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제출하러 가겠습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도련님. 아니, 나으리. 축하드립니다, 부인."
"감사합니다."
"제프리에게 오늘 저녁을 화려하게 차려주도록 말했으니,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나으리도 저녁 식사 때는 조금 더 멋지게 차려입고 오십시오."
"그런 게 있었던가?"
"올슈테트의 옷장에 없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본 기억이 없는데."
"하아, 어쩔 수 없지. 코니, 적당히 뭔가 골라줘."
"알겠습니다."
"있었던가?"
"있었다고요."
토비아스가 방을 나갔다. 클라스는 여전히 올리비아를 바라보고 있다.
"그럼, 방해꾼은 떠날 테니 오붓하게 즐기시죠."
코니도 그렇게 말하고서 방을 나갔다.
그들의 작업실은 바로 옆 방, 간식을 먹거나 하는 휴게소다.
"앉을까?"
"네."
나란히 소파에 앉는다.
"올리비아 양."
"네 여보."
"정말 좋은 소리야! ...... 내 호칭은 지금까지처럼 불러도 괜찮아. 네 신상명세서를 봤어."
"네."
"넌 아셀 가문의 친딸이 아니라지?"
"네."
"그런데도 어째서?"
"어째서라니요?"
이쪽을 쳐다보는 클라스를,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입양된 자식은 부모를 사랑할 권리가 없다. 그렇게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클라스 님?"
"...... 미안."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다른 이유는 없답니다."
"......"
"짧은 시간이지만, 당신의 아내가 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해요, 클라스 님. 부디 마음껏 사랑해 주세요."
"...... 사랑하지 않아. 절대로."
"그걸 좀 어떻게든."
"사랑하지 않아."
"한 번만 더 생각을."
"안 사랑해!"
그렇게 말하는 클라스를, 올리비아는 부드럽게 쓰러지는 것처러 껴안았다.
"뭐야, 이거 정말 좋은 냄새가 나! 부드러워!"
"이런 방법도 괜찮네요. 이제 부부가 되었으니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클라스 님."
"따뜻해 떨어지고 싶지 않아 ......아니 안 돼, 올리비아 양!"
양 어깨를 꽉 잡더니, 부드럽게 밀어내듯 몸을 떼어냈다.
"12월까지는 보수만큼의 일을 시키겠지만, 너를 창부로 만들 생각은 없어. 앞으로 이런 짓은 하지 말아 줘. 나한테도 한계라는 게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어깨를 잡히면서, 올리비아는 남자의 손은 정말 크다고 생각했다.
가진 힘의 세기가 다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올리비아를 억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창부로 만들지 않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올리비아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익숙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심은 두근거리며 긴장하고 있다.
그 손길의 부드러움에, 올리비아의 가슴이 살짝 따스해진다.
"...... 알겠습니다."
"뭐?"
"네?"
"아, 아무것도 아냐."
부드럽게 몸을 뒤로 젖혔다.
"실례했습니다. 이제 일하러 돌아가세요, 클라스 님. 호화로운 저녁 식사가 기대되네요."
"그래."
"최대한 꾸며놓을 테니, 즐거운 첫날밤을 지내봐요."
"앞으로도 침실은 따로야. 나는 조용한 잠을 원해."
"매정한 분."
"장난기 어린 얼굴도 귀엽네. 그럼 다시 일하러 간다? 지금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거든."
"어떻게요?"
클라스가 올리비아를 바라보았다. 잘 물어보았다는 표정이다.
"오랫동안 전술서라고 생각했던 책이, 알고 보니 요리 레시피였지 뭐야. 하지만 잘 읽어보니 그건 역시 전술서였어. 비밀스럽게 암호화된. 이제부터 같은 시대의 비슷한 문서의 해법을 적용하고 응용해야만 해. 산더미 같은 단어들 중에서 비슷한 것을. 비슷한 습관이 있는 것을 찾아내어 풀어내야 하지."
방금 전과는 다르게 눈빛이 생동감이 넘친다.
꿈꾸는 소년 같은 그 모습을, 올리비아는 누나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에 걸맞은 집안에 태어나고, 적성이 있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클라스 님이 즐거워 보여서 다행이에요. 하지만 너무 열중하셔서 저녁식사를 잊어버리지는 마세요.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코니도 토비아스도 꼭 먹이려고 할 테니까. 우리 집안이 수명이 짧은 것은 사실 그 때문일지도 몰라."
"네. 밥과 잠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줄여서는 안 돼요. 자기 자신을 위해서."
"...... 알았어."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아이 같다.
6살 때 엄마를 잃고, 그 이후 여자를 접하지 않은 것이다. 올리비아는 누나가 아니라 엄마 취급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괜찮아. 조금씩, 조금씩. 올리비아는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클라스를 배웅했다. "좋아" 라고 말하며 기운을 내어 걷기 시작한다.
결혼한 날이다. 피로연은 아니지만 적어도 신부답게 자신을 꾸미자며, 그녀는 의욕에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