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3-4(2)
    2023년 09월 13일 19시 47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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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들 해. 당신들의 마음은 잘 알겠어. 그리고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도 이해하고. 하지만 한스가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따라서 한스는 어머님의 호위기사에서 해임합니다. ...... 한스, 이의는 없지?"

    "예. 물론입니다."



     한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른 사람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킨다.



    "그럼, 대신할 호위는 누가 좋을까? 한스의 의견을 들려줘."

    "제 의견을 들어주신다면 울프를 추천하겠습니다. 아직 어린 기사이지만, 실력은 이미 검증된 사람입니다. 반드시 아리아 황녀 전하를 지켜낼 것입니다."



     예상대로의 대답이다. 무엇보다 울프의 실력을 알고 있는 아리아드네는, 그가 아리아를 지켜준다면 괜찮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좋아. 그럼 울프. 당신을 아리아 황녀 전하의 호위기사로 임명합니다."

    "...... 저는......."

    "부탁한다, 울프. 나를 대신해 아리아 황녀 전하를 지켜주거라."

    "한스 대장님 ...... 알겠습니다."



     그는 결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아리아드네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 임무, 정중히 받들겠습니다."

    "그럼 어머니를 대신하여 임명식을 거행하겠습니다. 검을 빌려줘."

    "ㅡㅡ옙."



     울프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칼을 칼집에서 꺼내어 내밀었다. 아리아드네는 검을 받아서 검 끝을 울프의 목에 갖다 대었다.



    "레스투르 황족을 섬기는 기사 울프여. 그 성실한 검을 들고 나의 어머니, 아리아 황후 전하를 지키는 방패가 되겠다고 맹세하는가?"

    "예, 맹세합니다."



     맹세의 말을 듣자, 목에 칼등을 두 번 대고서 마지막으로 검을 내민다.



    "서약은 여기서 이루어졌다. 그대를 내 어머니의 호위기사로 인정하노라."



     검을 돌려주면 임명식은 끝난다.

     본래는 엄숙하고 매우 고귀한 의식이다. 하지만 기사들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웠다.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아리아드네는 한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자, 그럼 이제 당신에게 벌을 내려야겠어."

    "...... 벌을, 말입니까?"

    "그래. 설마 호위 기사를 해임한 것만으로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아니요, 당지도 않습니다."



     한스는 놀랐지만, 아리아드네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기사들의 표정에는 분명히 불만이 묻어났다.

     그 타이밍에 아리아드네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한스, 검을 빌려줘."

    "...... 알겠습니다. 제 칼은 오늘부로 반납하겠습니다."



     한스는 칼집에 꽂힌 채로 검을 건네주려 한다.



    "아니. 검만 주면 돼."

    "......예? 아,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검으로 무엇을 ......?"



     한스는 당황하면서도 칼집에서 꺼낸 검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은 아리아드네는 한스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당황하면서도 순순히 따른 한스의 목에 검을 들이대었다.



    "레스투르 황족을 섬기는 기사 한스여. 그 우직한 검을 들고 나ㅡㅡ아리아드네의 적을 물리치는 검이 될 것을 맹세하라."



     아리아드네의 말에 기사들이 웅성거리자, 한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 아, 아리아드네 황후 전하, 이것은?"

    "알다시피, 어머님께서 독에 중독되어 쓰러지셨어. 따라서 당분간은 내가 당주로서의 직무를 이어받았고. 바깥에 나가는 일도 많아질 거야. ...... 그리고 위험해지는 일도."



     호위기사에게, 주인을 지키지 못했다는 결과는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저, 저에게 아리아드네 황후 전하의 호위 기사가 되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하지만 저는 실수를 저지른 몸으로 그런 영광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 당신은 실수를 저질렀어. 그로 인해 내 어머니가 죽을 뻔했고. 그것은 기사로서 있을 수 없는 실수였겠지. 하지만 ......"



     그렇게 말하며, 한스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기사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당신은 이렇게 부하들에게 존경받고 있어. 그건 분명 당신이 좋은 기사였기 때문이겠지. 나는 그런 당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어. 그리고........"



     아리아드네는 장난스럽게 웃는다.



    "못 들었어? 내 호위는 매우 어려워. 내 호위기사로 일하는 사람은 정말 불쌍한 사람일 거야. 그래서 이것은 벌. 한스, 나의 호위 기사가 되도록 해."



     한스는 눈을 부릅뜨고 떨면서 고개를 숙였다.



    "ㅡㅡ경건히, 받들겠습니다."



     한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리아드네는 의식을 다시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한스가 입을 열었다.



    "다만 한 가지, 아리아드네 황후 전하의 말씀을 정정하는 무례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용서할게."

    "저는 아리아드네 황후 전하의 호위 기사가 되는 것이 결코 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리아드네 황녀 전하를 지켜냄으로써 저의 오명을 씻어낼 것을 맹세합니다."

    "...... 좋아. 여기 서약이 성립되었습니다."



     이렇게 임명식이 끝나자, 기사들은 한스에게로 모여들었다.

     레스투르 가문을 섬긴다고 하지만 실상은 아리아를 섬기는 기사다. 아리아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리아드네에 대한 충성심은 높지 않다.

     하지만 한스에게 자비를 베푼 아리아드네의 자비를, 그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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