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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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06일 22시 40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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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위로 맞이하기로 정해진 질베스터는, 이미 셰인하이트 영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꾸지람을 할 때도 있고, 칭찬할 때도 있다. 사탕과 채찍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그의 솜씨에, 클라우디아의 아버지도 이미 그의 심취하였다.



    "...... 나의 질베스터 님이었는데..."



     클라우디아는 질베스터와 아버지를 향해 가만히 시선을 돌렸다.

     집무실에서 이 영지의 운영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인데, 두 사람은 계속 이런 식으로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님도 참, 저렇게 반짝이는 눈으로 질베스터 님을 바라보다니......! 질베스터 님도 정말 멋진 미소를 짓고 계셔)



     클라우디아가 넋을 잃고 질베스터를 쳐다보자, 연두색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눈꼬리를 내리며 달콤하게 미소 짓는다.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클라우디아 님."



     마음속으로 말할 셈이었지만, 그만 입에 담은 것 것 같다. 눈을 동그랗게 뜬 질베스터가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사위 공, 또 오시게! 내 딸을 부탁함세!"



     그야말로 커다란 곰 같은 체격의 변경백이, 크하하 웃으며 방을 나간다.

     아버지가 떠나자, 방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왕도와는 다른 환경의 이 땅에서, 질베스터는 뛰어난 지식으로 영지 경영에 힘쓰고 있다.



     그날의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클라우디아에게는 운명의 만남이었다.



    (언젠가 질베스터 님이 나를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



     그의 신상은 알고 있다.

     여왕의 통치 아래에서 부군이 되기 위해 왕족의 교육을 받은 그에게, 풍요롭지 못한 이 변방에서 사는 것은 불만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오랫동안 공주의 약혼남이었던 질베스터의 마음이 하루아침에 클라우디아에게로 향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ㅡㅡ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생각은 없지만.



     결심을 굳힌 클라우디아가 고개를 들자, 표정을 잃은 질베스터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도 보이지 않는다.



    "...... 질베스터 님?"



     고개를 기울여 그의 이름을 부르자, 질베스터는 책상에서 떨어져 천천히 클라우디아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부드럽게 왼손을 잡혔다.



    "클라우디아 님. 내 마음은 이미 전달한 줄 알았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네......?"

    "그날 당신이 하늘에서 내려왔을 때부터, 저는 당신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내 마음은 당신 것이었습니다."



     가볍게 들어 올린 클라우디아의 왼손 약지에, 질베스터는 부드럽게 입술을 떨어뜨렸다.

     그대로 시선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빛에, 클라우디아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저, 제가 또 마음의 소리를 말했었나요......!?"

    "네,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마음을 원한다고요."

    "아이 부끄러워요."



     얼굴을 붉히는 클라우디아를, 질베스터는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런 부분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어머......!"



     평소에는 무의식적으로 패기를 발동하는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이 영애가, 자신과 함께 있을 때만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것은 질베스터만이 알고 있다.

     언제부턴가 부풀어 오른 마음이 그녀보다 더 깊고 무거워졌다는 것을, 클라우디아는 알지 못할 것이다.



     ㅡㅡ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은 두 사람은 부드럽게 입술을 맞추었다.







     이후의 셰인하이트의 번영은 말할 것도 없다. 훌륭한 남편을 둔 여걸 클라우디아의 통치기간은 유례없이 풍요로웠다.

     클라우디아와 셰인하이트에게 손을 대면 그녀의 남편의 손에 의해 합법적으로 무자비한 응징을 당했다. 물론 클라우디아에게 얻어맞고 나서.



     그 사이의 왕도는 왠지 시끄러워 보였지만, 행복한 두 사람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셰인하이트의 웅녀를 함락시킨 남자'인 질베스터를, 영민들도 무척이나 아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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