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집. 아셀 가문에 입양되기 전의 내 집은, 낡고 어둡고 좁은 셋방이었어. 집 안에는 항상 술과 뭔가 썩은 냄새가 났어. 아버지는 고함을 지르고, 어머니는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거의 밥을 얻어먹지 못했어."
"......"
올리비아가 억누르고 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울 수 없었던 기억.
"제대로 일하지도 않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비열한 사람들이 내 친부모였어. 어떻게든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없을까 고민하던 그 사람들은 어느 날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어. [딸을 부잣집 마차에 치어 죽게 하고 돈을 받자]라는."
"......"
부잣집 마차 앞에서, 그들의 손은 망설임 없이 어린 딸의 깡마른 등짝을 밀어냈다.
"못하면 또 3일은 굶긴다고 했어. 무서웠지만, 나는 너무 배가 고팠어."
다가오는 마차에 다리가 휘청거렸고, 부딪히기도 전에 올리비아는 넘어졌다.
그러자 마차는 멈춰 서고, 듬직한 남자가 나타나 올리비아를 일으켜 세웠다.
부모님이 뛰쳐나와 소리쳤다. 이봐, 당신, 우리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면서.
신사는 침을 튀기는 부모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품 안에서 창백해지고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소녀를 보았다.
그는 품에 안은 아이의 뼈만 앙상한 몸, 부모님의 술에 취한 눈동자, 거기에 깃든 비열함을 보고 사정을 짐작한 모양이다. 그는 돈이 든 자루를 보여주며, 이 돈으로 이 아이를 자신에게 팔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열한 눈빛으로 웃으며, 아아, 그런 뜻이냐며 아버지는 기분 좋게 말했다. 소중한 딸이니 조금만 더 주면 안 되냐고. 올리비아의 등을 밀었던 손을 비비면서.
조금 더 넣은 주머니를 받아 들고, 부모였던 이들은 떠났다.
마차에 탄 올리비아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생각했다.
어디든 상관없다. 올리비아는 이미 지쳐버렸다.
올리비아를 맞이한 어머니는 처음에는 당황했다. 당연하다. 외출한 남편이 아무런 상의 없이 어린 딸을 데리고 돌아왔으니까.
목욕물에 담겼다. 따뜻한 물로 몸을 씻는다는 사치스러움에, 올리비아는 깜짝 놀랐다.
올리비아의 몸을 어루만지며 씻어주던 어머니는 울었다. 그 손은 올리비아의 작은 몸에 튀어나온 뼈를 몇 번이고 부드럽게,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음식이라고 하면 맛없는 딱딱한 빵만 생각했던 올리비아 앞에 놓인 수많은 따뜻한 것들. 부드러운, 다양한 맛의 음식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람들도 언젠가 자신을 마차 앞으로 밀어낼까 생각하던 올리비아에게 주어진 깨끗하고 따뜻한 이불,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진 책을 읽어주는 부드러운 목소리. 처음 보는 색의 옷, 자신을 보호해 주는 커다란 손바닥이, 당연하다는 듯 주어졌다.
"행복했어. 정말로."
"......"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처음 받은 사랑을 조금씩, 이윽고 가슴 가득히 빨아들이며 올리비아는 자랐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말했어. [올리비아, 동생이나 여동생이 생길 거야]라고 ...... 그토록 두려웠던 적은 없었어."
"......"
"분명 나는 쫓겨날 거야. 왜냐하면 나는 진짜 아이가 아니니까. 아무리 공부를 해도, 몸가짐을 단정히 해도, 무엇을 잘하게 되더라도, 진짜 자식한테는 뭘 해도 당해낼 수 없어. 어쩌지, 어쩌지 하고 생각했어. 태어나지 마, 태어나지 말라고 생각했어. 오랫동안 자식을 갖지 못한 부모님이 얼마나 기다리던 아이인지 알면서도, 점점 커지는 엄마의 배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어. 제발 부탁이니 태어나지 말아달라고. ...... 너 따위는 죽어버리라고."
하지만 동생은 태어났다.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무서워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 쓸모없는 돌멩이를 보는 듯한 눈 4개가 거기 있는 것 같아서.
"[올리비아, 네 동생이란다]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 평소와 다름없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만져보라고 해서, 그 작은 손바닥 앞에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러자 올리비아의 손가락을 꼬옥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