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해(2)
    2023년 10월 04일 21시 50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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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저녁.

     리디아는 시계를 보며 "이 시계, 멈추지 않으려나?" "내일이 되는 거야? 오늘이 끝나는 거야?" 라며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시계가 멈춰도 시간은 멈추지 않으니 진정했으면 한다. 어떡하지, 딸의 귀여움이 넘쳐나고 있어.



    "리디아. 사실 부탁이 하나 있는데 괜찮겠니?"

    "엄마, 왜? 오늘은 엄마의 날이니 뭐든지 들어줄게!"

    "고마워! 저기, 나랑 리디아는 아주 친한 사이지?"

    "응!"

    "그러니까, 리디아가 고민하는 일이 있으면 나한테만은 말해줬으면 좋겠어."

    "......"



     리디아는 보라색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리디아는 정말 의젓한 아이야. 리디아가 언니답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 자랑스럽고, 내 자랑이란다."

    "......! 응. 리디아는 의젓한 아이야!"

    "하지만 조금 외로워. 나는 리디아랑 같이 못 보내서 외롭다며 고민하고 있는데 리디아는 고민하지 않는 건가 싶어서."

    "......! 리, 리도 ......하, 하지만, 리는 언니니까..."

    "응. 그러니까, 친한 나한테만 비밀로 가르쳐 줄래?"



     나는 입을 벌리며 나를 쳐다보는 리디아를 안아주었다.



    "리디아는, 외로웠니?"

    "...... 외롭지 않았어."

    "그래? 나는 이렇게나 많이 리디아를 안아주고 싶었는데......."

    "...... 괜찮은걸."

    "그래? 친한 나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거니?"



     리디아는 조용히 내 가슴에 매달려 있다.

     그렇게 그녀를 껴안고 은빛 실타래를 쓰다듬고 있자, 리디아의 중얼거리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리는 언니니까. 그래서 괜찮지만."

    "응."

    "엄마한테만 특별히다? 비밀이야?"

    "응."



     그렇게 리디아는 내 귀에 대고 많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럼 비밀을 알려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가장 친한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 줄게." 라고 말하고서, 나는 그날 밤 리디아가 잠들 때까지 계속 리디아의 곁에서 그녀를 보살펴주었다.





    ****



    "그래. 리디아는 진정될 것 같구나. 다행이다."



     부부의 침실에서, 남편 리카르도는 내 보고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나는 소파 옆에 앉아 안도하는 리카르도를 바라보며 따뜻한 카모마일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사실 리디아의 상태가 걱정된다고 말한 것은 리카르도였다.

     나도 걱정이 되었지만, 리카르도는 리디아와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리디아의 외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것 같았다.



    "정기적으로 이런 날을 정하자."

    "그래. 고마워, 리카르도."

    "고맙다는 말은 내가 해야지. 몸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나서줘서, 정말 고마워."

    "후후. 유모 샬롯도 있고, 시녀도 많이 붙여주고 있으니 난 괜찮아."



     정말로, 리카르도는 내게 잘해주고 있는 것이다.

     리큐어 백작가의 아이는 납치범들의 표적이 된다고 하여, 리디아에게도 클로디아에게도 함부로 사람을 붙일 수는 없다.

     그래서 유모와 시녀를 고르는 데도 꽤나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카르도는 우리 가족을 위해 면밀한 인물 조사를 하여,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모아주었다.



     나는 그 생각에 기뻐서, 그 기쁜 마음으로 리카르도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러자 리카르도가 살짝 볼을 붉히며 내 어깨를 안아주었다.



    "마리아, 왜 그래?"

    "다음은 리카르도야."

    "어?"

    "리디아처럼 정기적으로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다음에는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갖자."



     내 어깨를 안은 채 굳어 있는 리카르도의 가슴에, 나는 몸을 밀착시킨다.



    "후후. 리디아를 빼닮은 남편이랄까? 리디아만큼이나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건 다 들켰거든?"

    "......! 아니, 하지만 ......네, 네가 쉴 시간도 필요하니까."

    "그건 그거대로 나중에 생각해 볼 테니 괜찮아. 리카르도가 데려온 시녀들도 도와줄 테고."

    "그, 그런가 ...... 아니, 하지만."

    "내가 리카르도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외로웠어. 리카르도는 외롭지 않았어?"



     내가 그를 올려다보자, 리카르도는 눈을 크게 뜨며 그 아름다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정말 귀여운 남편이다. 내가 쿡쿡 웃자, 리카르도는 눈물을 글썽이며 분해하는 표정이었다.



    "넌...... 점점 소악마가 되는 것 같아."

    "그래?"

    "응. 처음에는 천사였는데, 어느새 나도 리디아도 네 손바닥 위에서 굴러다니고 있으니......"

    "분명 사랑하는 남편이 구슬리는 바람에, 타락한 걸지도."

    "......!"



     나는 당황한 그의 뺨에 키스를 하고서, 귓가에서 "비밀로 해줄 테니, 릭도 고민거리를 많이 가르쳐줘."라고 속삭였다. 그리고 "잘 자, 우리 남편."이라고 말하고서 침대로 향했다.



     그렇게 평소처럼 잠자리에 누워서 리카르도를 기다렸지만, 리카르도는 한동안 침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을 소파에 앉아서는 "내 아내는 ...... 귀엽다 ...... 꼬마 악마 ......!"라고 중얼거리며 무언가와 싸우는 듯한 모습에, 아무리 나라도 조금은 과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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