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왕녀가 본 세계 1
    2023년 10월 06일 23시 02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본래 스핀오프는 다른 소설로 분류하여 번역하지만, 이건 작가가 같고 원작의 분량이 적으며 스핀오프도 평가가 매우 좋아서 같은 소설로 번역하겠음.

     


     

    "......곤란하게 되었어."



     좁은 별궁의 구석에서, 제2왕녀 비앙카는 당황하고 있었다.

     화려하지 않은 인테리어와 가구, 옷장도 없는 방의 벽에는 몇 벌의 수수한 드레스가 걸려 있다.



     달밤의 빛이 비치는 실내에서, 그녀의 단아한 은빛 머리카락이 반짝거린다.



     이제 막 열여섯 살이 된 비앙카는, 엄청난 추문을 듣게 된다.



    ""제1왕녀 아델레가 애인을 데리고서 재상의 아들에게 파혼을 명령했다.""

    ""왕도 인정한 일이라며, 누명을 벗을 기회까지 빼앗아 버렸다.""

    ""셰인하이트 변방백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고서, 강압적으로 결혼을 강요했다."""



     모두 비앙카가 잠든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



     신분이 낮은 측실의 딸이자 둘째 왕녀인 비앙카는, 언니이자 첫째 왕녀인 아델레와 분명 차별당했다.

     왕궁에서 살지 못하고 별궁으로 쫓겨나 왕족답지 않은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



     반대로 왕은 첫째 공주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쏟았고, 어떤 생떼도 다 들어주었다.



    (머리가 아파. 설마 언니가 질베스터 님을 버릴 줄이야)



     비앙카는, 이대로라면 이 나라가 서서히 쇠퇴해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앙의 귀족들은 사치를 부리며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만 관심이 있다.



     북쪽의 셰인하이트와 남쪽의 사우어란트 같은 변방의 백성들이 국방의 핵심이라는 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언니의 폭언을 참지 못하고 반박한 결과, 비앙카는 모든 야회의 참석을 금지당했다.



    ㅡㅡ그래도 질베스터 님이 부군이 된다면.



     이 생활과 나라의 방향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참으면 된다고 믿었는데.



    "...... 하필이면, 파혼. 그것도 횡령이라는 근거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서...... 어차피 조작한 일은 금방 들통날 텐데."

     

     게다가 셰인하이트 가문까지 모욕하다니. 어이가 없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는 비앙카의 앞에서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창밖에서 갈색 피부의 인물이 소년 같은 미소를 지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 인물이야말로, 자고 있던 비앙카를 깨워 방금 전의 정보를 알려준 사람이다.



     비앙카의 침실은 2층에 있다. 침대 옆에 있는 창문은, 밖에서 보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높이에 있다.



    "알반, 그렇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걸."



     어렸을 때 알게 된 그 사람은, 별궁에 있는 비앙카에게 자주 찾아왔다. 그리고 바깥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거의 가택연금에 가까운 상태의 비앙카에게, 알반이 알려주는 정보는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것이었다.



    [비앙카, 이것 좀 봐. 시장에서 팔던 견과류야]



    [비앙카. 오늘 성 아래에서 축제가 열렸대. 이것 봐, 기념품이야]



    [비앙카. 이 나라의 정세가 그리 좋지 않아. 재상이 애쓰고 있지만, 좀 힘들지도 모르겠어]



     어른이 될수록, 그 내용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ㅡㅡ분명 알반은 어딘가 귀족 출신일 거야.



     왕궁밖에 모르는 비앙카도 그렇게 느낄 정도로, 알반의 지식량과 식견은 대단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가정교사도 없던 비앙카는 그 사람이 주는 책과 신문을 보면서 자랐다.



     나이는 별반 다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알반은 영리했다.





    "그럴 일은 없어, 넌 제2의 공주잖아. 앞으로 이 나라는 험난해질 거야. 재상파와 셰인하이트를 적으로 돌렸으니까."

    "하지만 ......내게는 정말 아무것도 없어."



     눈물을 지은 비앙카는 친구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붉은 눈동자.



    (어라 ...... 붉은 눈동자 ......?)



    "저기 알반, 너......"



     비앙카가 그렇게 말을 꺼냈을 때, 별궁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

    "칫. 바로 보수파 녀석들이 포위하러 왔구나. 비앙카, 이쪽으로 와!"

    "어, 어어!?"



     오라고 해도 그곳은 2층 창문이다. 나무 위에 있는 알반이 손을 내밀고 있지만, 비앙카는 지극히 평범한 소녀다.

     그 영지의 영애와는 다르다.



    "빨리!"

    "으, 으아아~"



     반쯤 자포자기한 비앙카는, 부름에 따라 창밖으로 뛰쳐나갔다.

    728x90

    '연애(판타지) > 신랑감을 찾던 야회에서, 재상의 자식이 파혼당해 나와의 결혼을 명령받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왕녀가 본 세계 2(2)  (0) 2023.10.06
    제2왕녀가 본 세계 2(1)  (0) 2023.10.06
    6  (0) 2023.10.06
    5  (0) 2023.10.06
    4  (0) 2023.10.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