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6 믿음직한 아군
    2023년 09월 10일 21시 48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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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리오 님을 향한 마음을 깨달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사랑을 끝내는 방법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할까?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시고 내가 평범한 귀족영애로 살던 시절, 친한 친구들은 사랑 이야기를 즐겨했다.



     누가 멋지다느니,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느니 하는 얘기.



     그래, 사랑에 대한 고민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되겠지!



     나는 유일한 가족이자 소중한 친구인 코니를 떠올렸다.



     하지만 발고아의 기사가 되고자 하는 코니에게, 리오 님은 섬기는 사람. 그런 리오 님을 내가 좋아하게 되었다고 상담한다면.......



    '셀레나 아가씨는 리오 님을 좋아하세요! 하지만 리오 님이 피하고 있다고요!? ...... 그 남자, 날려버린다!'



     내 머릿속의 코니가, 리오 님을 때려잡으러 갔다가 에디 님에게 붙잡힌다.



    "아, 이런, 안 되겠어."



     코니에게 걱정을 끼쳐서, 그 찬란한 미래를 방해할 수는 없다.



     내가 한숨을 쉬자, 메이드가 "셀레나 아가씨, 차 한 잔 하실래요?"라고 물었다.



    "마실게, 고마워."



     환하게 웃는 메이드는, 잘 생각해 보니 나와 비슷한 나이였다.



     나는 서둘러 그녀를 불러 세웠다.



    "저기, 잠깐 얘기 좀 들어줬으면 해. 괜찮으면 다른 메이드들도 불러서. 다 같이 차를 마시자."

    "네? 아, 네."



     당황하면서도 메이드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잠시 후, 나를 돌봐주던 메이드 네 사람이 방으로 찾아왔다.



    "셀레나 아가씨, 지금은 저희만 손이 비어있어서요 ......"



     타체 백작부인은 나에게 많은 메이드를 붙여주었다. 부인은 "그렇게 어린 메이드만 있으면 괜찮겠어?"하며 걱정하셨지만, 그녀들은 모두 성실하고 우수했다.



     그런 그녀들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메이드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권유했다.



     앉기를 주저하는 그녀들에게 "부탁해"라고 말하자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메이드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일하는 중에 미안해. 사실은 고민이 있어서 당신들과 상담하고 싶어서 ......"



     다시 한번 말하는 것은 정말 부끄럽다. 하지만 부끄러워할 때가 아니다.



     내 부상은 이미 다 나았을 것이다. 팔튼 백작가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때 조금 아팠지만, 그 이후로는 아프지 않다. 다음에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다면 아마 이 붕대를 뗄 것이다.



     나에겐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사실은 ......"



     메이드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나 ......"



     얼굴이 뜨겁다.



    "아마도, 리, 리오 님을 좋아하게 되어서 ......"



     내가 메이드들을 힐끗 쳐다보자, 그녀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엥?"

    "네?"



     어리둥절해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리오 님한테는 다른 좋아하는 여자가 있잖아요?"

    "에에엑!?"

    "그, 그랬어요!?"



     이번엔 목소리가 아주 컸다. 메이드 중 한 명이 이쪽으로 몸을 숙이고 있다.



    "아무도 몰랐어요?"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메이드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다.



    "저희들은 리오 님이 셀레나 아가씨를 좋아하시는 줄로만 알았어요."

    "마님께서 금지하기 전까지는, 열심히 이곳을 드나들며 아가씨를 열심히 보살펴 주셨고 ......"

    "셀레나 아가씨, 전에 공주님 안기로 안겼잖아요?"



     그러고 보니, 리오 님의 행동은 나를 좋아한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셀레나 아가씨의 착각 아닐까요?"



     그랬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요즘 리오 님이 피하고 있어. 당신들도 리오 님이 이곳에 오는 것을 요즘 못 보았잖아?"

    "그러고 보니 ......"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그중 한 메이드가 일어섰다.



    "아가씨, 이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경험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판단을 내릴 수 없어요. 그러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불러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떠난 메이드는 메이드장을 데리고 돌아왔다. 연세가 지긋한 메이드장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나를 예의 바르게 대해주었다.



     내가 지금까지 우리가 이야기한 내용을 메이드장에게 전하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셀레나 아가씨께서 생각하시는 리오 님의 연인은 없습니다."

    "하지만......"



     망설이는 나에게 메이드장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하인의 눈은 저택의 어느 곳에나 있습니다. 리오 님이 다른 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반드시 하인 중 누군가가 눈치채고 내 귀에 들어왔을 거예요."

    "그럼, 리오 님께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어?"



     그 질문에, 메이드장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리오 님께서 반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역시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한 것이지? 앞으로 만나게 될 여자를 위해 미리 준비해 둔다든지?"



     메이드장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 저로서는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셀레나 아가씨께서 리오 님을 생각하신다면, 그 반지를 누구에게 줄 것인지 직접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가? 리오 님한테?"



     그런 생각은 해 본 적도 없었다. 어떻게 리오 님에 대한 마음을 포기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리오 님이 나를 피하느라 만날 수도 없어."

    "그 이야기는 제 귀에도 들렸습니다."



     메이드장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으리께도 보고를 드렸습니다만 ......"



     그 말을 들은 타체 백작은, '리오 군이 원하는 대로 내버려 둬'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지시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저희도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메이드장은 메이드들을 돌아보았다.



    "당신들, 셀레나 아가씨를 위해 일할 의향은 있나요?"

    "있어요!"



    "그렇다면 모두 리오 님의 행방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모두 저에게 보고하는 거예요."

     "네!"하며, 젊은 하녀들은 활기차게 대답했다.



     오직 한 명,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메이드장에게 물었다.



    "무슨 짓을 하려고?"

    "저희끼리 리오 님을 도망칠 수 없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셀레나 님은 그곳에서 리오 님과 잘 이야기해 보세요."

    "그게 가능해?"



     메이드장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리오 님은 아주 뛰어난 분이지요. 신체적 능력도 뛰어나서 도망치면 따라잡을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리오 님은 저희만큼 이 저택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렇구나. 그런데 왜 나에게 그렇게 잘해 주시는 거야? 나는 당신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데 ......."



     그것이 궁금할 따름이다.



    "그거야 물론 여기 있는 사람들이 셀레나 아가씨를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셀레나 아가씨의 인품을 접하면, 모두가 좋아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만큼 매력적인 분입니다."



     메이드장의 뒤에서, 메이드들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예상치 못한 타인의 호의에 당황하는 나에게, 메이드장은 "셀레나 양은 이제 사랑받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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