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로 만들려고 키운 게 아니야. 사람을 돕고, 보호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따뜻하게, 밝은 곳에서 활기차게 살았으면 해서 키운 건데."
"알아."
"사랑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해서, 할머니처럼 그렇게 하자고 생각했는데."
"알고 있어. 산드라."
"군대에 들어가면 등에 병사랑 폭약을 싣고서, 저 아이들은 전장에 가게 돼. 튀어버린 피를 뒤집어쓰고, 비명을 지르며 싸우게 돼. 한 명이라도 더 죽이기 위해 하늘을 누구보다 빠르게 날아다닐 거야. 그렇게 하면 그 아이들은 분명, 아주 많이 다칠 거야. 분명 슬퍼할 거야. 왜냐면 사람을 사랑하도록 우리가 키웠기 때문에."
"......"
떨리는 목소리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던 알프레드는, 말없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 왜 이렇게 된 걸까.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 가르쳐 줘, 알프레드. 내가 언제, 어디서 잘못했어?"
"잘못한 게 아니야. 넌 최선을 다했어. 항상 열심히, 필사적으로, 이렇게 상처투성이가 되고, 오랜 꿈도 버리면서 열심히 노력했다. 내가 보증하지."
"......흑흑."
산드라는 힘없이 울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저주하면서, 알프레드는 그 가냘픈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눈을 떠보니 눈앞에 알프레드의 얼굴이 있었다.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산드라는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떠올렸다.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집 안의 소파다.
품평회를 마친 후 목욕도 하지 않고, 저녁도 먹지 않고,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든 것이다.
눈앞의 알프레드 역시 산드라와 같은 상황으로, 소파에 올라가지도 않고 상체만 내맡기며 잠들어 있다.
그 커다란 오른손이, 산드라의 상처투성이 손을 잡고 있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니까]
그래서 상사의 딸과의 결혼을 거절했다고 그는 말했다.
산드라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드러난 이마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는 한때는 순한 눈망울을 가진 강아지 같은 소년이었다. 뛰어다니고, 장난치며, 함께 뒹굴어 놀았다.
어느 사이엔가 커다란, 그래도 여전히 온화한, 건장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이 사람이 좋다.
이런 상황인데도 그렇게 생각했다. 포기해서, 한 번쯤은 내던져버렸을 마음이었다.
몸을 숙여 그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술을 대고 떼어낸 후, 그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가 좋아하는 건 다른 여자일지도 모른다. 그가 자신에게 향하는 그 따스함은 그저 어린 시절 친구에게 향하는 사랑일지도 모른다. 이건 그냥 자만심, 착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부디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을 혼자 맞이하지 않았다는 행운에 부르르 떨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차 없이 다가오는 현실에 죄어오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또 한 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정말 쉬어도 괜찮아?"
"그래, 난 성적이 우수해. 하루만 늦어도 금방 회복할 수 있지."
아직 졸린 듯 눈을 비비고 있는 소꿉친구와, 어제 저녁식사로 먹으려 했던 아침식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목욕 좀 먼저 해도 돼?"
"......그러셔."
왜인지 산드라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는 소꿉친구를 이상해하며,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
몸과 머리를 함께 씻는다.
어찌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함께 흘려보낸다.
나는 결국 그들을 구하지 못했다.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행동의 결과인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제 자식들의 훌륭함을 전하고 싶어서 한 행동이, 그들을 군대의 눈에 띄게 하여 살육의 길로 이끌었다.
도저히 멈추지 않는 눈물을,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며 머리를 닦고 돌아와서는
"오래 걸려서 미안. 이제 먹자."
말을 건네자, 소꿉친구는 얼어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