아무리 메부키의 지혜를 빌리고, 가족의 마음을 알아본들 정작 중요한 상대에게 우리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 좋아."



     탐정 복장을 한 히나미는, 마지막으로 세이이치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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