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3-7(1)
    2023년 09월 14일 21시 14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클라우스가 깨어난 곳은 어딘가의 방에 있는 침대 위였다.

     상체를 일으키자, 침대 가장자리에 기대어 잠든 소녀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푸른빛이 감도는 은빛 머리카락이 침대 위에 흘러내려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라면서, 클라우스는 한숨을 흘렸다.



    (분명, 올해가 15살이었던가?)



     그녀가 달려오지 않았다면 비참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녀는 곤경에 처한 그를 구해준 은인이다. 클라우스는 그런 그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잊힌 황녀라고 놀림받는 약자의 입장. 내가 그녀를 지킨다면......)



     잠에서 깨어난 아리아드네의 머리카락에 부드럽게 손을 뻗었다.



    "무방비 상태의 레이디를 만질 셈이야?"



     뻗은 손끝이 아리아드네에게 닿기 직전, 조용한 목소리가 클라우스를 견제했다. 시선을 돌리자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는 아르놀트의 모습이 보였다.



    "전하,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그래. 너희들 덕분에 무사해. 이 은혜는 반드시 갚을 것을 약속하지."

    "분에 넘치는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그...... 다른 사람들도 무사합니까?"



     아르놀트를 구출하기 위해 꽤나 무리한 짓을 했다. 몇 명은 희생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각오로 물었다.



    "걱정하지 마. 목숨이 위독한 사람은 없어. 가장 많이 다친 사람은 네 아버지였지만,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께서 치유 마법을 사용해 주신 덕분에 후유증이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



     치유 마법을 사용했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잠든 아리아드네의 얼굴로 시선을 돌린다.

     치유는 마법 중에서도 비교적 배우기 어려운 부류에 속한다. 그것을 실용적인 수준으로 구사하며, 적을 한 방에 쓰러뜨릴 수 있는 공격 마법까지 다루는 황녀는 들어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그녀는 아직 15살이다.



    "그녀는 어떤 사람입니까?"

    "은인이지. 어머니와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아리아드네의 이상함을 모를 리 없지만, 아르놀트는 망설임 없이 은인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이상함을 이해한 후에도 은인으로 대접하겠다는 의사 표시다.



    (확실히 그 말이 맞아. 그녀는 나와 아버지를 구해줬다).



     기사가 된 이상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 그것은 기사단장인 헨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래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느끼고 있다.

     클라우스는 아버지와 자신의 생환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긴장감에서 벗어난 지금, 대신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죠?"

    "......아 그거. 네가 깨어날 때까지 같이 있기로 해서 말이야."



     누구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은 사랑스럽게 잠을 자고 있는 소녀를 향하고 있었다.



    (아아, 그렇군. 아르놀트 전하께서는 그녀를 ......)



     클라우스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얼마 전의 만찬 자리에서였다.

     대립파가 주최하는 야회에 나타난 그녀는 주위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먹지 않고 유유히 미소 짓는 약관의 나이의 그녀는, 아름답고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사냥대회에 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그녀는 쾌활했고, 곤경에 처한 그녀의 뒷모습은 매우 믿음직스러웠으며, 뒤돌아본 그녀의 얼굴은 자비로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침대 가장자리에 몸을 맡기고 잠든 모습은 순진한 소녀의 모습으로만 보인다.



     여러 얼굴을 가진 소녀. 하지만 잠들어 있을 때가 가장 무방비 상태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사랑스러운 잠자는 모습이야말로 그녀의 진짜 모습일 것이다.



    (...... 그녀는 순수함만으로는 사교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구나).



     그 삶의 방식을 존귀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클라우스는 그런 그녀를 적으로 간주하고 멀리하려 했다.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하든, 그 사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더 빨리 깨달았더라면... 아니, 그건 변명인가? 실수를 저질렀다면 이제부터 만회하면 된다. 그것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러고 보니,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께서는 저를 걱정하여 밤새 곁에 계셨던 거군요."



     갑자기 압박을 한다.

     그 의도를 눈치챈 아르놀트가 눈썹을 찌푸렸다.


    728x90

    '연애(판타지) > 회귀한 악역황녀는 흑역사를 덧칠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피소드 4-1(1)  (0) 2023.09.14
    에피소드 3-7(2)  (0) 2023.09.14
    에피소드 3-6(2)  (0) 2023.09.14
    에피소드 3-6(1)  (0) 2023.09.14
    에피소드 3-5(3)  (0) 2023.09.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