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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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20일 16시 57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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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윽고 지하 호수에 도착했다.

     배에 누군가가 타고 있다.



     램프의 불빛이 다가온다.



    "...... 음악가 테티."

    "예. 타세요, 공주님. 좋은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루카이야는 현자 호르의 손을 놓았다.



    "그럼."

    "예."



     그리고 음악가 테티를 돌아본다.



    "잘 부탁하네."

    "손을 내밀어 주세요."



     배에서 뻗은 손은, 제대로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

    "어이쿠."



     흔들리는 배에 놀라서 균형을 잃은 몸을, 상냥하고 부드럽게 잡아준다.



     고개를 들자 살살 녹아내릴 듯한 아름다운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음악가 테티의 가슴에 안겨 있었다.



    "......정말 득본 기분인데요. 이대로 갈까요?"

    "...... 아니, 놓아도 되느니라. 고맙구나."

    "영광이옵니다."



     남자는 후훗 하고 웃었다.

     그러나 그 부드러운 눈동자에는 정욕이 하나도 없었다.



     달콤한 목소리, 뜨거운 눈빛은 진실이 아니다. 그저 가식일 뿐이다.



     천천히, 천천히 작은 배는 나아갔다.

     루카이야는 숨을 죽였다.



    "설마 이곳에 이런 호수가 있었을 줄은."

    "예. 저도 안내를 받았을 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아름답네요."



     어디선가 들어온 햇살이, 놀랍도록 투명한 물을 푸른 보석처럼 빛나게 하고 있다.



    "...... 황량한 붉은 모래 속에 이런 것이."

    "아름다운 것들은 전부 드러나지 않게 안쪽에 소중히 숨겨두는 법이죠."



     테티는 숨을 스읍 들이마셨다.



     들어본 적 없는 신비한 언어.

     맑고 투명한 기분 좋은 목소리.

     반향되고, 물빛을 머금으며 넓고 달콤하며 투명하게 퍼져나간다.



    "방금 것은......?"

    "[별길의 노래]라고 합니다. 천상의 신들의 밤의 산책을 그린 노래입니다."

    "ㅡㅡ아름답구나 ......"



     주욱 하고



     자신의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루카이야는, 손으로 닦았다.



    "용서하거라."

    "영광이옵니다."

    "...... 왜 그럴까. 아름다운 것은 왜 항상 어딘가 슬프구나."

    "저도 항상 궁금하게 생각합니다. 왜일까요?"

    "......내면에 숨겨진 것이 있기 때문일까?"

    "예, 분명. 그래서 아름다운 거겠죠."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그대는 왜 음악가가 되었느냐?"



     루카이야는 아름다운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마족이 마을을 습격하여 가족을 잃어 모래족의 음유시인이 데려갔습니다. 소속은 모래족이지만, 원래는 바람족 출신입니다."

    "본녀의 힘이 모자라 고생했구나. 용서하거라."

    "공주님께서 태어나시기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것 또한 흐름. 저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이 또한 위대한 아마르의 뜻이겠지요."



     다시 숨을 들이마시고서

     이번에는 루카이야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노래를 불렀다.



     그것은 어제 말했던 사랑의 노래가 아닌, 떠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노래였다.



    "......16세도 안 된 소녀를 사랑의 노래로 속일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리한 공주님께 그런 잔꾀는 통하지 않겠지요. 공주님, 아름답게 노래하는 것,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 역시 외롭고 슬픈 생물입니다. 저는 세계를 돌아다니는 음악 예술가들을 이 나라에 모으고 싶습니다. 더 높이, 더 아름답게 서로를 높여주면서 천상을 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을 수놓는 별들처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공주님의 손에 꼭 선물해드리겠습니다."



     청아한 목소리의 여운이 사라지고, 적막만이 느껴진다.



     배가 뭍으로 돌아오는 소리를 들으며



     루카이야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밤



     목욕을 끝내고 평소와 같은 모래쥐가 된 공주는, 아니다다를까 흐리멍텅한 상태로 과일즙을 마시고 있었다.



    "공주님. 오늘 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침실인가. 가지 않겠노라."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아니, 너무 마음에 들어서 더 이상 마음을 빼앗기고 싶지 않느니라."

    "그렇군요. 아, 그러고 보니 좋은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메냐."



     아멘호텝이 공손하게 들고 있는 것을 본 루카이아는, 그 침울한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신작의 카펫 아니더냐!"

    "그러하옵니다."



     루카이아는 볼을 붉게 물들이며, 그것을 손에 들고 얼굴에 가까이 했다.



    "정말 아름답구나!"



     빨강, 파랑, 노랑, 금.



     화려한 색으로 염색한 양모와 면사를 수작업으로 엮어 만든, 보물 같은 걸작이다.



    "......본녀가 여왕이 되면 더 많이, 이걸 세상에 알리자꾸나."

    "공주님은 카펫을 좋아하시군요"

    "물론이니라. ...... 정말 아름답구나."



     루카이야는 부드러운 손길로 카펫의 무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양치기가 양을 키우고, 농부가 목화를 키우고, 양에서 얻은 털과 목화에서 얻은 솜을 실로 엮고, 염색공들이 여러 가지 색으로 염색하지. 누군가는 문양을 구상하고, 누군가는 짜고, 씻고, 말린다. 이 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졌을꼬.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직업을 부여했을꼬. 이 얼마나 얻기 힘든, 아름다운 물건인가. 이것은 사람을 흐르게 하는 대하와도 같은 우리 나라의 보물이니라."

    "......"

    "한 사람의 천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니라. 당연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연결하고, 연결하고, 연결해서. 그래서 이것은 이렇게나 아름다운 것이니라. ......잘했구나 아멘호텝. 드디어 오늘 밤 이것을 본녀의 눈에 들어오게 하였도다. 이것이 바로 본녀가 원하는 것이니라. 들떠서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 했구나."



     눈물을 짓는 루카이야를, 아멘호텝은 가만히 바라본다.



    "왜 그러느냐, 아멘호텝."

    "...... 제 생가는 붉은 실을 전문으로 염색하는 염색공이었습니다."

    "처음 듣는데?"

    "지금까지 특별히 말씀드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했느냐?"

    "예. 그래서 어머니의 손가락은 항상 빨갛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한 번도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셨고요."

    "...... 그렇구나."

    "저는 빨간색을 좋아합니다."



     아멘호텝은 가만히 루카이야를 바라보았다.



    "좋아합니다. 아주."

    "그렇구나."



     그렇게 둘째 날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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