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 영원의 축하연(2)
    2023년 10월 17일 22시 48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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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산, 깊은 골짜기, 교활한 악마의 속삭임

     두려워 마라, 길을 나아가라, 그 길은 옳은 길이니라.

     찬란한 꽃이 피는 아름다운 사랑의 사이로

     성실한 마음만을 갖고 걸어가라.

     엄숙히 나아가라

     그 길은 올바르고 영원한 길이며

     그대들의 진실한, 영원한 사랑의 길이니라.



     클라스의 팔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 박수를 쳤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프로급이다. 설마 이런 명인이 이런 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



     놀라서 뺨이 붉어지며 미소를 짓고 있는 올리비아를 보고, 두 사람은 제 뜻대로 되었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다.



    "대단해."

    "그래........저 두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어."

    "클라스 님은요?"



     올리비아는 남편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올리비아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일밖에 할 수 없어요. 일만 해왔으니까."

    "그런가요."

    "유감이야?"

    "아니요. 앞으로 시작될 미지의 즐거움이 많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 그것도 그래."



     클라스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매번 진지한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기 때문에, 지금의 표정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올리비아가 있는 것에 익숙해지면 더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음식이 나왔다. 제프리가 정성껏 만든 여러 가지 음식들이.

     메인으로 무루르 새의 통구이가 나왔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살과,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가진 희귀종이다. 진한 소스가 잘 어울린다.

     올리비아는 눈앞에 펼쳐진 맛있는 음식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기요, 제프리 씨"

    "무슨 일인가요, 어여쁜 신부님"

    "저는 원래 눈앞에 있는 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당장 먹고 싶지만, 오늘은 이런 옷이잖아요."

    "예. 눈이 부실 정도의 아름다움이군요."

    "고마워요. 하지만 이 옷차림으로는 음식을 배불리 먹기에는 너무 불편해요."

    "그렇겠지요. 그렇게 생각해서 따로 남겨 두었으니 내일이라도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먹으면 될 겁니다."



     올리비아는 빙그레 웃었다.



    "고마워요."

    "별일 아닙니다. 아름다운 신부님."



     윙크를 남기고서, 와일드한 요리사는 주방으로 돌아갔다.



     시선을 느끼자 고개를 들었다. 역시 보고 있다.

     돌아보니, 역시나 얼어붙어있다가 숨을 내쉬며 결심한 듯 말한다.



    "아직 말하지 않았구나. 오늘의 너도 정말 아름다워, 올리비아."

    "감사합니다, 클라스 님. 오늘 클래스 님도 정말 멋지세요. 반짝반짝 빛나서, 저 가슴이 두근거려요."

    "잘했다, 코니! 이런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옷을 선택해 줘서 고마워!"

    "그건 슈가리의 최고급 제품인데요 도련 ......나으리. 잘 어울립니다."



     식전의 기도를 드리고,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했다.



    "어때 그 옷으로는 먹기 힘들어? 앙 해줄까?"

    "그럼 부탁할게요."

    "농담이야. 그런 짓을 하면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네가 귀여울 것 같잖아."

    "어머, 아쉬워라."



     웃으며 방 안을 둘러본다.

     바쁘고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것 같은 장식,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맛있는 음식, 서로 웃고 떠드는 따뜻한 사람들.

     만일 창부가 되었다면 절대 볼 수 없었을, 온화하며 아름다운 광경.

     따뜻하고, 부드럽고, 아름답고, 둥글둥글한 것들.

     이 행복한 것들을 앞으로의 클라스의 삶에 가져다주기 위해서 올리비아는 죽는다. 이 사람들에게, 죽기를 바라며.

     [영원].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하지만 역시, 자신은 운이 좋은 것이다.



    "이왕이라면 즐겁게."

    "무슨 말했어?"



     나를 바라보는 클라스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그냥 재미있다고 말씀드렸을 뿐이에요. 여보."

    "좋은 말이야. 네가 즐거웠다면 다행이고. 하지만 빨리 이 물고기 같은 옷을 벗고 싶어 괴롭다고."



     팔을 뻗어 남편의 옷깃을 쓰다듬는다.



    "익숙해져야죠. 내년부터는 사교도 시작할 테니, 모든 것은 형태부터 익숙해져야 한답니다, 클라스 님."

    "아니.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그런가요."



     신랑과 신부는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촛대의 불빛에, 그의 긴 은빛 속눈썹이 흔들리고 있다.



    "...... 사랑하지 않아, 올리비아."

    "정말 유감이에요."

    "나는 변하지 않아."

    "모처럼 꾸몄는데."

    "...... 아니. 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그냥 너의 귀여움에 놀랐을 뿐이야."

    "아아, 슬퍼. 사랑하는 남편에게 조금도 사랑받지 못하다니."

    "......"



     그의 하늘색 눈이, 곤란한 기색으로 올리비아를 바라보았다.

     아아, 지금은 너무 과한 것 같다. 올리비아는 그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차츰 사랑해 주실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하지 마."

    "아니요. 해야겠어요. 사랑해요, 클라스."

    "절대 안 속아."

    "마음을 의심하지 말아요. 사랑해요."

    "일이니까 그러는 것뿐이잖아 절대 안 속아. 아 귀여워, 볼 때마다 가슴이 조여. 앗차, 아까는 못 들은 걸로 해줘."

    "기뻐요, 여보."

    "이봐, 안는 거 그만해, 그만해, 닿으면 어쩌려고. 어쩌면 닿을지도. 아니아니아니아니 그만, 그만해, 정말 그만둬."


     

     실실 웃는 두 조력자가 행복한 주인을 바라보고 있다.

     화기애애하게, 화목하게. 작은 결혼식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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