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 그것은, 갑작스런 일이었습니다(3)
    2023년 09월 06일 00시 15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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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족 출신의 하녀와 호위 기사는 마린에게만 붙어 있다.



     그것은 아버지가 마린만을 사랑한다는 증거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마린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언니, 지금까지 어느 곳에 계셨나요? 계속 찾고 있었어요."



     나에게 말을 걸고 있어야 할 마린의 눈빛은 리오 님을 향하고 있다.



     네네, 다친 나를 내버려 두고, 마린은 야회를 끝까지 즐기고 있었구나.



     내가 그토록 괴롭혔으니, 많은 사람들이 마린을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겠지.



     그리고 만족하여 마차를 타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우연히 발고아 영식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쫓아 달려왔다고 한다.



    "언니!"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 안기려는 마린의 얼굴을, 리오 님이 왼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너무도 예상치 못한 사건에 나는 숨을 죽였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그 마린이, 연기를 할 수도 없어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린을 지키는 것이 임무인 호위기사조차도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호위 기사가 들고 있던 커다란 짐이 쿵 하고 땅에 떨어진다.



    "세레나 양은 다쳤어! 안아주는 건 불가능해! 보면 알잖아!/"



     리오 님의 손 사이로 보이는 마린의 뺨이 움찔거린다.



     리오 님은 "정말 비상식적이야!"라며 화를 내지만, 갑자기 여자의 얼굴을 움켜쥐는 사람에게 상식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아.



    "세레나 양, 이것은 당신과 아는 사이인가요?"



     모두에게 사랑받는 귀여운 마린을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처음 봤다.



    "이, 이거 ...... 아, 네. 어머니는 다르지만 여동생이에요."

    "이게 당신의 여동생!? 내가 아는 여동생과 전혀 달라. 그리고 네 여동생치고는 연기를 너무 못 하는 거 아니야?"



     그런 문제였어!?



     리오 님은 마침내 마린의 얼굴에서 손을 떼었다. 휘청거리는 마린을 호위 기사가 부랴부랴 부축한다.



     얼굴을 붙잡혔던 마린에게 아픈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다치지 않도록 리오 님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당신의 여동생이라는 것은, 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뜻이겠죠? 부상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 당신을 돌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마린은 표정을 만드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화가 났는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마린을 걱정하는 듯한 표정을 짓던 호위 기사가 나를 노려본다.



     그 증오가 담긴 눈빛을 전혀 개의치 않고, 리오 님은 나를 호화로운 마차 안으로 안내했다.



     호위 기사가 마린을 모욕한 것에 대해 항의라도 할 줄 알았는데, 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작영애 마린도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야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 현장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리오 님에게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왕도 전역의 귀족들을 침묵시킬 수 있다니, 이것이 발고아의 힘구나.



     리오 님과 나를 태운 마차는 마린과 호위 기사를 남겨두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엉뚱한 행동을 하는 리오 님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아까 마린의 얼굴이 너무 재미있었다.



     다치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필사적으로 참아내고 있었는데, 참지 못하고 내 두 어깨가 들썩거렸다.



    "아, 아얏."



     웃으면 어깨가 아픈데도 웃음을 멈출 수가 없다.



     맞은편 좌석에 앉은 리오 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세레나 양, 괜찮으세요?"



     그런 말을 하지만, 이 사람은 마린의 얼굴을 움켜쥐기도 하는 사람이다.



     이제 안 돼, 참을 수 없어.



    "후, 후훗, 리오 님은 참 이상한 분이시네요."



     너무 많이 웃어서, 어깨뿐만 아니라 배까지 아파오기 시작했다.



     문득 리오 님을 보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뭐죠?"

    "아, 아니......"



     그렇게 얼굴을 돌린 리오 님의 귀는, 어째선지 빨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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