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4-2(2)
    2023년 09월 14일 22시 42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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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드네, 많이 컸구나"

    "...... 폐하께서는 제가 어렸을 때를 알고 계신가요?"

    "그래, 알고 있다마다. 몇 번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 광경을 결코 잊을 수 없지."



    (어떻게 된 일일까? 마치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던 것 같잖아)



    "아리아드네, 아리아가 독에 걸렸다고 들었다...... 상태는 어떤가?"

    "...... 네. 조금씩이지만 호전되고 있어요."

    "그런가...... 아리아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병문안을 가지 못하는 이 몸을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말이지."

    "...... 폐하?"



    (뭐야, 이게? 무슨 말이래?)



     아리아드네가 알고 있는 라파엘과 다르다.



    "자, 좀 더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시간이 많지 않으니 본론으로 들어가마."

    "경청하겠습니다."



     라파엘의 표정이 변한 것을 알아차리고, 자세를 바로잡는다.



    "레스투르의 황족이 한때 그랑헤임의 왕족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

    "네, 알고 있어요. 수백 년 전, 정쟁에 패해 추방된 왕족이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그랑헤임 왕족은 정쟁에서 승리한 왕자의 후손이라는 것도요."



     그래서 레스투르 황제는 옛 수도를 되찾으려 했다. 그것이 레스투르 황국이 어리석게도 그랑헤임국에 전쟁을 일으킨 이유다.



    "그렇게 전해지고 있더군."

    "......전해지고 있다니요? 뭔가 의혹이 있다는 뜻인가요?"

    "의혹의 원인은 아리아드네, 그대다"

    "...... 저, 요?"



     말이 잘 들리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확히는 네 보석안이 원인이다. 레스투르의 황족은 보석안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레스투르의 황족은 원래 그랑헤임의 왕족이었지."

    "...... 설마 정변 전의 그랑헤임 왕족은 보석안을 가지고 있었나요?"

    "맞다. 후대 왕족의 손에 의해 역사에서 지워진 사실이지만, 왕만이 읽을 수 있는 자료에는 그 사실이 분명히 나와 있다."



    (그래 ...... 그랬구나)



     보석안은 반드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스투르의 황족은 대부분 보석의 눈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랑헤임의 왕족은 단 한 명도 보석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없다.

     즉........



    (지금의 그랑헤임의 왕족은 그저 약탈자. 왕족의 피를 물려받지...... 않았어?)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문제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사실을 깨달은 아리아드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역시 그대는 똑똑하구나. 그 사실은 숨겨져 있지만, 스스로 그 답에 도달한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지크벨트처럼 말이지."



    (아아...... 그렇구나. 그래서 지크벨트 전하는, 나를 ......)



     보석안을 가진 아리아드네야말로 정당한 왕의 피를 이어받은 딸이다. 만약 아리아드네를 자신의 반려로 삼을 수 있다면, 자신은 진정한 왕족의 증표를 가진 왕족이 될 것이다.



     하지만 데려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 죽여버리면 된다.

     보석안을 가진 것은 아리아, 그리고 아리아드네뿐이다. 그 두 사람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면 진정한 왕족의 증표 따위의 이야기는 무의미해진다.



    "그런데, 그대는 아르놀트에게 붙었더구나."

    "ㅡㅡ"



     방심한 틈을 타서 갑자기 파고들었다. 만약 방금 전의 대화가 아리아드네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한 말솜씨였다면 대성공이다.

     아리아드네는 당황한 나머지,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 저, 저는......."

    "그대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대가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회귀 전의 아리아드네는 그를 아버지로 여기는 것을 포기했고, 마지막에는 그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 아버지가 자신의 행복을 바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리아드네는 이해하고 말았다.

     진정한 왕족의 증표인 아리아드네에게 왕위 계승권이 있었다면 다른 왕족들이 가장 먼저 목숨을 노렸을 것을. 왕족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만이 그녀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라파엘 폐하, 저는 ......

    "...... 괜찮다. 이제 돌아가자. 너무 오래 있으면 아르놀트가 걱정할 테니."



     연회장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린다.

     그 직전에, 라파엘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리아드네, 그대에게 그랑헤임이라는 이름을 붙일 생각은 없다. 그러니 ...... 원하는 대로 살아가라. 그대가 선택한 미래를, 나는 뒤에서나마 지켜보도록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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