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초에 왜 그녀가 100일이나 걸리는 방식으로 저주를 했는지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원래 그런 저주라서?"
"네, 다른 것도 있었고, 그것밖에 없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카밀라는 생각했어요. 매일매일 피가 날 정도로 상처가 늘어난다면 분명 중간에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고."
눈물이 났다.
분명 상처투성이였을 카밀라. 피와 함께 100방울이 훨씬 넘는 눈물을 계속 흘렸을 카밀라.
"[손가락이 왜 그래, 카밀라]. 도중에 분명 그렇게 말해줄 거라 생각했겠죠.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겠죠. 좋아하는 사람이 걱정해 준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니까요."
남자들은 깜짝 놀랐다.
"저주를 건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줄 알았겠죠. 바보 같은 짓 하지 말라며 말려줄 줄 알았겠죠. 그 정도의 관심이 아직 남편에게 남아 있을 거라고 믿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는 ...... 끝까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그렇게 저주는 이루어졌고, 100방울의 피는 아무도 모르게, 눈치채는 일 없이 카밀라에게서 흘러나왔다.
"나를 봐. 본심을 바라봐 줘. 카밀라는 계속 그렇게 말했었는데......."
입술을 깨물며, 올리비아는 천장을 노려보았다.
"아돌프는 바보! 바람둥이! 최소한 바람피운 증거라도 제대로 숨길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 이 최악의 무신경한 제비 같은 놈아! 악귀⁉ 악녀⁉ 이쪽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원래는 전부! 전부! 전부 다 당신의 바람 때문이잖아!"
올리비아의 절규. 남자들은 화가 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해진다.
그때, 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뭐야?"
"오르골?"
"......영원."
올리비아는 클라스를 바라보았다.
"아돌프 ...... 클라스 님의 방에 오르골이 있나요?"
"......있었던가? 토비아스."
"예, 말씀하신 대로 있었습니다. ...... 아돌프 님의 시대에."
눈썹을 모으고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카밀라가 결혼할 때, 아돌프 님께 드린 선물이."
"가요."
복도를 걷는다. 클라스의 방에서 울려 퍼진다면 여기까지 들리지 않아야 할 음악이 들린다.
당연히 오르골이기 때문에 노래는 없다. 가느다란 멜로디만이, 들리지 않을 텐데도 들린다.
잘 알고 있는 곡이라서, 머릿속에 저절로 가사가 떠오른다.
찬란한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의 사이로
성실한 마음만 가지고 나아가라.
엄숙히 걸어가라
그것은 옳고 영원한 길이며
그대들의 성실하고 영원한 길일지니
음이 하나만, 튀고 있다.
클라스의 방문을 연다. 더 이상 소리는 없다.
"이거네요."
아름다운 장식의 화장품 상자였다.
클라스가 받아서 안의 판자를 떼어내자, 소리가 나는 부분이 드러난다.
"......"
톱니 하나에, 은빛 바늘이 실로 단단히 묶여 있다.
그 때문에 빗이 튕겨도 흔들리지 않아서 그 부분만 소리가 튀는 것이다.
영원의 [사랑] 부분만.
"카밀라."
올리비아가 그녀를 부른다.
"찾았어."
[나를 찾아줘]
그녀도 오래전부터, 생전부터 그렇게 바랐다.
숨겨둔 본심을. 저주하고 싶을 만큼의 애정을.
남편만이, 잃어버렸던 영원한 사랑을 알아주었으면 해서. 그것을 잃은 슬픔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여기에 있었다.
그녀가 죽은 후 아돌프가 그녀를 떠올리며 단 한 번만이라도 이 오르골을 울렸다면, 사람들은 첫 12월이 오기 전에 이 존재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누군가가 '저건 카밀라의 오르골이야'라고 기억해 냈다면, 이것은 이미 오래전에 폐기되었을 것이다.
악귀, 악녀로 치부하고 아무도 그녀의 마음을 보지 않았다. 사람들의 그것이, 카밀라의 저주를 이 저택에 계속 묶어두었다.
카밀라는 이제 해방되고 싶었다. 그래서 올리비아에게 그녀는 계속 전했던 것이다. 나를 찾아달라고.
카밀라와 올리비아는 서로 닮은꼴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진짜 마음을 숨기고 살아야만 했던 사람들.
"당신을 찾았어. 저주는 끝났어, 카밀라."
저주했기 때문에 이 저택에 갇혀 있는,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그녀에게 올리비아는 말했다.
바깥.
클라스가 손수건 너머로 바늘을 들고 있다.
문을 향해 걸어가 그것 통과하는 순간, 바늘은 썩은 듯이 은가루로 변해 바람에 흩날렸다.
클라스는 놀란 듯이 손수건 속을 들여다보다가, 돌아섰다.
발걸음을 돌려 올리비아 일행에게로 다가간다.
"...... 끝난 걸까?"
"이제 보름달을 기다리자."
"......"
"괜찮아. 분명. 그녀는 이미 사라졌어. ...... 그런 느낌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