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4화 세실리아 맥머든(1)
    2023년 09월 24일 22시 31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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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뭔가요?"



    "백작 각하께 드릴 네 이력서야. 이름, 나이, 출신지 등 필요한 사항을 적었으면 해."



    "알겠습니다."



     라이작은 세실리아에게 펜을 건넸다.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 써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세실리아가 이력서를 작성하는 동안, 라이작은 렉트를 옆방으로 초대했다.



    "이야, 그녀가 그럴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잖아. 어떻게 설득했어?"



    "...... 형님, 아시면서 묻지 마세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요."



    "그렇겠지. 그녀에게서 확고한 신념을 느낄 수 있었어. 하지만 어젯밤 내가 권유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라이작이 묻자, 렉트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짜증을 드러냈다.



    "...... 어젯밤, 왕도에 마물이 침입한 사건은 알고 계십니까?"



    "물론이지. 지금 왕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거잖아."



    "사실, 그 마물이 습격한 것은 우리가 타고 있던 마차였습니다."



    "뭐라고!? 그, 그래서 너는, 세실리아 양은 ......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데."



    "예. 다행히 부상자 없이 마물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의 그녀는 빛의 마법밖에 쓸 수 없어서,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문관인 나로서는 전투를 잘 모르지만, 밤의 마물과의 전투에서 빛은 필수겠지. 방금 그녀가 보여준 그 마법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 그렇군. 그런 일이......."



     그 열정은 생생한 전투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생각하자, 그 귀여운 소녀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조금만, 그 뭐냐, 좀 더 훈훈한 동기로 편입을 결정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아마 편입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쓴웃음을 짓는 렉트. 라이작은 그가 그녀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맞다. 분명 한 학기 동안은 임시 강사로 일했다고 들었는데. 2학기는 어떻게 할 거지? 세실리아 양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될 테니 연락이 잘 안 되지 않을까? 다시 임시 강사를 할 수 있도록 백작 각하께 부탁드려볼까?"



    "............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답에 시간이 오래 흘렀다.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론을 서두를 문제도 아니니, 라이자크는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두 사람이 응접실로 돌아왔을 때, 세실리아는 이력서를 바라보며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아, 자작님. 아뇨, 저기, 제 출신에 관한 건데요 ......저는 제가 살았던 마을의 이름을 모르겠어요."



    "마을 이름을 모른다고?"



     이력서를 보니 아바렌턴 변경백령 출신이라고 적혀 있지만, 어느 마을에서 살았는지는 적혀있지 않았다.



    "전 제 마을 이름은 신경 써본 적이 없어서요. 이번에 이력서를 쓰게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 그런 일도 있구나 ......"



     한숨을 내쉬는 세실리아에게 놀란 라이작. 하지만 외부와의 교류가 적은 작은 마을 등에서는 자신들의 마을을 그저 '마을'이라고만 부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아바렌턴 변경백령은 넓다. 세실리아는 그런 폐쇄적인 땅 출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독학으로 배운 마법의 우수성을 모르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참고로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실수로 맥마덴이라고 이름을 밝힌데 더해, 출신지의 이름까지 알려지면 더 이상 속일 수 없다고 판단한 멜로디의 고육지책이었다.



    "알았어. 출신지에 관해서는 변경백령이라는 것만 알면 충분해. 이대로도 괜찮아."



    "감사합니다, 자작님."



     이력서 내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서 그 뜻을 전했다.



    "네 이력서를 백작 각하께서 한 번 보시면 면담 날짜를 정하게 될 거야. 그때 연락을 주려고 하는데, 어디로 연락을 주면 좋을까?"



    "제 집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형님."



    "네 집에? ...... 설마 같이 살고 있는 건 아니지?"



    "서, 설마 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연락을 하기 위함이라고요!"



     정말 놀리는 맛이 있는 동생이라며, 라이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세실리아와 렉트를 배웅한 라이작은 곧바로 레긴버스 백작에게 연락을 취했다. 마족의 왕도 침입 사건 때문에, 재상 보좌관인 백작은 현재 왕성에 틀어박혀 있다.

     약속을 잡아도 며칠은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빨리 오라는 연락이 왔다. 라이작은 급히 왕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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