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의 돌발 발언에, 클로디아뿐만 아니라 나와 리카르도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우리들을 보며, 리디아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미소 지었다.
"아빠, 엄마, 저기. 사실 나도 엄마랑 클로디아의 머리 색깔이 부러웠어......"
그리고 사랑하는 딸 리디아는, 나와 남편 리카르도를 올려다보며 한 가지를 제안했다.
나와 남편은 딸바보라서, 그 귀여운 제안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협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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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이것 봐, 은색이야!"
2주 후 주말, 어린이방으로 달려온 것은, 은빛 머리로 변신한 클로디아였다.
찰랑거리는 은실을 행복하게 흔들고 있다.
어린이방에서 장남 해롤드와 차남 레날드를 돌보고 있던 나와 남편은, 어린이방에 나타난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미소 지었다.
"응, 귀여워. 잘 어울려."
"정말 귀엽구나, 클라우디아."
"응! 리 언니의 색이니까!"
가슴을 펴는 클로디아는 정말 귀엽다.
어린 시절의 리디아를 연상시키는 그 모습에, 나도 남편 리카르도도 나도 모르게 눈꼬리가 내려간다.
"클로디아. 마법의 날은 오늘뿐이니, 제대로 즐겨야 한다?"
"싫어! 클라우디아는 계속 이대로가 좋아!"
"마법의 날은 정해진 날에만 찾아오는 법이란다."
"시러~!"
고개를 붕붕 흔드는 클로디아의 모습에, 나도, 남편도, 유모 샬롯도 쓴웃음을 짓는다.
장남 해롤드와 차남 레날도는 둘이서 사이좋게 클라우디아를 올려다보고 있다.
사실 오늘은 리디아의 제안으로 '머리 색깔 교환의 날'ㅡㅡ즉 가발을 쓰고 꾸미는 날로 정한 것이다.
단, 네 살짜리 클라우디아에게 가발을 씌우는 것은 두피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한정된 날에만 하는 것이다.
아주 사치스러운 지출이었지만, 좀처럼 떼를 쓰지 않는 딸 리디아의 부탁이다. 우리는 기꺼이 응했다.
참고로 사실 시녀들도 묘하게 의욕을 내었다. 그 결과, 클로디아는 보석처럼 예쁘게 완성되었다. 나는 여기서 시녀들의 진심을 엿보았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할까. 클로디아를 어떻게 설득하면 좋을까 ......)
내가 남편 리카르도를 올려다보니, 그도 곤란하다는 듯이 눈꼬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건 부부 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나와 남편 리카르도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문에서 한 사람이 나타났다.
"...... 엄마"
물론 나타난 사람은 리디아다.
리디아의 목소리에, 클로디아는 칭얼거리던 것을 멈추더니 반가운 표정으로 목소리를 낸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곳에 있던 것은, 틀림없는 천사였다.
푸근한 갈색 머리를 끝부분만 느슨하게 말아서 보라색 머리핀으로 반쯤 올려 묶은 모습이다. 평소의 투명한 아름다움과는 달리, 부드러운 과자 같은 달콤함을 연출하고 있다. 늘 심플한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서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던 리디아는, 오늘은 푹신푹신한 얇은 원단을 덧댄 연한 복숭아색 나들이용 드레스를 입고 있어서, 손에 닿을 듯 말 듯한 친근한 사랑스러움을 발산하고 있다.
옅은 화장을 한 그 얼굴은 살짝 상기되어 있고, 부끄러워하면서도 기쁜 듯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 나를 보고 있다.
나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어, 뭐야, 귀귀귀귀여워~!? 대단해, 너무 놀라워서 내 어휘력이 사라져 버리겠어!?)
"리, 리, 리, 리, 리."
"ㅡㅡ엄마!"
리디아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달려왔다.
솜사탕처럼 폭신폭신한 소녀가 사랑스러운 기운을 뿜어내며 달려온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나는 떨기만 할 뿐 제대로 반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리디아는 그런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내 팔에 꼭 껴안았다.
나, 나는 지금부터 이 귀여운 아이와 데이트를 하러 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