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귀여움에 눈이 멀어서 네 상황을 생각하지 못했어, 미안해. 아셀 가문의 일도 코니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알게 됐어. 장인어른을 조문하러 가자. 아직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겠지? 다음에 근처 강에 꽃배를 띄우자."
"......"
올리비아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꽃배 보내기. 바다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행하는 의식이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강물에 흘려보낸 그 하얀 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배로 변해 바다에서 헤매는 영혼을 맞이하러 간다고 한다.
올리비아는 오래전부터 그 의식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꽃을 살 여유도, 꽃을 살 시간도, 그렇게 할 시간도 지금까지 계속 없었던 것이다.
"......"
그리고 울고 있을 시간도.
"...... 코니.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좋지?"
"사나이라면, 조용히 가슴을 빌려주면 됩니다."
"......"
무심코 다가온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서, 올리비아는 울었다.
이곳에서 올리비아는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딸이 아니어도 괜찮다. 착하고 강한 누나가 아니어도 좋다. 오로지 올리비아, 이 사람의 아내일 뿐이다.
"아버지......"
"어쩌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파, 더 위로해주고 싶어, 어떻게 하면 좋아?"
"꼬옥 해줘 꼬옥. 남편이잖아!"
"좋아 코니. 우리는 조금 떨어져 있자. 대시!"
"예 토비아스 씨!"
"......"
"......"
오랫동안 참아왔던 아버지를 향한 눈물은, 한 번 나오자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나보다 더 큰 존재가 나를 감싸는 따뜻함이 오랜만에 느껴져서 또 울었다.
격려의 말도, 위로의 말도 없이 클라스의 큰 손이 서툴게 올리비아의 등을 쓰다듬고 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앞의 천이 너덜너덜해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현실로 돌아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역시나 예쁜 클라스의 얼굴이 있었고, 하늘색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은빛 머리카락이 햇볕에 반사되어 매우 아름답다.
"...... 진정되었습니다. 옷을 이렇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 고마워요, 클라스."
"...... 아직 이대로도 괜찮아."
"......"
왠지 부끄러워졌다. 17살이나 되어서는 어린애처럼 굴다니.
"아니요 떨어질게요, 미안해요. 정말 부끄럽게도. 칠칠맞은 짓이었네요."
"...... 너는 항상 언제 봐도 귀엽게 웃고 있었지만, 사실은 이렇게 울고 싶었던 거구나."
"......"
"아버지를, 좋아하는구나."
"...... 네."
모처럼 멈췄는데 또. 방금 나온 눈물을 살짝 닦아냈다.
아직도 젖은 시야에 그를 들여보낸다.
이렇게 강인한 사람이었나 싶어, 다시 한번 그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지긋이.
그러고 보니 햇볕 아래서 그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너무 쳐다보지 말아 줘."
"항상 쳐다보셨잖아요."
"내 것은 어쩔 수 없는 내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니까. 일단 방에서 쉬는 게 좋겠어. 많이 움직인 것 같으니, 피곤하겠지. 저녁에 또 보자."
"네. 일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올리비아."
"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말해. 너는 아무래도 너무 참는 경향이 있으니까."
"...... 네, 서방님."
미소 지었지만, 분명 울다 지친 아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다.
응석 부리는 것. 올리비아가 가장 싫어했던 것을 오늘 이 사람에게 했다. 그가 소년 같은 눈빛을 하고 있어서, 올리비아도 덩달아 소녀로 돌아갔던 것일지도 모른다.
복도를 지날 때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에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올리비아는 분명 자신은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들보다도 더 아름다운 말을 많이 알고 있음에도 아무 말 없이 그저 서툴게 쓰다듬어주던 그 큰 손의 감촉이, 언제까지나 따스한 온기와 함께 나무 사이로 비치는 올리비아의 등짝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