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023년 10월 29일 16시 59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날 이후로 나는 틈만 있으면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녀가 믿어주기까지 1년이 걸렸다.
"음, 저기, 혹시 진심이세요?"
"계속 그렇게 말했다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를 덮치지 않은 나를 누가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그후로 리제가 조금은 마음을 열게 되기까지 1년이 더 걸렸다.
"잘 모르겠지만, 저도 전하를 좋아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말한 그녀를 납치하지 않은 나를 누군가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다.
"리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 아니, 싫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어떤 남자지?"
"음~ 이기적인 사람,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 횡포를 부리는 사람, 약한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 자신은 일하지 않으면서 일을 떠맡기는 사람, 귀찮은 사람, 그리고 ......"
"윽."
"특히 자신은 아무것도 못하면서 노력도 하지 않고 잘난 척하거나 남을 깎아내리는 사람은 최악이에요. 정말 싫어요."
"으윽."
아픈 가슴을 부여잡으며 고개를 숙인다. 타격이 너무 크다.
모두 첫 번째의 나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싫어할만 했던 나.
그런 상황에서 '내 관심을 끌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나.
"아아아아아아!"
부끄러운 것도 정도가 있다. 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 아, 들어갔었구나, 광산이라는 구멍에.
"아, 좋아하는 남자는 클라우스 님 같은 분이에요."
고개를 홱 들자, 장난이 성공한 했다는 얼굴로 리제가 흐뭇하게 웃었다.
덮치지 않은 나를 누가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그 날, 학교의 강당에서는 졸업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첫 번째의 내가 리제에게 파혼을 통보한 날이다.
나는 리제를 에스코트하며 나아갔다. 리제는 오늘을 위해 주문했다는 고급 드레스를 입고, 가볍게 화장을 하고 있다. 지금 보면 그 드레스는 매너를 지키면서도 너무 사치스럽지 않은, 서민들의 생활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의 나였다면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수수하고 화려하지 않다며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놈이다.
"오늘은 누가 파혼을 할까요?"
"파혼?"
내가 깜짝 놀라 되묻자, 리제는 표정 없이 웃으며 말했다.
"졸업 파티에서 약혼을 파기하는 일은 흔한 일이래요. 이러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언하면 부모님께도 번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 그러더라고요."
귀족의 혼인은 가문과 가문의 인연을 중시하기 때문에, 궁합이 안 맞는 경우도 있다며 리제가 웃으며 말하자, 나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그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중요하기 때문에 맺은 약혼이잖아요."
"그, 그렇겠지."
"뭐, 하지만 뒷일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부족한 분이라면, 인연을 끊을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윽."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서, 설마 리제가 약혼을 파기하는 일은 없겠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저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졸업 파티를 제 사정으로 망칠 만큼 바보는 아니에요."
"그그그그렇겠지."
모두의 파티를 망치는 바보 .......
그 후, 정말로 바보가 나타나서 약혼을 파기했다. 큰 빈축을 샀다. 나는 저런 눈빛을 받고 있었는가.
폭포수를 맞고 싶다.
"그녀는 이제 끝났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끝났다는 것은 남자 쪽이죠. 가문에서 쫓겨날 것은 틀림없을 텐데."
"그, 그렇군."
연민의 눈빛이 담긴 리제의 눈에서, 나는 슬며시 눈을 돌렸다.
그 파혼극의 주역들이 퇴장하고 난 후, 홀에는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나는 방금 전의 그 바보가 있던 곳으로 리제를 데리고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리제!"
싫어도 원래부터 주목받는 제1왕자인 나다. 그 목소리에 장내가 조용해지고 시선이 한꺼번에 모이는 것을 느꼈다. 또 분위기를 못 읽는 바보가 나왔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사실도 그렇다.
서 있는 위치는, 첫 번째 인생과 반대로 리제가 상석이고 나는 하석.
파혼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리제의 표정이 긴장되어 있다.. "리제, 들어봐. 나는 정말 어쩔 수 없는 바보다. 네가 언젠가 싫어한다고 말했던, 그런 나쁜 놈이다.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그걸 깨닫지 못할 뿐 아니라 남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몰라 너에게 많은 상처를 줬었다."
첫 번째 인생, 너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얼마나 상처받고, 얼마나 비참해했을까.
네 인생을 망쳐놓고도, 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예전의 리제를 구할 수는 없다.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도 모두가 도와주지 않으면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왕족으로서도 믿음직하지 않고, 하나의 남자로서도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너와 함께 나라를 더 좋게 만들고 싶다."
광산의 동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은 오늘도 산속에 들어가 위험과 맞닥뜨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웃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고아들도 원하는 만큼 배울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
리제와 함께.
"앞으로도 나는 잘못된 일을 할 것이고, 네가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는 한 너를 행복하게 해줄 거라고 약속하마. 반드시 행복하게 해주마. 그러니 ......"
리제의 앞으로 한 발짝 다가와 무릎을 꿇는다.
"나와 결혼해 줘."
첫 번째의 멍청했던 나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저질렀다. 그것을 광산과 두 번째 인생에서 깨달았다.
다행히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더 받았다.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해 나라를 좋게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허황된 일이라는 것은 매우 잘 안다. 첫 번째의 너를 그토록 상처 줬는데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느냐고 한다면 그 말이 맞다. 하지만 같은 실수는 절대 하지 않을 테니까.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더 줄 수 없을까?
한동안 리세도, 관객들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심장 박동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진다.
거절인가.
고개를 들어 리제를 보니, 그녀는 왠지 모르게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몇 번을 작게 끄덕이며 "네"라고 말했다.
나는 일어서서 리제를 껴안았다.
터질 듯한 박수가 강당에 울려 퍼졌다.
"고마워, 리제."
내가 부드럽게 속삭인 목소리는, 분명 리제 외에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분위기도 못 읽는 바보라서 미안."
그렇게 중얼거리자, 리제는 품 속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그럼 저도 함께 바보가 될게요."
리제는 내 가슴을 누르면서 까치발을 하였고, 우리의 입술은 겹쳐졌다.
멀리서 더욱 큰 환호와 박수가 울려 퍼졌다.728x90'연애(판타지) > 되려 당해버린 왕자의 3번째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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