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원탁회의(2)
    2023년 10월 07일 22시 46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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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이번 일은 아델레의 독단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 마르츠 후작가로서는 이 파혼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셰인하이트 가문과의 약혼을 정식으로 인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질베스터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도 모두 이 때문이었다. 공주가 한 말을 왕이 무마시키지 않도록 진상규명에 힘썼다.

     그렇게 신변 정리를 마쳐서, 떠날 준비도 완벽하다.



    "음! 재상 공의 의견에 동의한다!"

    "저도."



     셰인하이트와 자우어란트 두 당주가 입을 모아 말하자, 보수파는 뱀의 눈치를 보는 개구리처럼 움츠러들었다.



    "...... 인정하지."

    "그럼 앞으로 왕녀 전하를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계승권을 박탈한다."



     국왕은 손쉽게 딸을 내버렸다. 이미 마음을 정했는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저울질한 결과, 자신의 왕위가 위협받는 것보다 딸의 계승권을 박탈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덧붙여, 왕궁을 떠나 서쪽의 별궁에서 지내도록 명령하지. 그 상인은 작위를 줄 것이 아니라, 왕도에서 추방하라."

    "알겠습니다."



     국왕의 말을 들은 재상이 주변을 살피자, 보수파 귀족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것도 그렇다, 애지중지해던 왕녀를 그렇게 할 줄이야.



     그녀가 실패해도 왕이 감싸줄 거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델레 공주 외에 정당한 공주는 한 명뿐. 그동안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둘째 왕녀다)



     예의 야회가 끝난 후 재상도 서둘러 병사를 출동시켰지만, 별궁에 둘째 왕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별궁 주변을 배회하던 수상한 기사들을 체포했다.



     심문 결과, 기사들은 보수파 귀족의 명령을 받고 둘째 왕녀를 데려가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를 포섭해서, 제1왕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한 보험으로 자신들의 파벌에서 적당한 자식과 약혼시켜 부군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상어의 송곳니가 짤랑거리는 목걸이를 한 자우어란트 변방 백작이 말했다.

     남쪽 바다에는 상어가 출몰한다. 그것을 물리쳐야만 진정한 '바다 사나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실은 얼마 전, 우연히 제2왕녀 비앙카 전하가 누군가에게 습격당하고 있는 것을 우리 영민이 발견하여 현재 제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팔짱을 낀 자우어란트 변방 백작의 말에, 보수파 귀족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했다.



    "뭐라고?"



     그중 한 명인 유저인 백작이 의아한 소리를 내었다. 기사들이 실토한 주모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별궁에 난폭한 기사가 나타난 모양이라서. 대체 경호 체계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전하의 신변 안전을 위해 당분간은 저희 집에서 쉬게 해 드릴 생각이다."

    "제, 제멋대로잖아!?"

    "우리 자우어란트는 비앙카 전하의 후견인이 되기로 했으니, 주군의 보호는 당연한 것이지. 제대로 된 하인도 없는 그런 곳에 가둬둘 수는 없는 일."



    (그렇군. 비앙카 전하를 확보한 자는 자우어란트 경이었는가)



     원탁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아무래도, 앞으로도 소란은 계속 일어날 것 같다.



    "의제에서 벗어났지만..."



     재상은 손을 들어 다시 한번 발언을 한다.





    "아들의 약혼이 성사되었으니, 저는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대신해 왔던 집무는 폐하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자, 잠깐만."

    "그동안 제가 필요 없다고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원하시던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재상이 말하자, 그동안 그를 싫어했던 국왕이 당황했다.



     아들이 부군이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마르츠 경과 부인도 사위와 함께 셰인하이트에 오시면 어떻겠나!? 여러 가지로 가르침을 청하고 싶네만!"

    "오, 그거 좋군요."

    "우리 영지에서 잡히는 맛있는 연어를 대접해 주지!! 크하하하!!"



     셰인하이트 변경백의 제안에, 재상은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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