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1)2023년 10월 18일 00시 12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정말 침실이 따로구나. 방에서 아침을 먹은 올리비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몰래 먹으라는 코니의 배려로, 오늘 아침은 혼자 먹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가 빵빵하다.
그 후 평범하게 방에서 헤어지고, 옷을 갈아입고는 목욕을 하고서 잠을 잤다. 아내가 되었음에도, 생활은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접시를 내려놓으러 부엌으로 간다. 코니가 차를 마시고 있다.
"좋은 아침입니다 부인."
"좋은 아침이에요, 코니 님. 일은 괜찮으세요?"
"아뇨, 잠시 쉬는 중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서요."
"뭐가요?"
"그게, 아까 클라스 님이 특이하게도 현대어 사전을 펴고 계시길래, 이제 와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들여다봤더니."
"네."
코니의 손이 입가에 닿았다.
"[사랑]을"
"사랑을?"
"[사랑]을 찾아보고 있었지 뭡니까, 사전에서. 진지한 얼굴로. 아주아주 진지한 얼굴로.......21살의 남자가. ...... [사랑]을."
코니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내뿜었다. 어깨가 떨리고 있다.
'어머나'라고 생각하며 올리비아는 상상해 보았다. 등을 둥글게 말며 '사랑'이라는 항목을 진지하게 쳐다보는 클라스를.
아름다운 옆모습에 걸린 투명한 은빛 머리카락, 우울한 하늘색 눈동자가 내려앉아 있고, 그 너머의 사전에는 '사랑'이 적혀 있다.
"풋 ......"
"푸흡...... 큭......"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복근을 사용하고 있다. 웃으면 안 돼. 웃으면 그가 너무 불쌍하다.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두 사람은 견뎌내었다.
마침내 파도가 잦아들자, 심호흡을 하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올리비아를 코니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왜 그러세요?"
"아니요, 예상보다 훨씬 순조롭게 잘 지내고 계십니다, 올리비아 님."
"그거 다행이네요."
제프리가 올리비아의 앞에 찻잔을 놓아준다.
"맛있었어?"
"네, 맛있었어요. 아침부터 많이 먹었답니다."
"그거 다행이다. 잠깐 나간다, 코니. 곧 계란장수가 올 거라서."
"알았어."
제프리가 앞치마를 벗고 주방 안쪽으로 들어갔다.
코니가 조용히 올리비아를 바라보고 있다.
"올리비아 님이 보기에는 우리가 악마처럼 보이겠지요."
"아니요. 금화로 보이는데요."
"그렇습니까, 그럼 마음이 가벼워지는군요.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제발 무사히 죽어줘] 라고 생각하는 상대가 미워 보이지 않습니까?"
"아니요. 진짜 악마는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돈과 생명을 빼앗아 가는 것이죠. 여러분은 신사들이랍니다. 사정을 밝히고 저에게 선택권을 주셨고, 지금까지 어떤 약속도 어긴 적이 없었잖아요. 이것은 제가 선택한 것. 이제 와서 조건을 바꾸면 곤란한 것은 저예요. 앞으로도 아무쪼록 변함없기를 바랍니다."
"......"
코니의 차분한 짙은 갈색 눈동자가 올리비아를 바라보고 있다.
"잠시, 옛날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네, 괜찮아요. 저도 이야기 상대가 간절했던 참이거든요."
"감사합니다. 저 코니=앤드류는 옛날에 천재라 불리던 연구원이었습니다. 고어에 능통하고 암호 해독에 대한 영감이 남달리 뛰어나, 연구소에서 칭송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지요."
"코니 님이?"
"예. 20대 젊음으로 인한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차마 보여드릴 수 없을 정도로 우쭐거렸습니다. 22살 때, 한 장의 번역문을 보았습니다. 옛 켈텐크어의 에드먼트라는 역사학자의 산문이었는데, 그 사람의 글이 참 읽기 어렵기로 유명한 사람이었지요. 시적인가 싶더니 갑자기 수학적 얘기가 나오고 독특한 비유도 섞여 있는, 그야말로 학자다운 학자의 아무렇지 않은 일기장 같은 글이었습니다. 별로 가치가 없을 거라며 미뤄두었던 그것의 종이 위에, 어느 날 유려한 문장의 현대어로 번역된 종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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