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 06 갑자기 시작된 단죄극(1)2023년 09월 16일 23시 13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졸업 파티의 날이 다가오자, 클로이는 안도감을 느꼈다.
같은 3학년인 나로우 왕자는 올해 졸업한다.
졸업하면 프리실라 같은 수상한 여학생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 테니, 분명 정신을 차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콘스탄스도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그럼 한 건 해결된 셈이려나?)
파티 등 행사에서 왕족 다음으로 신분이 높은 콘스탄스는 매우 바쁘다.
클로이는 같은 대학에 진학할 예정인 두 여학생의 권유로, 그녀들과 함께 파티에 가기로 했다.
둘 다 클로이와 같은 지방 귀족이다.
그리고 당일날.
클로이는 친가에서 보내준 심플한 드레스를 입고서 두 여학생과 함께 파티 장소로 향했다.
파티장은 학교 강당인데, 평소에는 엄숙한 분위기지만 오늘은 꽃과 리본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하얀 천으로 덮인 테이블 위에는 많은 음식이 놓여 있다.
"어머, 맛있어 보여. 조금 먹고 올게요."
이 기회에 영양보충을 위하여 호화로운 공짜 음식을 먹는다.
최근 채소만 먹는 생활을 하다 보니, 로스트비프가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릴 정도로 맛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먹어치우자,
"맛있었네요."
"그렇죠?"
함께 온 여학생들과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면서, 클로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콘스탄스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네)
클로이는 그녀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다. 그녀가 없었다면 클로이의 학교생활은 매우 지루했을 것이고, 전생의 의사소통장애를 그대로 안은 채 사회성을 키우지 못했을 것이다.
졸업 후에 콘스탄스는 나로우 왕자와 결혼해 왕비가 되어, 이전처럼 쉽게 만날 수 없게 된다.
말을 건네는 것조차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생각했다.
한동안 볼 수 없을 콘스탄스에게 마지막으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그런데 그때. 갑자기 큰 웅성거림이 들렸다.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니, 아름답게 차려입은 콘스탄스가 입장하고 있었다.
옆에서는 기사복 차림의 오스카가 그녀를 정중하게 에스코트하고 있다.
(역시 콘스탄스, 정말 아름다워. 오스카 님도 멋져)
클로이가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자, 옆의 여학생이 불쑥 말했다.
"...... 이상하네."
"그래, 이상해. 나로우 전하는 어떻게 된 걸까?"
그러고 보니 그렇다며, 클로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다른 약혼자가 있는 여학생들은 약혼자와 함께 입장한 것 같다.
이후 나로우 왕자는 나타나지 않아서, 왠지 모르게 불안하게 진행되는 졸업 파티.
클로이는 파티장 중앙에 있는 두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웃고 있지만 불안해 보이는 콘스탄스를 옆에서 귀족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오스카가 든든하게 정신적으로 지탱해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덕분인지, 콘스탄스에게 귀족 자녀들이 하나둘씩 인사를 하러 찾아온다.
안도의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오스카와 눈이 마주치자,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오스카 님이 계셔서. 나로서는 도와줄 수 없는걸)
그래서 클로이가 "좀 더 먹어볼까?"하며 접시에 음식을 담아 한 입, 두 입 먹기 시작했을 때, 바로 그때!
활짝!
강당 문이 열리면서, 여섯 명 정도의 무리가 들어왔다.
일행은 놀란 얼굴로 돌아보는 학생들 사이를 지나, 강당 중앙에 서 있는 콘스탄스와 오스카를 마주했다.
선두에 있던 나로우 왕자가 콘스탄스에게 손가락을 들이대며 외쳤다.
"콘스탄스! 네가 내 약혼녀라는 것을 빌미로 프리실라에게 심한 짓을 한 건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죄를 인정하고 그녀에게 사과해라!"
울려 퍼지는 엉뚱한 분노의 소리와 그 내용에, 클로이는 무심코 치즈를 통째로 삼켜버렸다.
(뭐? 콘스탄스가 괴롭힌다는 말을 아직도 하고 있는 거야?)
고개를 들어 중앙을 보니, 나로우 왕자 옆에 한 여학생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푸근한 핑크색 머리, 뻔뻔한 표정, 분홍색 꽃잎이 잔뜩 달린 드레스를 입고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귀족이라기보다는, 술집에나 있을 법한 여성이다.728x90'연애(판타지) > 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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