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 첫사랑의 대상의 첫사랑이었던 사람 3
    2023년 10월 05일 23시 28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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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다 무슨 일이야?"





     어린이방에 나타난 리카르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늘 아침 유모 앨리스와 집사로부터 리디아의 첫사랑에 대한 보고를 받은 리카르도는, 급히 볼일을 마치고 어린이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딸이 "아빠~!" 하고 울면서 매달렸다. 사랑하는 아내도 "리카르도 ......!" 라고 애타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 뒤에는 장난감이 널브러져 있고, 의자도 쓰러져 있다. 그리고 귀여운 아내는 어째선지 다용도 공간의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이것은 대체?)



     일단 사랑하는 딸을 안은 리카르도는, 울고 있는 그녀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리디아, 왜 그래?"

    "아빠, 아으...... 엄마, 엄마의, 으으으......"

    "리디아, 자, 천천히 숨을 쉬어볼까. 뭔가 슬픈 일이 있었니?"

    "리가 아니라 ...... 엄마의...... 으에엥."

    "...... 그래, 슬픈 일이 있었구나. 그럼 제대로 울어야겠구나."

    "아빠~!"



     리카르도의 말에, 리디아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기 시작한다.



     그런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리카르도는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 마리아, 무슨 일이 있던 거지?"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 그래? 앨리스, 너는 어때?"

    "아, 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가씨께서 아내의 첫사랑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갑자기 침울해버려서요."

    "첫사랑!?"

    "애, 앨리스 씨!"



     리카르도는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이며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마리아는, 새빨개진 얼굴로 비명을 지르듯 소리를 질렀다.



    "마리아의, 첫사랑......!"

    "자, 잠깐만. 리카르도, 음, 지금은 그 얘기보다."

    "아빠. 어, 엄마의, 첫사랑은...... 키가 큰, 남자래......"

    "리디아!?"

    "...... 키가 큰 남자......라고......!"

    "리, 리카르도?"

    "아빠도 엄마가 첫사랑이니까, 리의 마음을 알ㅡㅡ"

     

    "콜록콜록콜록."

    "아빠!?"



     리카르도가 갑자기 기침을 하자, 리디아는 눈물도 잊고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혼란에 빠진 가족들의 대화를 본 유모 앨리스와 시녀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웃음을 억눌렀다. 그리고 수행자 같은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리디아. 내 첫사랑이...... 아니, 어째서 그걸."

    "......? 아빠의 첫사랑은 엄마 맞지?"

    "아니, 그건, 그......"

    "...... 리카르도, 그랬어? 카라 씨는?"

    "그, 그러니까......"

    "엄마, 몰라? 아빠의 첫사랑의 상대는 엄마고, 아빠는 엄마를 무지하게 좋아하고 있어."

    "콜록콜록"

    "캘룩캘룩"

    "아빠!? 엄마!?"



     갑자기 기침을 하는 두 사람을 본 리디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옆에서 견디다 못한 유모 앨리스도 기침을 하는 척하며 웃고 있다. 아무래도 그녀의 복근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 같다.



    "아빠, 엄마. 둘 다 감기에 걸렸어. 엄마 것이 감염됐어!"

    "괜찮아, 리디아. 그렇군......"

    "그래, 괜찮아. 감기는 아니라고 생각해."

    "근데 둘 다 얼굴이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는데!?"

    "괜찮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

    "그, 그래. 제대로 얘기해야겠어."

    "응, 그래. ㅡㅡ마리아의 첫사랑은 누구지?"

    "그쪽이었어!?"



     마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리카르도는 마리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서, 리디아를 안고 소파에 앉았다.



     리디아는 리카르도의 무릎에 앉은 채, 안절부절못하며 리카르도를 바라보았다.



    "아빠......"

    "리디아는 엄마의 첫사랑이 궁금하겠지. 아빠도 그래."

    "응."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엄마한테 잘 들어보자."

    "응!"

    "잘 들어본다니!?"

    "물론이지. 중요한 안건이야. 그래서, 리디아."

    "맞아! 아빠는 이야기를 잘해......!"



     리디아는 갑자기 나타난 든든한 아군에게, 응원의 뜻으로 눈을 반짝인다.

     마리아는 갑자기 나타난 적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전에, 리디아가 왜 엄마의 첫사랑 상대가 신경 쓰이는지 물어봐도 될까?"

    "...... 비밀이야."

    "응?"

    "첫사랑은 양념이 되는 거야. 아빠도 엄마에 대한 마음을 숨기고 있었던 만큼, 아주 들떠했잖아?"

    "쿨럭쿨럭쿨럭"

    "아빠~!"



     기침을 하는 리카르도, 덩달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떨고 있는 마리아. 그리고 리디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좋아하는 아빠를 걱정하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결과 찾아온 비극이다.

     시녀들은 차례로 탈락하여 차례로 어린이방을 빠져나갔다. 말없이 견디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터다.



    "아빠, 분명 병이 심해졌어. 침대에 가야겠어."

    "괘, 괜찮다, 리디아. 어서 이야기를 이어가자."

    "하지만 아빠가 걱정돼."

    "고맙구나, 리디아는 착한 아이야."

    "응! 아빠의 아이니까!

    "착하지. 그래서 말인데, 리디아. 리디아는 어쩌면 사랑에 대한 방법을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어?"



     새로운 정보의 기척에 저격수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인다.

     그 모습에 리카르도는 미소를 지었다.



    "비밀스러운 사랑은, 결국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해야만 하는 거란다."

    "그랬어?"

    "응. 그래야만 상대와 친해질 수 있잖아?""

    "......! 화, 확실히 그래!"



     놀란 표정의 리디아에게, 리카르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말인데, 리디아. 아빠는 리디아를 응원하고 싶단다. 리디아의 첫사랑이 누구인지 말해 줄래?"



    (와...... 리카르도 잘하네......!)



     마리아는 감탄했다.

     그리고 남편의 든든한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리디아는 리카르도의 말에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고민에 빠졌다.



    "어, 어떻게 해야 할까............."

    "응."

    "아빠도 응원해 줄 거지?"

    "물론이지."

    "......"



     리디아는 리카르도의 무릎 위에 안겨있던 리디아는, 리카르도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는 볼을 붉게 물들이며 슬쩍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마리아는 눈을 부릅떴다.



    "...... 엄마야."



    "어?"



    "리의 첫사랑은, 엄마야......"



     그렇게 말하고서, 리디아는 부끄러운 듯 다시 리카르도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작은 어깨는 떨고 있고, 뒤에서 보이는 귀는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마리아는 그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넘어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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