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필사적으로 사랑을 전하고 울며 매달려 부탁한 결과2023년 09월 10일 22시 28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로부터 며칠 후.
나는 메이드장의 부름으로 타체 백작가 안의 넓은 복도에 혼자 서 있는 중이다.
복도의 벽에는 수많은 벽화가 걸려있다.
메이드장의 말로는, 역대 타체 백작이 모은 벽화가 여기 걸려있다고 하는데, 그중에는 귀중한 것과 고가의 것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는 통로이면서도 방이며, 방범을 위해 입구와 출구에 자물쇠가 달린 문이 있다고 한다. 양측에서 문을 잠가버리면 리오 님도 못 도망친다.
메이드장에게서 사정을 들은 에디 님도 내게 협력해 주기로 했다.
정말로 리오 님이 여기로 오려나?
반신반의하며 기다리고 있자, 여러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을 통해 리오 님이 들어왔다.
나를 본 리오 님이 놀란 사이에, 뒤에 있던 에디 님은 재빨리 복도에서 나가서 문을 닫았다.
리오 님이 "아."라고 말했을 때에는 이미 철컥 소리가 나고 있었다.
"리오 님."
내가 말을 걸자, 리오 님은 그 커다란 몸을 움찔거렸다. 성실해 보이는 눈동자가 당혹에 차 있다.
"아직, 준비가......."
그렇게 말하면서, 리오 님이 한걸음 물러났다.
무슨 준비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리오 님이 나를 피하는 것은 역시 기분 탓이 아니었구나.
그러자, 가슴이 아파서 무심결에 눈물이 고였다.
"셀레나 양!? 왜, 왜 그러세요!?"
깜짝 놀란 리오 님은 "혹시 아직도 팔이 아프세요?" 라며 잘못된 물음을 던졌다.
리오 님은 상냥하니까, 내가 부상을 입어서 이렇게 걱정해주는 걸지도 모른다.
그거라면, '부상이 악화해서 후유증이 남았다'라고 거짓말 한다면 이후로도 날 걱정해 주려나? 그럼 책임지고 부인으로 삼아줄지도?
하지만 그런 관계는 싫었다. 그런 짓을 할 바에야, 차라리 깨끗이 차이고 싶다.
나는 조금 전애 싹튼 소중한 이 마음을 리오 님에게 전함과 동시에, 이 자리에서 그 마음을 잃을 각오를 굳혔다.
리오 님을 똑바로 바라본다.
"......좋아해요."
그렇게 말한 것만으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리오 님은 항상 내게 잘 대해주었다. 방긋 미소 지어주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내 편이 되어 계속 지켜주었다.
그런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란 무리였다.
"저, 저로는 안 되나요?"
리오 님의 대답이 없다. 단지 어여쁜 보라색 눈동자를 크게 부릅뜨고 있을뿐.
역시 민폐였구나. 그래도 수단방법을 가릴 수 없어. 다른 여성에게 리오 님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버린다.
나는 리오 님의 옷자락을 꽉 붙잡았다.
"전, 아무것도 안 가졌어요. 리오 님께 아무것도 해줄 수 없죠...... 하지만 계속 리오 님의 곁에 있고 싶어요. 저를 리오 님의 부인으로 삼아주세요. 부탁이에요, 부탁, 이에요......"
울면서 매달려 부탁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니까, 꼴사나워도 된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이 마음을 전부 전하겠다고 결정했으니까.
왠지 멍해있던 리오 님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는 "아, 그래, 알겠다......길냥이." 라고 중얼거렸다.
"네?"
"저는 예전에, 다친 길냥이를 주운 것이 있었어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너무 알 수 없어서 눈물도 들어가 버렸다.
"경계심이 강해서 좀처럼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조금씩 저와 친해졌습니다. 정말 귀여웠지요. 하지만 그 녀석, 부상이 낫자 제 앞에서 사라지고 말아서......."
리오 님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셀레나 양도 부상이 나으면 제 앞에서 사라질 거라 생각해서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부상이 나을 때까지만 제게 기대는 것이라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졌거든요."
"그런 일은......."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리오 님에 대한 마음을 깨닫기 전에는 나도 그럴 셈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리오 님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 길냥이는, 리오 님께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민폐?"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면, 저도 리오 님의 민폐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요......"
"당신이 민폐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
리오 님의 양손이 내 어깨를 움켜쥐었다. 힘조절이 안 되었는지 조금 아팠지만, 그만큼 진지한 마음이 전해져 온다.
"당신의 부상이 나으면, 제가 고백할 셈이었습니다."
"거짓말....... 그런 식으로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는데요!?"
"죄송합니다. 차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필사적으로 생각해서 여러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 결과 당신을 울리고 말았습니다......"후회에 휩싸인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마는 리오 님.
"전 생각하는 게 잼병이라서, 그냥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겠군요."
"그, 그럴지도 몰라요."생각을 잘 못하는 리오 님이 진지하게 생각한 결과 나를 피하는 것이 되었으니, 리오 님은 그냥 생각을 안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리오 님은 "그럼, 이제 생각 안 하렵니다!" 라고 큰 목소리로 선언했다.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 주세요!"
"네!"바로 대답한 나를 보고, 리오 님은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저는, 생각하지 않는 편이 잘 되나봐요~"
"그런 모양이에요."
우리가 서로 키득거리고 있자, 잠겼던 문이 확 열렸다. 동시에 박수갈채가 일어났다.
"축하합니다!"
"축하해요! 셀레나 아가씨!"
내게 협력해 준 메이드장과 메이드들에게 "고마워." 라고 전하는 옆에서, 에디 님이 리오 님에게 "리오, 다행이야!" 라며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에디 님의 뒤에 선 코니는 "엥?" 하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셀레나 아가씨, 무슨 일이에요?"
"나, 리오 님을 좋아해."
"에엑!?"
"용감히 고백했더니, 결혼을 신청받았어."
"그럼, 셀레나 아가씨께서 차기 발고아 변경백부인이 되는 건가요!?"코니가 물어볼 때까지 깜빡 잊고 있었지만, 그러고 보니 리오 님은 차기 발고아 변경백이었지.
"변경백부인...... 그, 그렇게 되려나?"
코니는 얼굴색이 밝아졌다.
"앗싸~! 그럼 저는 발고아에서 기사가 되어서, 셀레나 아가씨를 계속 지켜드릴게요!"
행복해하는 코니를, 나는 꽉 안아주었다.
"고마워. 나도 코니를 지켜줄게."
리오 님을 만난 뒤로, 상냥한 사람을 많이 만났다.
내 안에서 점점 소중한 사람이 늘어난다.
그것이 이렇게나 기쁜 일이라는 것을, 리오 님을 만나기 전의 나는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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