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피소드 2-6(2)
    2023년 09월 12일 22시 37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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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들이 횡령했다는 증거, 준비할 수 있지?"

    "......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가능합니다."

    "잠깐, 그건 날조잖아!"



     델리라가 외쳤다. 그녀를 붙잡고 있는 기사가 입을 다물게 하려고 했지만, 아리아드네는 괜찮다며 그만두게 했다.



    "델리라,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넌 금방 죄를 인정할 테니까."

    "뭐, 뭐야. 무슨 소리야?"

    "생각해 봐. 이런 당신이지만 자작가의 영애이니, 당신이 죄를 부인하면 정식 재판을 받게 되겠지?"

    "다, 당연하지. 그러면 결백을 증명할 거야."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내가 언급하기 전까지는 재판이 열릴 거라는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델리라가 혼란스러워하는 상태라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아리아드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소동은 분명 지크벨트 전하의 귀에 들어갈 거야.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



     아리아드네가 밀정을 알아차렸다고 지크벨트는 생각할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 델리라와 루이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지크벨트 전하가 당신들을 심문할 거야. 무슨 말을 했냐면서. 너희들은 당연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겠지. 하지만 그가 그걸 믿어줄까?"



     아리아드네가 그랬던 것처럼, 델리라 일행도 1회용에 불과하다.

     그 1회용이 여러 정보를 가진 채로 살아남았다. 배신했다면 증언대에서 불리한 증언을 하기 전에 지워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입을 다물게 하는 편이 안전하다.

     어느 쪽이든 흠결 있는 영애를 어둠에 묻어버리는 정도라서, 황녀를 없애는 것만큼 번거로운 일은 아니다.



    "죽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네?"



     아리아드네는 부채로 입을 가리며 비스듬히 그녀들을 내려다보았다.

     상황을 파악한 그녀들이 덜덜 떨기 시작했다.



    "...... 오, 용서해 주세요! 이 모든 것은 시빌라가 시킨 거예요!"

    "그, 그래요. 그녀가 지크벨트 전하 쪽에 붙어야 한다고 했어요!"



     델리라와 루이즈가 추하게 소리쳤다.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시빌라를 보자, 그녀는 손끝이 창백해질 정도로 옷자락을 움켜쥐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래. 그녀가 주범이구나?"

    "그, 그래요! 우리는 단지 연루됐을 뿐이에요!"

    "...... 좋아. 믿어줄게. 두 사람은 가벼운 횡령을 했다는 명목으로 해고하는 걸로 해줄게. 약간의 수치심은 있겠지만, 감옥에 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

    "고, 고맙습니다!"



     두 사람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몸을 떨었다.



    (자기들이 처한 상황도 모르고...... 멍청한 년들)



     회귀 전에 아리아를 죽게 만든 자들 중 한 명이지만, 스스로 손을 댈 가치도 없다면서 내쫓는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아. 지금 당장 짐을 싸서 나가."

    "네. 당장 나갈게요!"



     구속이 풀린 두 사람이 방을 나간다. 그 옆모습은, 아리아드네가 예상했던 대로 재주껏 빠져나갔다는 듯이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당신들, 그녀들이 황녀궁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밖까지 따라가."

    "옙!"



     그들을 붙잡았던 기사가 두 사람의 뒤를 쫓아갔다. 이를 지켜본 아리아드네는 "기다리게 했지, 시빌라"라며 자신의 시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할 말이라도 있어?"

    "...... 아까 그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죠?"

    "그야, 가벼운 횡령을 이유로 해고한다고 했잖아?"

    "하, 하지만 그런 이유로 해고하면, 밀정이라는 걸 알고도 뒷거래를 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잖아요! 지크벨트 전하도 ......"

    "그래, 똑같이 생각하겠지."



     만약 이것이 어떤 처벌을 위한 해고라면 그나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다른 죄는 들통났지만, 내통자라는 것이 들통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처벌도 없이 해고된 두 사람을 보고 지크벨트는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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