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부 09 조금 전진했을지도 몰라
    2023년 09월 18일 17시 43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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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가 작은 성채도시 사이파에 온 지 16일째.



     그가 만든 오므라이스와 야채수프 저녁 식사를 마치고서 식후에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문득 조금 떨어진 곳에 놓여 있는 시험관들이 놓여 있는 선반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본 클로이가, 눈을 크게 떴다.





    "......! 혹시 저거, 투명해졌어!?"





     시선 끝에 있는 것은, 【No.114】라고 적힌 라벨이 붙은 시험관.

     수십 개가 놓여 있는 와중에 한 개만이 투명하게 변했다.



     클로이는 일어서서 그쪽으로 달려갔다.

     눈높이까지 들어올려 투명해진 것을 확인한 후, "해냈어!" 라며 기뻐했다.





    "드디어 성분이 뭔지 알았어요!"





     참고로, 시험관 안에는 독으로 추정되는 성분에 색을 낸 물이 들어 있다.

     그런 시험관 안에 여러 가지 약을 넣고서 반응을 실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투명해졌다는 것은, 성분이 중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슨 약을 넣은 시험관이었더라)





     옆에 놓여있던 '실험한 약의 메모노트'를 훑어보았다,





    "음, 114번, 114번......."





     노트를 손가락으로 훑어보면서 눈으로 따라간다.



     그리고 원하는 부분을 찾아내자, 클로이의 표정이 기쁨에서 한순간에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녀의 모습에 오스카가 눈살을 찌푸린다.





     클로이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음, 여러 가지 약물을 시험해 본 결과, 독의 효과를 알았어요.

    '마력 회로의 혼란'이에요."





     인간의 몸에는 마력을 혈액처럼 온몸에 퍼지게 하는 '마력 회로'라는 것이 있다.

     이 독은 이 마력 회로를 교란시키는 작용을 한다.



     클로이의 말에, 오스카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런 독이 있다는 건 처음 들었어."



    "...... 저도 처음 봤어요"





     현생에서는, 이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는 클로이.



     이 '마력독'은 전생에 주류였던 독이다.

     현생에서는 볼 수 없어서, 이 천년 동안 없어진 줄로만 알았는데 .......





    (이런 독을 어떻게 구했담?)





     전생에 이 독을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배로 몇 달 걸리는 곳에 있는 동쪽의 섬나라에서 구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마도구로 만드는 방법.





    (지금의 마도구 기술로는 마도구로 이 독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천 년 전의 마도구가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남아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이것은 동방의 섬나라에서 온 것일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일까......)





     생각에 잠긴 클로이에게 오스카가 물었다.





    "해독제는 있고?"



    "네, 마력 회로가 아직 불안정한 어린아이가 일어나는 '마력열'의 약을 먹으면 증상이 완화돼요."



    "그렇군, 증상이 나타나면 그 약을 먹으면 되겠구나."





     클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은 나중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선반에서 약 샘플을 꺼냈다.





    "이것은 일반적인 '마력열' 약이에요. 약사에게 말하면 바로 만들 수 있어요."



    "만일을 위해, 이 약의 제조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



    "물론이에요."





     클로이는 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레시피 페이지를 펼치고 보여 주었다.



     오스카는 가슴 주머니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어, 책 내용을 꼼꼼히 필기하고는 감사의 눈빛으로 클로이를 바라보았다.





    "고마워. 이것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에요."





     오스카가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열한 시인가. 미안,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지?"



    "아뇨, 괜찮아요. ㅡㅡ이제 브라이트 왕국으로 돌아가시는 건가요?"



    "...... 그래, 내일 아침 일찍 돌아가려고 생각해."





     그런가요, 라며 클로이가 중얼거린다.

     2주 동안 계속 함께 있어서 그런지, 외로운 기분이 든다.





    (맞다, 잊기 전에)





     그녀는 일어서서, 선반 서랍에서 천 가방을 꺼냈다.

     그 안에서 손바닥만 한 작은 나무 상자를 꺼내어 오스카에게 건넸다.





    "이거, 전에 말씀드린 감사 선물이에요. 어제 완성되어서 다행이네요."



    "...... 봐도 될까?"



    "네, 물론이죠."





     상자를 열자 오스카는 눈을 크게 떴다.

     그것은 큰 파란 돌이 달린 아름다운 반지였다.



     클로이가 "실례할게요."라고 말하며 반지를 꺼내어 그에게 보여주며 설명했다.





    "여기를 비틀면서 잡아당기면, 돌을 빼낼 수 있어요.

    뒷면이 부드럽게 만들어져 있어서, 여기를 으깨면 안에서 아주 좋은 상처약이 나와요. 베인 정도라면 메꿀 수 있다고 봐요."



    "...... 그렇구나. 이건 받아도 될지 망설여지는 수준의 걸작이네."





     오스카가 약간 찡그린 얼굴로 웃으면서도, 기쁜 표정으로 '고마워'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반지를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도 반지는 정말 의외였어."



    "그래요?"



    "그래, 보통은 친한 남녀가 서로 주고받는 거니까."



    "그럼 괜찮지 않나요. 저와 오스카 님은 친한 사이니까요."





     가볍게 말하는 클로이에게,





    "...... 그렇긴 해."





     라고 중얼거리는 오스카.

     반지를 가운데 손가락에 끼고서 "딱 맞아."라고 말하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마워, 클로이. 평생 소중히 간직할게.

    ㅡㅡ그리고 지난 2주 동안 정말 행복했어. 고마워."





     그리고 오스카는 망설이는 듯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 클로이, 앞으로 네가 이 나라에 싫증이 나서 브라이트 왕국에 돌아올 때, 데리러 와도 괜찮을까?"





     뭔가 이 대화 들어본 적이 있다고 클로이는 생각했다,



     오스카가 "아니, 달라."라고 중얼거리며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는 너를 데리러 오고 싶으니, 데리러 오게 해 줘."





     오스카의 진지한 푸른 눈을 보며, 클로이는 생각했다.



     일부러 데리러 오게 하는 건 역시 미안한 것 같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와준다면 기쁘겠다는 생각도 들어.



     조금 망설이던 클로이는 대답했다.





    "음, 그럼, 그때는 잘 부탁드려요."





     그녀의 대답을 듣고 오스카가 기쁜 듯이 웃었다.





    "고마워."











     그 후 두 사람은, 밤이 깊어지기 직전까지 차를 마시며 두서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새벽녘의 하늘 아래,





    "정말 감사했어요. 가는 길 조심하세요."



    "나야말로 고마워, 또 올게."





     라는 말을 주고받은 후, 조금은 슬픈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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