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3화 라이작을 만나자(1)
    2023년 09월 24일 21시 53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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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무도회가 끝난 다음 날 아침. 9월 1일.

     원래는 오늘부터 왕립학교가 새 학기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임시 휴교다.



    "아니, 뭐랄까, 올해의 학교는 항상 새 학기 초에 삐끗하네."



    "그렇게 평가하기에는 학교가 불쌍해. 애초에 이 경우는 게임 쪽이 더 문제였어. 봄 무도회에서 습격 사건이 있었는데도 다음 날 아침에는 정상적으로 수업이 시작되었잖아. 여름 무도회 후의 몬스터 침입 사건 이후에도, 다음 날 아침에는 정상적으로 2학기가 시작되었었고."



    "아, 그 부분은 확실히 게임과 현실의 대응이 다르네~"



     왕태자 크리스토퍼의 방.

     이른 아침부터 두 사람은 몰래 모여서, 어제의 반성회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맥스웰 님은 부르지 못하겠어."



    "뭐, 그 녀석이 있으면 게임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까."



    "믿을 만하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단 말이지...... 어젯밤의 보고 내용도 정리해야만 하고."



     어젯밤, 루시아나 일행을 보내주었던 맥스웰이 급히 왕성으로 돌아왔다. 후작가의 기사도 데리고 와서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 모습을 보고 대충 짐작이 간 크리스토퍼 일행은, 그의 방에서 사건의 경위를 듣게 되었다.



    "왠지 심야였고, 꽤 충격적인 내용인 것 같아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단 말이지."



    "사실 나도 그래. 서면으로 남긴 보고를 잘 확인하자."



     두 사람은 맥스웰이 남긴 서류를 다시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위치상 가장 유력한 히로인 후보였던 셀레디아 양이 아니라 루시아나 씨와 세실리아 씨 쪽에 몬스터가 나타날 줄이야. 셀레디아 양은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그래. 내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우수한 사람들이 지켜봐 주었으니까"



    "...... 너, 너무 나쁜 일을 청부하면 안 된다?"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거야! 상업 길드를 통해 알게 된, 예전에 마물지대를 탐사하던 사람들을 고용한 것뿐이라구. 정찰의 경험도 있어서 가끔씩 감시 같은 걸 부탁하는 정도야."



    "뭐, 알고는 있지만."



    "그럼 장난치지 마!"



    "그래서, 그 사람들 말로는 셀레디아 양한테는 마족이 오지 않았고, 바나르간드 대삼림에서 마족이 나온 곳도 보지 못했다고? 그곳, 엄청 넓은 곳인데? 그냥 못 본 거 아닐까?"



    "감시의 범위가 좁았던 건 인정해. 하지만 왕도에 접근할 때 특히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우선적으로 감시해 달라고 했으니, 전혀 감시망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러자 크리스토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설마 전이 같은 걸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



    "...... 잠깐, 그만해. 만약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더 이상 막을 방법이 없잖아."



    "하지만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능력이잖아. 마왕이라면 전이 같은 건 쉽게 할 것 같아."



    "우와, 게임 설정에는 안 적혀있지만 확실히 그럴 듯 해...... 어떡하지?"



     두 사람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도중에 조력자로 온 류크라는 남자는 누구래?"



    "루시아나네 집의 하인 겸 호위인 것 같아. 마법도 쓸 수 있고 엄청나게 강했던 것 같던데."



    "...... 왜 그쪽에는 감시를 하지 않았대?"



    "...... 솔직히 맥스웰 님한테만 맡기고 있었다는 것을 반성하고 있어. 척후한테는 몬스터의 침입 경로의 파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었으니까."



    "슬슬 일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좀 더 동료가 필요한 것 같아."



    "동감이야. 4월부터 계속 뒷북치는 느낌이 심해. 사실상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 우리들."



    "적어도 성녀가 누군지 명확히 밝혀지는 것만으로도 많이 달라질 텐데."



    "...... 분명, 전투의 막바지에 갑자기 맥스웰 님 외의 공격이 통과하게 되었다지?"



    "그런 것 같은데. 설마, 성녀의 힘인가?



    "모르겠지만 ...... 만약 그렇다면 루시아나나 세실리아 둘 중 하나라는 건데...... 둘 다 성녀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잖아."



     안네마리는 팔짱을 끼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성녀는 지금 단계에서는 미각성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 게임에서는 성녀 전용의 특수한 마법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어. 만약 일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완전 각성된 상태인데, 루시아나도 세실리아도 누구와도 인연을 맺지 않았잖아? 성녀는 공략 대상과 사랑의 맹세를 하고 나서야 완전 각성하는 거니까."





     어머니에게 위대한 메이드의 맹세를 해도 각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안네마리가 알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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