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3 의붓딸과의 만남 ※과거편
    2023년 10월 01일 21시 11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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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거슬러, 계약결혼 한 달째.



     나는 매일 어떤 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



     리카르도 리큐어 백작과의 계약은 1년.

     그동안 계약부인인 나는 당연히 리큐어 백작의 저택에서 지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리큐어 백작의 딸인 리디아다.



    (6살 소녀에게 [안녕, 1년 기한의 계모란다~!])



     환영하든 거절당하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사실, 나는 처음에는 리디아를 만나지 않으며 생활하게 된 것이다.



     귀족의 자녀는 기본적으로 8~9살 무렵까지는 어린이방에서 생활한다. 식사도 어른들과는 별도로 어린이 방으로 옮겨진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엄마]에 불과한 나와 의붓딸 리디아는, 별다른 접촉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







     ㅡㅡ라는 것이 어른들의 얄팍한 생각이었다.






    (............ 있어 ......)



     어른들만 들어갈 수 있는 카페룸에서 원예 책을 읽고 있던 나는, 대각선 뒤에서 따가운 시선을 느낀다.



     틀림없다.

     범인은 이 집에 숨어 있는, 앳된 저격수다.



     그러나 나는 돌아보지 않는다.

     여기서 뒤돌아보면 패배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 싶다.



     귀여운 저격수가 필사적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눈빛으로 나를 죽이려고 든다. 백은의 찰랑거리는 생머리의 천사가, 두 손을 꼭 쥐고 뜨거운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처음 봤을 때는 그 파괴력에 기절하는 줄 알았다.

     녀석은 귀엽다.

     귀여운 것이다 .......



     하지만 이대로 이 다실에 있으면 금방이라도 말을 걸어올 것 같은 분위기다.

     이건 위험하다.

     그러고 보니, 동방에서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제일이라는 말이 전해진다고 한다 .......



    "마사, 나 마당으로 갈게."

    "네, 마...... 그러는 편이 좋겠네요."



     내 시녀가 된 52세인 마사는 공기를 읽으며 차 세트를 가져다준다.

     리디아 앞에서 나를 마님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설령 임시더라도, 내가 그녀의 '어머니'라는 존재임을 알려서는 안 된다.



     힐끗 마사를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그러고 보니 아까까지 있었던 또 한 명의 시녀가 사라졌다.

     음, 오늘도 빈틈없는 모양이다.



     나와 마사가 마당으로 이동하는 동안, 작은 스나이퍼는 꼬물꼬물 이쪽을 따라다녔다.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나도 마사도 천천히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내쫓으면 안 된다. 뒤돌아보면 안 된다. 고문 타임이다.



    (빨리 ...... 빨리 와 ......!)



     마사와 함께 입술을 깨물며 떨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어머 아가씨! 드디어 찾았어요, 또 어린이방에서 빠져나오다뇨!"

    "앗, 아, 안 돼! 큰소리는 안 돼, 앨리스!"

    "자자, 방으로 돌아가요~"

    "싫어! 안 돼, 리는 아직 ......시, 싫어어어어!"



     앳된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음, 오늘도 귀여운 스나이퍼는 배제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마사와 얼굴을 맞대며 실소를 터뜨렸다.



    "마사. 이거, 앞으로 11달 동안은 계속되는 거지?"

    "그렇습니다."

    "이제는 한계가 아닐까."

    "백작님과 상의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래. 그렇게 할게 ......"



     리큐어 백작에게 상담하는 것은 솔직히 내키지 않는다.

     왜냐면, 미인계 공세가 멈춘 지 몇 달이 지나서야 겨우 안색이 조금 정상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그 불쌍한 사람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어쨌건 그의 딸의 문제다.

     이건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다.



     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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