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3-6(2)
    2023년 09월 14일 20시 31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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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놀트 전하, 괜찮으십니까!"

    "나는 괜찮아. 그보다 클라우스가 다쳤어!"

    "나는 괜찮다. 아르놀트 전하를 부탁한다!"



     아르놀트를 아군 기사 쪽으로 민다.



    "클라우스, 넌 여기에 타."



     다른 기사가 팔을 내밀었지만, 클라우스는 고개를 저었다. 부상을 입은 자신이 말을 타면 발목을 잡을 뿐이라면서.



    "아르놀트 전하의 안전을 우선시해! 나는 여기서 적의 추격을 막겠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클라우스! 여기에 남는 것은 용납하지 않아!"



     아르놀트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클라우스에게 손을 내밀던 기사는 슬픈 표정을 지은 뒤, 이를 악물고 팔을 거두어들였다.



    "...... 클라우스, 죽지 마라!"

    "기다려! 클라우스, 클라우스ㅡㅡ!"



     기사들이 말을 달려서, 아르놀트를 데리고 달아났다.

     대신 다가온 것은 검은 옷을 입은 습격자였다. 클라우스는 칼자루에 손을 걸었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검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 곤란한데)



     아르놀트를 구한 것에 후회는 없다.

     하지만 아버지처럼 훌륭한 기사단장이 되겠다는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며 아픈 몸을 채찍질하며, 발밑에 놓인 검을 집으려고 손을 뻗는다.

     하지만 이번엔 균형을 잃고는 엉거주춤 넘어지고 말았다. 검은 옷을 입은 습격자가 클라우스를 말없이 내려다보며 검을 휘두른다.



    "큭, 여기까지인가......"



     ㅡㅡ순간, 클라우스의 의식이 잠시 끊어졌다.





     다음 순간, 클라우스와 습격자 사이에 끼어드는 기사의 모습이 있었다. 등만 봐도 알 수 있다. 달려온 것은 클라우스의 아버지 헨릭이었다.

     그동안 믿고 의지해 왔던 그 뒷모습. 하지만 그 뒷모습을 본 클라우스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버지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클라우스, 아르놀트 전하께서는 무사하신가!"

    "예, 동료들에게 맡겼습니다!"

    "잘했다! 그럼 나는 여기서 적을 꼼짝 못 하게 해야겠군!"



     헨릭은 짐승처럼 포효하며 검은 옷을 입은 습격자에게 달려들었다. 전신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검은 습격자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그 용감한 모습을, 클라우스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스가 아버지의 용감한 모습을 보는 것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헨릭은 마지막 순간에 암살자와 동귀어진을 하여, 결과적으로 클라우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해 아르놀트를 구한 클라우스는 칭송을 받았고, 죽은 헨릭의 뒤를 이어 젊은 기사단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아버지가 살해당한 클라우스는 제2왕자파에 더욱 적대감을 갖게 된다. 결국 제2왕자파의 수장으로서 암약하는 아리아드네와 싸우게 된다.

     그리고 영지와 가족을 인질로 잡히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면, 나에게 대항하지 마]



     마치 마녀처럼 웃는 아리아드네 앞에서, 클라우스는 비통한 외침을 내질렀다.





     ㅡㅡ다음 순간, 클라우스는 정신을 차렸다. 땅을 기어가는 그의 눈앞에 검은 옷을 입은 습격자가 서 있다.



    (이것은...... 현실? 그럼 방금 전의 광경은 환상이었나?)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시 절망적인 상황으로 돌아간 것뿐이다.



    (하지만 ...... 아버지가 죽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 편이 나을지도)



     그러면 영지는 헨릭이 지켜줄 것이다. 그 악몽 같은 상황만은 되지 않을 거라면서, 클라우스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포기했다.

     그랬는데........



    "클라우스!"



     방금 전에 보았던 환영처럼, 피투성이가 된 헨릭이 달려왔다.



    "어, 아버지?"

    "멍청하게 굴지 마라. 아르놀트 전하께서는 무사하신가!"

    "아, 예. 동료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래, 잘했다! 그럼 이제 너를 도와줄 일만 남았군!"



     악몽이 되살아나듯, 헨릭이 검은 옷을 입은 습격자와 전투를 시작한다.



    "안 됩니다, 아버지!"



     이대로 가다가는 헨릭이 죽는다. 그 악몽이 현실로 다가온다. 이를 막기 위해 칼을 잡았지만, 클라우스의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그 사이에도 전투는 계속되고, 악몽처럼 헨릭이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 한다.



    "...... 큭. 누구, 누구든 상관없어! 아버지를 도와줘!"



     간절한 소원을 담은 절규.



    "ㅡㅡ그 소원, 내가 들어줄게."



     다음 순간, 클라우스의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ㅡㅡ아니.

     그것은 말에서 뛰어내리면서 퍼져나간 아리아드네의 머리카락이었다. 그녀는 그 머리카락이 중력에 따라 내려오는 것보다 더 빠르게 팔을 적에게 겨누고 손가락을 튕겼다.



     맑은 하늘을 찢는 듯한 천둥소리. 다음 순간, 헨릭과 상대하고 있던 습격자가 번개에 맞았다. 게다가 그녀의 기사들이 주위를 경계하며 모여들었다.



    "클라우스, 이걸로 빚은 갚았어."



     그녀가 클라우스를 돌아보았다. 부드럽게 퍼지는 푸르스름한 은발. 그리고 단정한 얼굴은 그 악몽 속 마녀와 같았다.

     하지만........



    "......앗, 클라우스!? 정신 차려, 클라우스!"



     상처투성이인 클라우스를 본 그녀는, 보는 사람이 불쌍할 정도로 혼란스러워했다. 그 악몽에서 보았던 무서운 마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하, 나는 무슨 착각으로 그녀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했을까?)



     이제 괜찮다는 안도감을 느낀 클라우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의식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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