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8 이제부터 계속 이어질 행복(1)
    2023년 09월 10일 23시 23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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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 님에게 마음을 전하고서 며칠 후.

     

     나는 타체 백작가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내 뒤에는 리오 님이 서 있다.

     

     의사는 내 오른손을 만지면서 "쥐었다 펴봐요."라고 지시했다.

     

     말한대로 쥐락펴락하자, 의사는 싱긋 미소 지었다.

     

     "완치되었군요. 후유증도 없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내 뒤에서, "다행이다......."라는 리오 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감사합니다."

     

     치료도 그렇지만, 이 의사가 부상의 진단서를 써주었다. 그 진단서는 내가 팔튼 백작가에서 학대당했다는 증거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버지인 팔튼 백작은 작위를 박탈당한데 더해 수년 동안 감옥에서 신약의 인체실험에 쓰인 뒤 처형되기로 결정되었다.

     

     내가 부탁한 대로의 무서운 처벌이었지만, 이것은 내 희망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독살의 형벌을 무겁게 내리는 것에 의해 같은 범죄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타체 백작이 말했었다.

     

     계모도 마린도 귀족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계모는 독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살인을 부추긴 죄로서 신약의 실험체가 되는 아버지의 시중을 들게 된다.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맺어지고 싶었던 진실된 사랑이었는데, 두 사람은 얼굴을 맞댈 때마다 다툰다고 한다.

     

     마린은 나에 대한 살인미수와 상해교사로 10년의 징역형이 확정되었다. 본래 15년이었지만, 아버지의 죄를 밝히는데 협력하여 약속대로 감형되었다. 내게 억지로 이상한 짓을 시켰던 마린이 지금은 억지로 일하고 있으니, 적절한 벌이라는 느낌이 든다.

     

     독살의 실행범이었던 집사는, 본래라면 아버지와 같은 처벌이 되어야 했지만 아버지의 죄를 밝히는데 협력하였기 때문에  형벌이 감형되었다. 그럼에도 처형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감옥 안에서 "약속이 달라!"라고 외친다는 모양이다.

     

     팔튼 백작가를 모시던 하인들은, 일했던 기간과 같은 시간 동안 다른 귀족의 저택에서 일할 권리를 잃었다.

     

     이것은 모두가 아니라, 날 괴롭혔던 하인들에게만 주어지는 벌이었다.

     

     마린의 전속 메이드였던 여성에게는, 날 구하기 위해 독약을 바꾼 점과 마린의 죄를 고발한 점 때문에 꼭 사례를 하고 싶었다.

     

     그걸 들은 리오 님은 그녀의 고향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해 줬다.

     

     훗날, 타체 백작가를 방문한 그녀는 울면서 감사를 늘어놓았다.

     

     "이 은혜, 평생토록 잊지 않겠습니다! 허드렛일이든 뭐든 하겠습니다!"

     그녀도 마린에게 냉대받았음을 알게 되자, 나는 그녀에게 친근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내 메이드가 되어줄 수 없냐고 제안했다.

     

     "제가, 셀레나 아가씨의, 메이드로? 괘, 괜찮으세요?"
     "코니는 기사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지금 내 전속 메이드가 없어. 물론 네가 괜찮다면의 이야기지만......"
     "저, 저로 괜찮다면야 꼭 좀 부탁드릴게요!"
     "그래? 다행이네. 네 이름은 뭐니?"

     이름을 묻자, 메이드는 입을 떠억 벌렸다.

     

     "네 이름을 알려줄래? 이름을 모르면 불편하잖아?"
     "......아, 아레타예요."
     "그래, 아레타구나. 이후로도 잘 부탁해."
     "네....... 셀레나 아가씨......"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는 달리, 또 하나의 마린의 피해자인 마린의 호위기사는 실형을 면치 못했다.

     

     그는 자신이 마린을 사랑하는 것처럼 마린도 자신을 사랑할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신분 차이 때문에 맺어질 일은 없기 때문에, 적어도 마린의 부탁을 전부 들어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호위기사의 목적은 내 얼굴에 상처를 내는 것이었지만, 그것보다 발고아 변경백의 영식이 있던 자리에서 검을 빼든 일이 큰 문제가 되었다.

     

     발고아의 선전포고를 우려하여 본래는 일족과 잔당을 전부 처형해야 하지만, 리오 님도 나도 그런 일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기사계급을 영구히 박탈하는데 더해, 수년간의 노동형에 처해졌다.

     

     마린과의 사랑이야기에서 눈을 뜬 호위기사는, 형벌이 내려지는 순간 "정말 죄송합니다." 라면서 깊게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그들이 받은 형벌이 합당했는지 아닌지는 나로선 잘 모른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기나긴 암흑을 이제야 빠져나온 기분이 들었다.

     

     나는 팔튼 백작가를 잇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백작위를 반납하게 되었다. 그런 나를, 타체 백작부인은 양녀로 들여주신다고 했다.

     

     부인이 나를 껴안으면서 "귀여운 딸이 두 명으로 늘었네?"라고 말해줬을 때, 나는 너무 기뻐서 목놓아 울고 말았다.

     

     너무 행복해서,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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