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4 백작님과의 상담 ※과거편
    2023년 10월 01일 21시 28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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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디아가 그런 짓을?"

    "네."



     집무실에서, 리큐어 백작은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의 집무실에는 나와 리큐어 백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집사와 메이드장, 그리고 리디아의 유모인 앨리스도 함께 있다.

     이는 내가 백작님을 배려한 것이다.



     어쨌든 그가 마티니 남작가에 피신해 왔을 때의 모습은 정말 불쌍했던 것이다.

     수많은 미인계를 경험한 탓에, 여성과 실내에서 둘만 있어도 멀미를 해버리는 상태라 솔직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지만, 진심으로 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참고로 그는 왠지 나와 실내에서 둘이 있는 것은 어느 정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계약결혼 상대자로 선택된 것이고, 첫날밤에 나와 단시간이지만 둘만의 침실에 있는 것도 문제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나는 가능한 한 그와 단둘이 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리디아 님이 마님에게 접근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감시하는 시녀를 늘렸지만, 이번엔 한밤중에 빠져나가려고 해서요."

    "...... 앨리스, 네 의견을 듣고 싶은데."



     유모 앨리스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리디아 아가씨는 아마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아요. '어머니'라는 존재를 너무나 간절히 원하고 있으니까요 ......"

    "애초에 리디아는 어떻게 마리아의 존재를 알아차린 거지?"

    "아이는 집 안의 일을 잘 알아차리는 법이에요. ...... 그."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도 상관없다. 괜찮다면 듣고 싶다만."

    "...... 마리아 님께서 오신 뒤로는 백작님의 컨디션도 좋아지고, 저택의 분위기도 밝아졌습니다. 리디아 아가씨는 그런 백작님과 저택의 변화를 눈치채고 흥미를 가져 탐색을 시작한 결과, 아마도 자신의 어머니가 될 여자의 방에 마리아 님이 드나드는 것을 눈치채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유모 앨리스의 말에, 백작님은 왠지 모르게 입술을 가리고는 볼을 살짝 붉혔다.

     그리고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홱 돌렸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나였지만, 집사도, 메이드장도, 유모 앨리스도 훈훈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백작님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지셨네요. 저도 여기 온 보람이 있어요!"

    "......그래, 그렇구나. 맞아, 네 덕분이야. 고마워."

    "하지만 백작님, 오늘의 몸상태는 괜찮으세요? 얼굴이 조금 붉은 느낌인데요."

    "괘, 괜찮아!"



     백작님의 초조해하는 모습에 집사는 눈을 깔았고, 노령의 메이드장은 키득거리며 웃고, 유모 앨리스는 기뻐하고 있다.

     도대체 뭐가 이상한 건지.



    "리디아의 일 말인데, 주말에 말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백작님을 제외한 네 사람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결혼식(비밀결혼식) 때에도 필사적으로 숨겨왔는데, 이제 와서 리디아에게 진실을 말하게 되는 건가.

     뭐,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백작님. 리디아 님께 어디까지 말씀하실 건가요?"

    "너와 계약결혼을 했다는 것. 기한은 1년이라는 것도."



     리큐어 백작은 계약결혼이라는 사실을 리디아에게 모두 알려줄 생각인 모양이다.



    "...... 리디아 님은 비밀을 지킬 수 있을까요?"



     나는 당황하면서도 리큐어 백작에게 물었다.



     리디아에게 계약결혼이라는 사실을 비밀로 한 것은, 시한부의 어머니라는 존재가 그녀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아이인 그녀가 계약결혼이라는 비밀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해다.

     마을에 나갔을 때 갑자기 "나한테도 1년짜리 엄마가 생겼어!" 라고 말할 수도 있으니까.



    "그건 뭐, 어떻게든 되겠지."



     리큐어 백작은 차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다른 세 사람도 의아한 표정으로 리큐어 백작을 쳐다보고 있다.



    "문제는 너를 좋아하게 된 리디아의 마음인데 ...... 이미 들통이 났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죄송합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내 잘못이다. 6살로 성장한 리디아의 행동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어."

    "아이들 사이에서, 리디아 아가씨는 아직 어린아이인 것 같았지만요."

    "선물하는 장난감이 유치하다며 리디아 양이 투덜대고 있었어요. [나는 이미 숙녀인데!]라고 말하셨지요."

    "...... 그런가. 조심하도록 하지."



     키득거리는 집사와 메이드장에게, 리큐어 백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리디아 대책은 리큐어 백작에게 맡겨지게 되었다.



    "마리아. 너도 함께 해."

    "저도요!?"

    "응."



     아무래도, 주말에 드디어 귀여운 의붓딸과 대면하게 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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