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5 이제야 깨달았는데(1)
    2023년 09월 10일 20시 57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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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튼 백작가의 악행이 리오 님에게 발각되어, 순식간에 왕국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은식기에 반응하지 않는 독이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병사 처리되어 죽은 사람 중에 "독살된 사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도 타체 백작가는 평화 그 자체였다.



     나는 발코니에서 아름다운 타체 가문의 정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리오 님 덕분에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원수를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부터 리오 님이 나를 멀리하고 있다.



     처음엔 기분 탓인 줄로만 알았다.



     분명 리오 님은 팔튼 가문의 사건 처리 등으로 바빠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을 생각 못하는 리오 님은, 사건 이후의 일은 모두 타체 백작에게 맡겼다고 했다.



     그래서 리오 님은 바쁘지 않다. 그런데도 왜 만날 수 없는 걸까.



     지금까지 자주 얼굴을 보았던 것은 리오 님이 나를 만나러 와 주셨기 때문이다. 리오 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



     그럼, 내가 먼저 만나러 가면 돼.



     그렇게 생각한 나는 아침저녁의 훈련 중에 몇 번이나 찾아갔지만, 그곳에서도 리오 님을 만날 수 없었다.



    "리오 님은 어디로 가셨어요?"



     에디 님이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



    "아.......음, 오늘은 리오가 몸이 안 좋아서 ......."



     훈련에 참여하고 있던 코니가, 내가 온 방향과 반대쪽을 가리켰다.



    "리오 님은 세레나 아가씨가 오자마자 저쪽으로 전력 질주했어요."

    "으악! 어이 제자! 분위기 좀 읽어!"

    "네? 그게 다음 훈련인가요?"



     그 말을 듣고, 나는 드디어 리오 님이 나를 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하는 이유는 알고 있다.



     팔튼 백작가에서 돌아오는 마차 안에서, 리오 님은 '그럼 왜 저를 감싸려고 했어요!'라며 화를 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화를 내도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나 따위가 리오 님을 지키려고 뛰어나왔으니까. 발고아의 기사들을 이끄는 리오 님에게 그 행동이 얼마나 무례한 행동이 될지 생각을 못했다.



     분명 리오 님은 내 어리석음에 질려버렸겠지 .......



     리오 님께서 나를 피하게 되더라도, 타체 백작가의 사람들은 여전히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행복해야 하는데도, 내 마음은 계속 가라앉아 있다.



     그래서, 드디어 내 마음을 깨달았다.



    "나, 리오 님을 좋아했었구나 ......"



     언제부터 그런 마음이 싹텄을까? 어느새 리오 님의 존재가 내 마음속에 아주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사실을 리오 님이 피하게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다니, 너무 늦었다.



     나는 붕대를 감은 오른쪽 손목을 바라보았다.



     리오 님은 "당신의 부상이 나으면 꼭 들어주었으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건 역시 내 앞날에 대한 이야기겠지?"



     무슨 말씀을 하실지 상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때 리어 님의 표정은, 너무 진지해서 무서웠다.



     좋은 이야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



     나는 지금까지의 일이 떠올랐다.



     리오 님은 나를 보면 금방 얼굴이 붉어지거나 부끄러워하지만, 거기에는 깊은 뜻이 있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에디 님이 '결혼할 생각은 없으세요? '라고 묻자 '저를 아내로 삼을 사람은 없어요'라고 대답했을 때, 리오 님이 '그럴 리가 없어요'라고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날 마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이런 심한 말을 하는 여자는 싫겠죠 ......'라고 말했지만, 역시 리오 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어.



    "그래 ....... 왜냐면, 나는 리오 님의 신붓감 후보에도 들지 못했는걸......."



     일부러 왕도까지 와서 며느리를 찾는 것이니, 그 목적은 고위 귀족과의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귀족이지만 아버지, 계모, 마린은 감옥에 갇혀 있다. 지금은 우리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독살에 계모와 마린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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