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5 이제야 깨달았는데(2)
    2023년 09월 10일 20시 58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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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친척들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아버지가 계모와 재혼하려고 한 것에 대해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게다가 나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마린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아버지가 오랫동안 바람을 피운 것이 분명했다.



     친척들의 주장은 "바람을 피우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여론을 살펴야지. 우리 얼굴에 먹칠할 셈이냐!"라고 했다.

     그때의 다툼 끝에 절연을 했고, 이번 사건에 자신들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혼자 남겨진 나를 도와주겠다는 친척이 없다.



     이대로라면 내가 데릴사위를 들여서 팔튼 백작 가문을 이어받게 될 것이다. 그것만은 싫다고 타체 백작에게 상담했더니 "너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부터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부상이 낫고 타체 백작가를 떠나면, 예전부터 생각했던 대로 나는 발고아령으로 이주해 평민으로서 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혼한 리오 님과 그 부인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게 될 것 같아서.......



     리오 님의 부드러운 미소가 나 아닌 다른 여성에게 향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 왕도의 여인을 에스코트하는 연습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러면 리오 님은 평생 아내를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럴 리가 없지. 왜냐하면 리오 님, 멋있는걸."



     빨리 이 감정을 끝내야만 해.



     내 중얼거림은, 발코니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묻혀버렸다.



     *.



     잠시 후, 타체 백작부인이 나를 찾아왔다.



    "셀레나 씨, 잠시 시간 좀 있니?"

    "네, 물론이에요."



     타체 백작부인은 평온한 척하지만, 분위기가 날카롭다.



    "......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부인은 큰 한숨을 내쉬었다.



    "셀레나 씨, 나와 함께 야회에 참석하지 않으련?"

    네어? 야회요?"

    "그래, 야회! 정말 화가 나지 뭐니!"



     부인의 말에 따르면, 사교계에서는 지금 팔튼 백작가의 일로 떠들썩하다고 한다.



    "셀레나 씨는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자인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글쎄!"

    "네에 ......?"

    "사교계의 독부도 뭔가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냐더라! 그래서 공개석상에 나올 수 없는 거래! 아이, 정말! 이 예쁜 셀레나 씨를 보여줘서 그 녀석들 모두 입을 다물게 해 줄 테니까!"



     분노에 휩싸인 부인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친절한 사람이다. 내 명예를 되찾아주려는 그 마음은 매우 기쁘다. 하지만 나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다시는 사교계로 돌아갈 생각이 없어서요."

    "왜!?"



     놀라는 부인에게, 나는 발고아령에 가려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했다. 그러자 부인은 "엄머머"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랬구나!? 드디어 리오가...... 그 아이도 참, 네 부상이 낫고 나서라느니, 최고급 반지를 찾아야 한다느니 하며 계속 시끄럽게 굴길래 걱정했었단다!"

    "부상이 다 나으면, 반지를요?"



     내 말을 들은 부인은 자신의 입을 막았다.



    "미안! 아직 리오한테서 반지 얘기는 듣지 못했구나? 아이고 이런, 내가 먼저 말했네, 어걸 어쩐담?"

    "리오 님께서 반지를 어떻게 하려는 건가요?"



     부인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미 말했으니 괜찮겠지?"라고 말했다.



    "그야 물론, 리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준비 중이야."

    "사랑하는, 사람 ......"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부인은 리오가 나에게 반지를 줄 거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내 손가락 사이즈를 모른다. 지금까지 반지를 사본 적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리오 님도 손가락 사이즈를 물어본 적도 없다. 그러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반지는 나에게 선물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 아니다.



     가슴이 찌릿하게 아프다.



     그래, 리오 님한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구나. 그래서 내가 만나려고 해도 만나주지 않았구나.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한테만 잘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짓을 하다가 정말 사랑하는 여자에게 오해를 받으면 곤란한걸. 그래서 피했구나.



     리오 님은 참 성실한 분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리오 님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부러워.



     부인이 "이것은 남편이 준 반지인데ㅡㅡ"라며 수다를 떨었지만, 나는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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