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부 01 프롤로그 : 건강에 무관심한 약국, 평소대로의 아침을 맞이하다
    2023년 09월 17일 21시 03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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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 똑똑!



     멀리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들려오는 "어이! 약국! 일어나! 시간 되었다고!" 라는 큰 소리.





    "으음, 벌써 아침 ......"





     클로이가 졸린 얼굴을 들었을 때, 그곳은 검은색 냄비가 놓여 있는 어둡고 어수선한 작업실이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새벽녘의 어슴푸레한 빛이, 책상 위에 있는 분해된 고대 마도구를 비추고 있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서면서, 또 잠이 들었다며 크게 기지개를 켜고서 시계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다섯 시 반이네? 가게문을 열어야겠어."





     노크 소리를 들으며, 작업장 구석에 있는 세면대에서 세수를 한다.

     배가 고프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제 저녁을 먹는 걸 잊어버렸네."라고 중얼거리며 물을 마신다.



     그리고 진홍색 외투를 걸치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다음 가게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약국! 일어나~!" 라는 목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클로이는 "잠깐만요!" 라며 바깥으로 통하는 문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고서, 작업장에서 나무상자를 들고 옮기기 시작했다.

     안에 꽉 들어찬 회복약이 부딪히는 소리를 낸다.



     그것들을 나무 카운터 위에 놓고, 창문에 걸린 하얀 커튼을 연다. 그리고,





    "지금 열겠습니다."





     빗장을 풀고 나무로 만든 견고한 문을 열었다.





    "기다리셨습니다, 개점합니다."





     밖에는 덩치 큰 남자들과 갑옷을 입은 여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맨 앞에 있는 대검을 든 남자는, 클로이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늦었다고, 약사! 너 또 책상 위에서 자고 있었구만!"



    "어, 어떻게 알았어요?"



    "얼굴에 자국이 있으니까."





     그 말을 듣고 뺨을 만지자, 선 모양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러고 보니 책 위에 엎드려서 자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고 있자, 남자가 클로이에게 물었다.





    "그래서, 코코 씨. 오늘 회복약은 되었어?"





     남자의 질문에, 시끌벅적하던 행렬이 조용해진다.



     클로이는 싱긋 웃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완벽하다구!"





     행렬이 환호성을 질렀다. "되었다! 완벽하대!" "오늘도 기대할 수 있겠어!"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로이는 손님이 가게에 들어오자, 카운터에 서서 접객을 시작했다.





    "초급 회복약은 한 사람당 세 병까지입니다."



    "그럼 초급 회복약 세 병과 해독약 두 병, 조혈제 한 병만 줘."



    "네, 여기요. 금화 1닢입니다."



    "여전히 양심적이구만! 고맙다! 또 올게!"





     돈을 지불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기쁜 표정으로 가게를 나서는 갑옷을 입은 남자.





    "다음 손님, 오세요."



    "초급 회복약 한 개와 고급 회복약 한 개 주세요"



    "네, 금화 1닢과 은화 1닢입니다"



    "고마워. 당신네 약은 효과가 정말 좋아서,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놓여."





     또 온다면서, 검을 든 여인은 웃으며 돌아갔다.



     그 뒤로도 계속 손님들을 상대하는 클로이.

     점점 약이 없어지고, "초급 회복약이 없어졌습니다!" "해독약이 다 떨어졌습니다!" 라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 줄을 서 있던 손님이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개점 후 약 삼십 분 뒤.

     마지막 손님이 웃으며 "고마워! 또 올게!" 라고 말하며 떠났고, 아무도 없어지자 클로이는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6시. 오늘은 순조로웠네."





     그리고 카운터 가장자리에 놓여있던 표찰 두 장을 집어 들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밖은 흰 벽과 벽돌색 지붕의 건물이 늘어선 자갈길.

     사람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바쁘게 걷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며, 클로이는 크게 기지개를 켠다.





    "하아,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표찰을 문에 걸고, 역시 잠이 부족하다며 크게 하품을 했다.





    "샤워하고서, 오랜만에 침대에서 한숨 잘까?"





     눈을 비비며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닫힌 문 밖에는, 두 장의 표찰이 흔들리고 있다.





    [약국 코코, 오늘의 약이 매진되었습니다]



    [지금 휴식 중, 오후 영업은 1시부터 3시까지]









     클로이가 모국인 브라이트 왕국을 떠난 지 8개월이 지난, 어느 늦은 봄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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