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어요, 셀레나 아가씨."
"...... 응?"
졸린 눈동자로 전신 거울을 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내가 거기 있었다.
피부는 하얗게 빛나고, 머리카락은 너무 부드러워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나야, 하지만 내가 아니야. 구태여 말하자면, 최대한으로 다듬어진 기적의 나다.
"대단해, 고마워."
메이드들은 기뻐서 작게 뛰기도 하고, 미소도 지으면서 기뻐하고 있다.
마사지와 손질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머리 손질과 드레스 착용을 시작한다.
타체 백작부인이 골라준 드레스는 내가 좋아하는 하늘색 드레스였다. 오렐리아 아가씨의 것이라 사이즈가 맞지 않았지만, 메이드장이 잘 조절해 주었다.
드레스는 몸에 딱 맞게 만들어졌지만 결코 천박해 보이지 않는다. 가슴 부분은 비치는 원단으로 만들어져 어른스러운 느낌이다. 소매가 없고 목에 고정하는 타입의 드레스여서, 오른쪽 손목을 다친 상태에서도 무리 없이 입을 수 있었다.
멋진 드레스에 어울리도록 하녀가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었다. 마무리로 장식한 머리 장식은, 마치 보석 꽃을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하루 종일, 하녀들은 나를 공주님으로 만들어 주었다.
"고마워. 마법을 부린 것 같아."
감사의 말을 그렇게 전하자, 메이드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갔다 오세요, 셀레나 아가씨"라며 배웅해 주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리오 님이 기다리고 있는 현관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정장을 입은 리오 님이 서 있었다. 지난번 야회 때 보았던 올 블랙이 아닌, 하얀색 의상을 입고 있었다.
스카프와 커프스 버튼 등으로 곳곳에 하늘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내가 입고 있는 드레스가 하늘색이라서 .......
방금 깨달았지만, 내가 착용한 액세서리는 보라색으로 통일되어 있었다. 보라색은 리오 님의 눈동자 색이다.
나와 리오 님이 나란히 서 있으면, 마치 사랑하는 두 사람이 상대를 생각하며 의상을 맞춤 제작한 것처럼 보인다.
"이건 ......"
타체 백작부인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준비해 주셨을까?
배웅하러 온 백작부인은 "셀레나 씨를 봤을 때의 팔튼 가문의 반응이 기대되네. 후후후"라며 즐거워했다.
타체 백작도 "왠지 두 사람은 잘 어울려~"라고 모르는 척 말했다.
그렇구나, 나와 리오 님을 친해 보이게 해서 마린에게 충격을 주려는 작전인가 보구나.
리오 님은 평소보다 더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리오 님의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들자, 리오 님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셀레나 양, 정말 아름다워요!"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칭찬하는 리오 님을 보니, 내 특훈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리오 님도 정말 멋지세요."
아첨이 아니라, 정장 차림의 리오 님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리오 님은 어색하게 내 왼손을 잡고서 손등에 입 맞추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는 마차까지 친절하게 에스코트를 해주었다.
"응, 완벽하네요."
마차에 올라탄 내가 리오 님에게 미소를 짓자 리오 님의 얼굴이 더욱 붉게 물들었다. 에스코트는 완벽해도 여성에 대한 거부감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리오 님, 오늘은 잘 부탁드려요. 제발 제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
내 말을 들은 리오 님은, 무언가를 떨쳐내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더니 "예"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반드시."
리오 님 곁에 있으면 이상하게도 안심이 된다. 어젯밤에는 그렇게 불안했는데.
팔튼 백작가로 향하는 마차 안은, 예상외로 평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