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2화 멜로디의 새로운 결의(2)
    2023년 09월 24일 21시 15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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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지?"



    "실은 부탁이 있어요."



    "부탁?"



    "네. 저를, 아니, 세실리아 맥머든을 왕립학교에 편입시켜 주세요!"



    "뭐라고?"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갑작스러운 일에 깜짝 놀라는 렉트.

     루시아나, 마이카, 폴라가 놀란 목소리를 냈다.



    (세실리아로 학원에 편입해서, 내가 직접 아가씨를 지켜줄 거야!)





    ◆◆◆





     멜로디 일행이 마물의 습격을 받기 조금 전.

     바나르간드 대삼림에서, 달빛이 비치는 나무 그늘이 요염하게 흔들리는가 싶더니 그림자 속에서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셀레디아 레긴버스다.



     잠옷 차림으로.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마물의 땅을 걷는다.

     즐겁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 바나르간드의 기척이 없어. 어딘가에서 암약 중인가 봐. 후후후, 마침 잘 됐네."



     달빛에 비친 그녀의 미소는 요염하고도 아름답다. 주위를 관찰하며 숲을 걷는 셀레디아. 그런 그녀 앞에, 눈치 없는 침입자가 나타났다.



    "크르르르르르르르!"



     하이더울프라는 늑대 마물이다. 일명 '밤의 사냥개'. 어두운 밤을 틈타 먹잇감을 사냥하는 위험한 마물이다. 하지만 셀레디아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입가에 손을 얹으며 요염하게 웃는다.



    "어머, 무서워라. 후후후후......"



    "크르르르르르르!"



     하이더울프는 유쾌함을 담아 으르렁거렸다. 부드럽고 맛있어 보이는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오늘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엄청난 착각인 줄도 모르고.......





     먹잇감을 가볍게 보고 있는 하이더울프는 눈치채지 못했다. 요염하게 입가에 뻗은 손. 그 손끝의 손톱이 뿌리째 검게 물들어가고 있는 것도. 그녀가 내포하고 있는 압도적인 마력의 존재에도.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이더울프는 울부짖었다. 그리고는 셀레디아를 향해 돌진하였다. 목숨이 아깝다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도망치는 것뿐이다!



    "하지만 당신, 미끼인 거죠?"



     하이더울프의 돌진을 가볍게 한 발짝 뒤로 뛰어서 피하는 셀레디아.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네 마리의 하이더울프가 공중에 떠 있는 셀레디아를 향해 사방의 나뭇가지에서 달려들었다.



     셀레디아, 위기일발!

     하이더울프들은 오늘 밤 부드러운 고기를 먹어치울 생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것을 실현할 수 없었다.



    "후후후, 자 어서 오렴. 내 귀여운 사냥개들아."



    "깨에에에에에에에에엥!?"



     그것은 한순간의 일이었다. 셀레디아가 손을 하늘로 올리는 순간, 그녀의 다섯 손가락 끝에서 새까만 선이 튀어나왔다. 하늘로 올라갔다가 곡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지는 그것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이더울프의 심장을 관통했다.



     가볍게 착지했을 때, 서 있는 것은 오직 셀레디아뿐이었다. 검은 선, 아니 검게 물들어서 길게 뻗은 셀레디아의 발톱에 심장을 관통당한 하이더울프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있다.



     

     이내 안개 같은 검은 마력이 늑대들에게서 흘러나왔고, 하이더울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서서 그녀의 앞에 정렬하여 부드럽게 엎드렸다.



    "후후후, 착하구나. 내 '사냥개'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셀레디아의 시선은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 나무 그늘로 향했다. 늑대들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줄을 지어 그림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나무 그늘 속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다 보고 나서야, 셀레디아도 그림자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레긴버스 저택의 셀레디아의 방.

     방구석의 그림자에서 다섯 마리의 하이더울프, 그리고 셀레디아가 모습을 드러낸다.



    "자, 가렴. 그리고 방해꾼을 제거하는 거야."



     방의 창문을 열자, 다섯 마리의 늑대는 가볍게 뛰어나갔다.



     셀레디아를 방해하는 자를 죽이기 위해. 그녀는 춤을 춘다, 방 안에서 혼자.



    "세실리아, 그것은 내 이름...... 내가 받아야 할 이름."



     셀레디아는 노래한다.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여름 무도회에서는 맥스웰 님이 날 파트너로 초대할 거야. 그렇게 되어야만 해. 왜냐면 나는......."



     셀레디아는 창밖으로 보이는 달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이 세상의 히로인은 나......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아...... 그게 당신의 소원. 그렇죠? 레아."





     달빛이 셀레디아를 비추며 바닥에 그림자를 만든다.

     하지만 그것은 비틀어져서, 마치 늑대처럼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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