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2 팔튼 백작의 죄 [팔튼 백작 시점](1)
    2023년 09월 10일 18시 55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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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과 발고아 영식과의 만남을 연출하기 위해 파티를 열었는데, 그 가증스러운 여자의 딸 셀레나가 내 앞에 나타났다.



     도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 발고아 영식을 완전 구워삶았다. 역시 그 여자의 딸답게 고위 귀족 남자에게 아첨하는 데는 능숙한 모양이다.



     이대로는 마린과 발고아 영식과의 결혼을 이룰 수 없다.



     그 여자는 죽어서도 내 행복을 방해하는군.



     우리 팔튼 백작가의 작위를 노리고 시집온 추악한 마음의 여자. 그 여자만 없었더라면 좋겠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발고아 영식과 셀레나를 떼어놓고 싶었지만, 준비한 만찬자리에서도 발고아 영식은 셀레나를 옆자리에 앉혔다.



     발고아 영식에게 아첨하는 셀레나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



     어떻게든 해야겠는데.......



     나는 집사를 불러 독을 셀레나의 와인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이 집사는 원래는 하찮은 하인이었지만, 아버지와 그 여자를 죽일 때 도와주었기에 지금의 지위까지 올려주었다.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집사는 내게서 독약을 넣어둔 작은 상자의 열쇠를 받자 "알겠습니다"라고 미소 지으며 사라졌다.



     그 독을 조금 마신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메스꺼움을 느끼며 컨디션이 나빠진다.



     컨디션이 나빠진 셀레나가 발고아 영식에게서 멀어지면, 평소처럼 별채에 가둬버리면 된다.



     발고아 영식의 와인에는 수면제를 넣었다. 이것을 마시고 잠든 것을 마린이 돌보게 할 계획이다. 발고아 영식의 실수로 미혼 남녀가 하룻밤을 같은 방에서 지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결혼까지 강제로 끌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셀레나에게 독약을 먹이려 한 것과 발고아 영감에게 수면제를 먹이려 한 것이 발각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고.



     내가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아는 자는 잡혀 있는 집사뿐이다.



     이 집사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워 죽여버리면 된다. 독약을 구하기 위해 뒷세계 사람들과 접촉했다. 그 연결고리는 지금도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니 돈만 내면 사람을 없앨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아무리 발고아 영식이라 해도, 집사 한 사람의 증언만으로 나를 처벌할 수 없다. 그러니 여기서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잡아떼기만 하면 된다.



     내 곁에서 사랑하는 아내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해독제를 먹이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내가 지금 아내에게 해독제를 쓰면, 내가 셀레나에게 독약을 먹이려 했다고 자백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여, 여보 ......"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도와줄 수 없어서 괴롭다.



     조금만 참아줘.



     그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발고아 영식이 "팔튼 백작. 해독제는 가지고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그런 건 없습니다! 독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그거 곤란하군. 사실 내 부하가 실수로 독약병의 내용물을 부인의 와인에 다 넣어버렸다고 하던데."



     그것은 거짓말이다. 독약병의 내용물을 모두 넣었다면, 메스꺼움 정도로는 안 된다. 나는 속지 않아.



     하지만 아내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여, 여보 ......! 빠, 빨리 해독제를! 죽고 싶지 않아!"

    "괜찮아, 참아!"

    "참아!? 참으라고요? 독을 먹었는데도!?"



     눈물을 흘리는 아내가 눈을 점점 치켜든다.



    "설마, 설마, 이번에는 ...... 나를?"



     아내는 내 다리에 매달렸다.



    "그렇죠!? 이번엔 저를 죽이려고? 윽! 하아, 하아...... 그, 그 여자를 죽였을 때처럼 이번엔 저를 죽이려고!"

    "닥쳐!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정신이 나간 아내를 뿌리치자,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어머니!"



     마린이 아내에게 다가갔다.



    "아, 아버지, 왜 ......?"



     그 눈에서는 나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왜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거지!?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너희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하는 일인데,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거야!



     아내는 "싫어, 죽고 싶지 않아!"라고 외치며 나를 가리켰다.



    "이 남자야! 셀레나에게 독약을 먹이려고 한 자는 이 남자! 빨리 붙잡아, 제발 내게 해독제를 줘!"

    "앗!?"



     사랑하는 아내의 배신이 믿기지 않는다.



     발고아의 기사에게 잡혀 있는 집사도 나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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