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1화 [순진한 로리거유JS 히나미] 천사가 원했던 단 하나의 구제・중편(1)
    2023년 11월 02일 20시 25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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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히나미는 자신의 일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거기에 세이이치를 도울 수 있는 힌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슨 일이든 금방 질리는 히나미가 유일하게 계속하고 있는 습관이 바로 이 일기였다.

     생일 선물로 받은 분홍색 프릴이 달린 예쁜 제본의, 약간 비싼 일기장.

     평범한 노트보다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일기장이 더 오래도록 소중히 쓰일 것을, 선물한 어머니는 알고 있었다.

     그 의도대로 히나미는 매일 빠짐없이 하루의 사소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다만, 그 문장과 내용은 자연인 히나미답게 삐뚤빼뚤하여 필자 본인이 아니면 해독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히나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다시 쓴다면 ...... 다음과 같다.




     사건 발생 후 며칠.

     팔을 다친 세이이치를 위해 가족들이 총출동하여 지원을 시작했다.

     특히 그 빈도가 많은 것은 집안일을 잘하는 나츠키.

     요즘의 나츠키는 이상하게도 침울하다.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세이이치의 팔에 상처를 남긴 것이 신경 쓰이는 듯 하다.



     사건 발생 후 3개월.

     세이이치의 팔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나츠키는 여전히 세이이치의 방에 자주 드나들며 집안일을 돕고 있다.

     세이이치 덕분인지, 요즘은 조금씩 기운을 되찾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뭔가 묘하게 활기가 넘친다. 짧았던 머리도 길러서 아주 여자여자해졌다.

     집에서는 거울을 자주 보게 되었고, 옷차림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 예쁜 언니였지만 더 예뻐졌다.

     ...... 다만 가끔 혼자 중얼거리며 몸을 배배 꼬는 것이 조금 무섭다.



     사건 발생 후 반년.

     세이이치가 어느 정도 팔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의 도움에 대한 보답과 재활을 겸해, 우리 집안일을 도와주게 되었다.

     집에서도 세이이치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기쁘다.

     요즘 우울해하는 어머니가 걱정됐지만, 세이이치가 저녁을 준비해 주거나 딸들 몰래 술안주를 준비해 주고서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인지 어머니는 완전히 활기를 되찾았다. 한시름 놓았다.

     다만 그때부터 어머니가 세이이치를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다.

     ...... 그래, 첫 남편을 떠올릴 때처럼. 아니, 어쩌면 그때보다 더할지도?

     어른인 어머니가 세이이치 앞에서는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되어서, 왠지 모르게 귀엽다.

     하지만 '이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지,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겨울이 되자 세이이치의 팔도 많이 좋아져서, 대청소를 도와주었다.

     물론 무리한 일은 시킬 수 없으니 모두가 함께 대청소를 한다.

     ...... 대청소를 하는 김에 그 요괴가 살던 방도 정리했다.

     어머니가 자주 청소를 해서 깨끗하게 정리하고 있었지만, 과감하게 사적인 물건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안 좋은 기억의 흔적은 최대한 없애자. 그러기 위해 이곳을 깨끗이 정리하자고 장녀 안리가 제안했다.

     깔끔함을 좋아하는 안리의 꼼꼼한 정리 덕분에, 으스스했던 방도 완전히 평범한 방으로 바뀌었다.

     ...... 다만 이날부터 안리의 상태가 이상하다.

     세이이치를 바라보는 눈빛이 이전보다 더 뜨겁다고 할까, 촉촉하다고 할까, 어쨌든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서 무섭다.

     가끔 "세이이치 님♡", "주인님♡"이라고 중얼거린다. 무섭다.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안리의 방 앞을 지날 때면, 왠지 모르게 물개의 흉내를 내는 목소리가 들린다. 징그럽다.

     세이이치에게 이 사실을 말해도 좀처럼 믿어주지 않는다.





     가족 모두가 세이이치를 무척 좋아한다.

     나도 세이이치를 좋아한다. 지고 싶지 않다. 넘겨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세이이치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히나미들에게도 말하지 않는 비밀을.

     그 비밀 때문에, 세이이치는 분명 괴로워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세이이치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아....... ......"


     히나미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웠다.

     일기를 다시 읽어봐도 힌트가 될 만한 정보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과 가족들이 얼마나 세이이치를 좋아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될 뿐이었다.



     세이이치의 존재로 인해 우리 가족은 크게 달라졌다.



     강인했던 어머니는, 세이이치 앞에서 약한 부분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남자답게 행동했던 나츠키는 세이이치 앞에서 소녀처럼 변했다.

     남혐이었던 안리는 세이이치 앞에서 기분 나쁠 정도로 친근하게 굴었다.



     우리 가족의 위기를 구해준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민과 콤플렉스까지 세이이치가 해결해 준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은 세이이치의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매번 세이이치에게 의지하고, 부탁하기만 한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히나미는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도대체 무엇일까?



    "음~.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다시 한번 메부키의 지혜를 빌리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 그러고 보니, 메부키가 보여준 자료 내용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많은 여성들이 한 남자에게 헌신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이다.

     메부키 왈 "이것이야말로 남자에게 있어 궁극적인 이상이야. ...... 뭐, 나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지만! 오빠는 내 것이야!"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는 히나미도 메부키와 같은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결혼할 수 있는 상대는 한 명뿐인데, 그런 식으로 묶이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행복의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보통은 해결할 수 없는 일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흠......"



     히나미는 옷장에서 헌팅 캡을 꺼냈다.

     탐정 등이 자주 쓰는 그 모자다.

     하는 김에 모자와 같은 무늬의 망토를 꺼내 착용한다.

     수첩과 돋보기를 준비하면, 준비 완료다.



    "자, 명탐정 히나, 이제부터 탐문수사를 시작한다."



     세이이치의 고민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친척들이 세이이치에게 향하는 감정의 실체는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한번 자신들이 세이이치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누가 가장 세이이치를 좋아하고, 그리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그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히나미는 곧바로 행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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