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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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28일 19시 59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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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에게 잘해주신다. 당연한 일이다. 아버지는 수많은 첩이 있지만, 왕비인 어머니와의 자식은 나뿐이다. 정통한 후계자인 나는, 학교를 졸업하면 세자로 책봉될 것이 내정되어 있다.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오면, 가증스러운 재상 따위는 말 한마디로 내쫓을 것이 틀림없다.



     두 사람의 부름을 받고 겨우 집무실을 나왔다. 돌아왔다는 인사와 함께 분명 내 세자 책봉에 대한 일정에 대한 상담을 할 것이다. 다음 약혼녀의 얘기도 나올지도 모르겠다. 몇 명의 후보들이 있다. 그중 가장 신분이 높은 자를 비로 삼고 나머지는 첩으로 삼으면 된다. 리제 때도 그렇게 생각하고 참아 왔는데, 그마저도 용서할 수 없게 된 것은 그 녀석의 잘못이다.



     그래, 모든 게 다 리제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약혼을 파기해야 했던 것도 그 녀석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얌전히 따랐으면 좋았을 것을.



     어금니를 악물었다. 우선은 재상 부녀의 불경죄를 부탁하자. 그렇게 결심하고 방 앞에 멈춰서자, 천천히 문이 열렸다.



     이제부터 아버지에게 혼날 재상을 비웃으며 부모님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먼저 재상 부녀, 그리고 세자 책봉의 문제를 논의하자. 나는 들뜬 마음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 인사를 드렸다.



    "너는 무슨 짓을 한 거냐!"

    "예?"



     문이 닫히자마자 아버지의 비난이 날아왔다.

     아버지는 얼굴을 붉히며 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토록 리제와의 결혼은 절대적이라고 했는데, 왜 멋대로 파혼을 한 거냐?"

    "그건 리제가 미래의 왕비가 될 자격이 없어서 ......"

    "뭐가 미래의 왕비야. 아니, 맞기는 하다. 그녀를 아내로 삼은 자가 미래의 왕이 될 것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반응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녀를 아내로 삼은 자가 왕?

     그 여자가 없어도 왕이 되는 건 나잖아?



    "이 약혼이 사라진 시점에서, 네가 차기 왕이 될 길은 사라졌다."

    "......예?"

    "그뿐만 아니라, 이 나라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거냐!"



     아버지에 따르면, 이 나라의 정점에 있는 것은 왕이지만 실질적으로 이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재상과 그 일족이라고 한다.



     그들의 힘은 막강하며, 그것을 총괄하는 재상이 왕족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귀족들이 왕족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왕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지만 재상이 없어지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는 그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외동딸인 리제와 나의 혼담이 성사된 것이다.



     재상은 다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균열이 적은 후계자가 차기 왕이 되고, 리제가 차기 왕비가 되어 지탱해 주는 것이 나라를 평온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리제가 내 약혼녀가 되는 것을 허락한 것이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그럼 ......"



     가슴이 두근거린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말문이 막힌다.



    "많은 사람들이 너의 파혼을 지켜보았다. 더 이상 철회할 수 없다. 당분간 별궁에 칩거하라. 적어도 왕족으로 남고 싶다면, 그곳에서 왕족으로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 못하면 왕족의 지위를 박탈할 것이다."

    "그, 런....."



     나는 아버지의 옆에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평소 같으면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주는 자상한 어머니. 하지만 오늘만큼은 슬픈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데려가."



     아버지의 무자비한 목소리에, 나는 병사들에게 떠밀려 별궁으로 들어갔다.





     별궁의 방은 내 개인 방보다 좁고 불편하다.

     식사의 질도 떨어지고, 외출도 허용되지 않는데 일만은 제대로 들어온다.

     왕자인 나를 이런 상황에 두고서 일만 하라는 건가?

     흥, 영문을 모르겠다. 일을 하는 것은 측근의 역할이잖아?



     그때는 혼났지만, 왕자는 나밖에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도 여기서 다시 불러내어, 이번에야말로 세자 책봉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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