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 영원의 축하연(1)
    2023년 10월 17일 22시 48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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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머리와 화장은 스스로 할까 생각하고 있자, 노크 소리가 났다.



    "네."

    "올리비아 양, 머리를 묶어 드리러 왔습니다."

    "어머!"



     기쁘다. 아무리 올리비아가 연습을 해왔다 해도 역시 전문가의 손길에 비할 바는 아니다.

     들뜬 마음으로 문을 열자, 키가 크고 예쁜 여자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왠지 박력 있는 아름다움이다.



    "이렇게 예쁜 분을 저택에 들여보내도 괜찮은가요?"

    "그는 괜찮습니다. 실력 좋은 남자이니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



     다시 한 번 바라본다. 예쁜 여자가 있다.



    "부인, 오늘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소 낮은 목소리, 하지만 여자라고 생각하면 그럴듯한 목소리. 뭐, 괜찮아, 신경 쓰지 말자.

     어떤 모습이 좋냐며 오랜만에 누군가와 헤어와 화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즐거웠으며, 그녀는 말솜씨도 좋으면서도 매끄럽게 움직이는 손놀림이 멈추지를 않았다.

     솜씨 좋게 해 놓은 화장이 거울 속에서 반짝이고 있다. 생화를 뿌려놓은 머리도 그렇다. 평소의 자신의 밤색 머리가 하얀 꽃으로 물들어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예뻐......"

    "잘 어울리네요, 신부님."

    "왠지 평소보다 30% 정도 더 예뻐진 것 같아요."

    "네. 옷걸이가 좋아서 화장발이 잘 드네요."

    "에이, 화장하는 솜씨가 좋아서죠."



     서로를 칭찬하며, 거울 너머로 웃으며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좀 더 비장한 느낌일 줄로만 알았어요."

    "제가 원했던 거니까요. 이왕이라면 즐겁게."

    "돈 때문인가요?"



     경멸하지 않고 담담하게 묻는 것은, 그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네."

    "그래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니까요."

    "네."



     올리비아의 대답에 힘차게 웃으며, 마지막으로 올리비아의 뒷머리를 손가락으로 빙글 돌린 후에 허리를 편 그녀는 거울 속에서 사라졌다.



    "그럼 저는 이만.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주세요, 부인."

    "네, 오늘은 정말 감사합니다."



     머리를 묶은 모습이 문 너머로 사라졌다.

     올리비아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흰색의 부드러운 드레스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축하해, 올리비아]



     아버지와 어머니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렇게 말하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의 팔에서 손을 떼고서 아버지가 추천하는 남자의 팔을 잡았을 터였다.



     하지만 슬퍼해도 소용없다. 이것이 운명이었던 것이다.



     커다란 거울의 앞에 서서, 올리비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올리비아는 지금까지의 어떤 올리비아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다.

     이 선물을 받고 실망할 남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클라스는 기뻐할 것이다. '귀엽다'고 말해줄 것이다. 뚫어지게 올리비아를 쳐다보면서.



     올리비아는 거울 속의 자신이 웃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한 신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왕이라면 즐겁게."



     그런 말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올리비아는 자신의 방을 나섰다.











    "그럼 갑니다. 3, 자, 대면."



     카운트다운을 기다릴 새도 없이 문이 열리더니, 클라스가 뛰쳐나왔다.

     몇 걸음 내딛다가 멈춰 서서는 멍하니 올리비아를 쳐다보고 있다.



     오늘의 클라스는 매우 단정해 보였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상하가 일치하는 정장. 제대로 각이 서 있고, 군더더기 없이 계산된 라인이 그의 키와 팔다리의 길이를 충분히 돋보이게 하고 있다.

     항상 어딘가 뭉쳐있던 긴 은빛 머리카락은 빗질해 뒤로 넘겨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이마가 드러난다.

     남자치고는 하얀 피부. 맑은 하늘색 눈동자, 오뚝한 코, 약간 옅은 입술.

     정말 예쁜 남자라고, 올리비아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어떤 못생긴 남자라도, 어떤 나이 든 남자라도, 웃으며 함께하고 사랑할 생각이었다. 이런 멋진 사람의 아내가 될 수 있다니 기쁘다며, 올리비아는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뭐야, 이 아름다움은. 신이 내린 것 같아. 눈부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여어 행운아! 당신의 아내라고."

    "남자의 행복이로군요."



     남자들은 오늘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고마운 일이라며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었다.



    "자, 에스코트해야죠, 클라스 님. 파이팅!"

    "허리를 안아주세요."

    "이렇게 가느다란 걸!? 부러지지 않을까?"

    "그럼 부드럽게 해야죠."

    "네. 부탁드릴게요."



     쳐다보니 얼굴이 빨개져서, 휙 눈을 돌린다. 하지만 곧장 다시 쳐다본다.

     귀엽다, 귀엽다는 소리 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귀여워......"



     이번에는 정말로 들렸다. 이렇게나 기뻐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얼굴을 쳐다보며, 장갑 낀 손으로 그의 손을 잡고는 부드럽게 허리로 돌리게 한다.



    "......"



     그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그대로 따라 한다.



    "고마워요. 옷자락이 길어서 걷기가 불편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응, 알았어."



     정말로 이분이 나보다 연상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올리비아는 그 손에서 전해지는 열기를 느낀다.



    "좀 더 몸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걷기가 힘들어요."

    "......"

    "왜 그러세요?"

    "아니."



     그렇게 조금만 더 걸어가자, 코니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몸 뒤에서 현악기를 꺼내어 턱에 대었다.



     부드러운 전주곡이 울려 퍼진다. 설마 하는 생각에 토비아스를 바라보니, 그는 웃으며 두 팔을 벌리며 가슴을 펴고 있다. 숨을 들이마신다.



     엄숙히 걸어가라.

     그것은 올바른 길이며

     그것은 그대들의 성실한 길이니라.



      [영원]. 연륜이 묻어나는 독창. 아주 잘한다.

     깜짝 놀라며 바라보는 올리비아에게 토비아스가 윙크를 날렸다. 대단하다.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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